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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의 나아갈 길 친환경에 있다
  • 퓨쳐에코
  • 승인 2015.07.06 14:42
  • 호수 70

Cover Story
축산의 나아갈 길 친환경에 있다

   
 

지난 10년간 우리 농산업분야 중 축산업의 비중은 24%에서 35%로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의 축산은 사육밀도가 높고 오폐수에 의한 수질오염과 악취문제로 여전히 지역의 골칫거리로 여겨진다. 축산이 갖는 환경적 부담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축산업의 성장은 지속가능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역사회뿐 아니라 축산업계 내부에서도 청정축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시장 확대와 소비수준이 고급화되면서 안전하고 차별화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축산업의 현주소
그간 축산업은 육가공, 사료 등 연관 산업을 포함하면 생산액 약 56조원, 종사자수 약 36만 명에 이르는 주요 경제 산업이자 국민들의 영양공급원이었다. 하지만 양적 성장과정에서 축산업이 환경ㆍ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분뇨로 인한 것이다.
2012년 기준 발생한 가축분뇨는 4645만 톤. 이중 4124만톤(88.7%)은 퇴ㆍ액비로 자원화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고, 421만톤(9.1%)는 정화처리, 나머지 2.2%는 자연 증발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덜 부숙된 퇴ㆍ액비로 인한 문제가 여전하고, 정확한 통계에 근거해서 전문인력이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악취는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나 적정 관리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축산업의 또 다른 병폐로 이야기 되는 것은 공장식 축산 방식이다. 한국의 공장식 축산은 그 자체의 비윤리성과 더불어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공장식 대량 축산은 저렴한 단백질의 공급을 가능하게 했지만 가축의 스트레스 증가로 인한 이상육 발생은 물론, 가축의 저항력을 감소시켜 항생제 남용으로 이어지는 요인이 됐다. 이러한 부작용은 결국 인간에게 옮겨져 치명적인 해를 주게 될 것이다.
가축분야에서는 또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온실가스 배출원이 존재하는데, 목초지와 먹이를 위한 경지의 확대, 비료의 생산 및 사용에 따른 배출, 특히 반추동물의 소화로 인한 배출과 동물 폐기물로 인한 배출 등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은 세계 온실가스 총량의 18%로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14%보다 높다. 기후변화에 관한정부간 패널(IPCC)에서 공장형 축산을 벗어나는 것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 파급효과가 상당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 세계의 환경론자들도 대량 축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식량을 두고 개도국의 인구와 선진국의 가축이 경쟁하는 아이러니가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고, 축산에 사용되는 많은 양의 물이 인간이 이용 가능한 물의 부족을 양산한다고도 했다.
공장식 축산의 가장 큰 악재로 나타나는 것 중 또 하나는 바이러스의 감염이다. 우리나라는 축산농가들이 특정 지역에 조밀하게 집중되어 있어 질병이 발생하면 그 피해가 해당 농가에서 그치지 않고 인접 농가에게까지 확대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축들은 치료나 격리가 불가능하기에 집단 살처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책으로 이행되는데, 그만큼 가축들 사이에 한 번 전염병이 돌면 기하급수적으로 퍼지며, 아직까지 사람에게 옮겨진 사례는 없지만 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서다.

   
 

대안적 축산경영의 도입
쾌적한 환경에서 나고 자란 가축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이 인간의 건강에도 기여할 것은 자명하다. 실제 국제 농장동물보호단체인 CIWF에 의하면, 일반 축산물과 비교할 때 방사해서 키운 닭의 지방함량은 50%가 낮고, 계란의 비타민 E 함량은 100%, 베타카로틴은 280% 높게 나왔다. 오메가 3의 함량도 관행 축산물 대비 계란은 178, 돼지고기는 290, 닭고기는 56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연유로 EU,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공장식 축산을 동물학대로 규정하고 관련 지침을 세워 폐지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 또한 동물보호법 상의 동물복지농장 인증제도를 통해 공장식 축산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극히 일부분에만 도입되는 데 그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초, 우리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 4단계로 체계화 한 친환경인증(HACCP→ 무항생제→ 동물복지→ 유기) 축산물 공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2012년 0.7%에 불과한 친환경 축산물(유기ㆍ동물복지) 공급비중을 2017년까지 5%로 늘려 나가고,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율은 9%에서 17%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시범사업 중 하나로 정부는 산지생태 축산 사업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산지양계 모델개발을 위해 산림청과 농촌진흥청은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하고, 우선 충주(2ha)와 경기 화성(1ha) 2개소에 시범연구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 연구는 밤나무 재배지 내에서 이동이 용이한 계사를 활용해 적은 면적의 방사장에 닭을 5~10일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이동 방사하는 것인데, 이는 토양보전 및 닭 분뇨를 이용한 토양 개량에 효과적이어서 고품질 밤 생산도 가능케 한다. 또한 산지방사를 통해 생산된 친환경 축산물은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로 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고, 아울러 닭을 방사한 곳에는 밤나무 그늘에서 잘 자라는 산채를 심어 봄철에 산채 수확도 가능해 복합경영을 통한 농가소득 다각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진청에서는 또 올해 동물복지형 축사시설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ㆍ복합을 통해 친환경 축산의 기틀을 다진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2012년부터 돼지와 닭, 한우, 육우, 젖소의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기준안을 마련해왔다. 올해 11월께는 오리의 인증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인데, 적정 사육밀도 유지와 사육환경관리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또 동물복지에 대한 농가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축종별로 축산농장 인증 기준 해설서와 교육 동영상을 만들어 활용할 계획이다.
ICT 융ㆍ복합을 통해 축사시설의 본보기를 만드는 데도 박차를 가한다. 가축의 행동이나 발성 같은 생체 정보는 가축의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 따라서 이 정보를 분석해 자료화하고, 가축관리나 환경관리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방침이다. ICT를 활용해 내부 환경을 관찰하고 축사시설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 사육여건에 알맞은 동물복지형 시설을 현대화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축 관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축사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활용하는 것이다. 열환경 측정장치를 이용해 적정한 축사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젖을 뗀 새끼돼지의 육성율(낳을 새끼를 길러 낸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환기 방안을 제시하며, 젖을 먹이는 어미돼지를 위해 자동먹이통(급이기)을 개발, 보급할 예정이다. 영양소 섭취가 중요한 시기의 어미에게는 이 장치로 먹고 싶은 만큼 먹이를 자동으로 공급받아 먹을 수 있게 된다. 먹은 양은 기록돼 관리자가 영양 상태도 가늠할 수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최동윤 축산환경과장은 “최근 동물복지와 ICT 융ㆍ복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머지않은 미래의 축산에서도 필수로 고려해야만 하는 항목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친환경 축산은 축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키울 뿐 아니라, 축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안전적 먹거리로 거듭나야
부의 증가에 따라 축산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이제 옛 말이 되었다. 환경과 건강을 고려해 고소득계층의 식단에서는 이미 축산품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추세가 축산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자신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로 인한 소비변화인 만큼 앞으로는 축산의 환경적 측면은 더욱 중요한 소비요인이 될 것이다. 이제 축산이 반환경적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속가능한 축산으로의 변화에 성큼 다가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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