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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15년 청정전력계획 의의와 전망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32% 감축 추진
  • 퓨쳐에코
  • 승인 2015.08.24 09:44
  • 호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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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3일 버락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청정전력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백악관

지난 8월 3일 미국 버락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내 발전소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청정전력계획(CleanPower Plan)’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미래와 미래 세대에게 기후변화보다 더 큰 위협은 없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미국이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청정전력계획을 일컬어 “범세계적 기후변화 투쟁에 맞서 미국이 취한 가장 중요한 단일 조치”라고 자평했다. 실제 지난해 발표한 계획과 비교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30%에서 32%까지 확대 감축하기로 하는 등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기후변화 방지 대책이 이번 청정전력계획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발표로 미국 국내는 물론, AFP 등 세계 주요 외신도 관심 있게 조명하며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 등이 하반기 글로벌 주요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시 상황으로 감축안 발표를 미루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 개도국 등 온실가스를 두고 이해당사국들의 발 빠른 정책 입안과 조율 등이 연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015 오바마 정부 기후변화 방지 대책인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의 시사점과 전망을 살펴본다.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 감축 목표 ‘상향 조정

   
 

청정전력계획 최종안의 핵심은 2030년까지 미국 전역 50개 주가 석탄, 천연가스 등의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 가스를 줄이고 청정에너지 및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공급을 늘려 나가는 것이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감소 목표치는 32%로, 당초 계획안 30% 대비 2% 상승,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 목표치는 당초 계획안 22%에서 28%로 상승하게 된다. 미국이 유례 없이 전년에 발표한 계획을 확대 추진하게 된 계기는 유엔이 2015년 현재 온실가스 배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EU 등 약 40개국에 대해 ‘포스트-2020 기후변화 목표’를 제시했으며, 미국에도 감축 목표량을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 감축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탄소 배출 규제에 대한 양국 공조를 다짐받는 등 미국 이외 다른 국가들에게도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리더십을 펼쳐 왔기 때문에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에 큰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9월 방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기후변화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인데, 사전 작업으로 자국의 계획을 알리고, 대외적으로 탄소 배출과 관련해서도 국제적 입지를 탄탄히 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 오랫동안 소원했던 쿠바와의 관계를 풀고, 국민 의료보험 개혁을 다룬 오바마케어를 도입했으며, 국제적 관심사였던 이란 핵협상을 타결한 그가 임기 말 또 다른 업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력발전소 사양길로 접어들 것

청정전력계획에 따라 미국의 모든 주는 에너지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 감축계획을 2018년 9월 6일까지 환경보호청(EPA)에 제출해야 한다. EPA는 시행시기를 초안의 2020년에서 각 주 정부,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2022년으로 늘렸고, 2030년까지 청정전력계획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PA는 2020~2029년까지 각 주에서 준수해야 하는 탄소 배출감소량 중간 목표치(Interim Goal)와 2030년부터 준수해야 하는 최종 탄소 배출량 목표치(Final Goal)를 제시했다.
목표치는 주마다 현실적인 입장을 고려해 재생에너지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는 애리조나 주의 경우 50% 이상 감축을 목표로 하고, 석탄 화력발전에 많이 의존하는 주인 웨스트버지니아(의존율 95%), 켄터키(93%), 와이오밍(88%) 등의 주는 21% 이하로 목표치를 설정할 수 있도록 안배했다. 제도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탄소배출권거래제도를 도입해 한도를 채운 주와 남긴 주가 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 이번 계획 발표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화력발전이다.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서는 화력발전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가야만 하는데, 반발이 만만치 않다. 사진은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화력발전소

백악관은 이번 계획에 따른 추가 비용이 84억 달러로 예상되나, 탄소배출량 감소가 경제 및 시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비용의 최대 7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PA 역시 계획안이 실현될 경우 향후 2030년까지 미국이 누릴 경제적 혜택은 340~540억 달러 사이가 될 것으로 분석했는데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은 300%, 태양열발전은 2000%로 각각 증가하게 돼 여기서 수만 개의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관련해 시장조사 기관인 IBIS월드에 따르면, 미국 풍력에너지 시장규모는 2014년 기준 80억 달러로, 소비가 급증해 2020년에는 4조 2000억㎾h까지 사용될 전망이며, 태양열에너지 시장규모는 2014년 7억 8900만 달러에서, 2020년에는 4조 2000억㎾h에 달하는 가파른 소비를 보일 전망이다.

공화당, 광산(鑛山)업계 불복종 움직임

계획시행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호황을 맞는다면 탄소배출의 주범이자 현재 미국 내 발전량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1400개의 석탄연료 화력발전소는 도태의 길로 접어 들 것으로 보인다. 석탄 산업계도 직격탄을 맞게 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벌써 조짐은 시작됐다. 미국 2위 석탄회사인 알파내츄럴리소시스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 발표가 있던 지난 7월 3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알파내츄럴리소시스사는 현재 50여 개의 광산과 8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인수 합병으로 재정난이 가중된 요인도 있지만 2011년부터 사업재편, 강력한 구조조정이 있었음에도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한 것은 오바마 정부의 정책으로 석탄 산업에 대한 암울한 미래가 엄습할 것이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과 석탄산업계는 곧바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상원과 하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 중 상당수는 석탄의존도가 높은 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켄터키 주 출신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이미 3월 50개 주 주지사들에게 서한을 보내 불복종의 당위성을 설파했고, 최소 6개 주에서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일단의 성과도 있었다.
웨스트버지니아 주 정부 관계자도 “이 같은 규제는 주 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궁극적으로 일자리를 줄이면서 전력요금을 올리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미국 석탄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며 많은 전력회사를 재정난으로 내몰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인 젭 부시 역시 “기후변화 문제는 주의 권한을 빼앗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내년 11월 대선의 향방에 따라 계획 자체가 존폐의 위기에 서게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 공화당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의회를 동원해 이번 계획을 무력화 시키려 하는 등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토사구팽 ‘셰일가스’는 어떡하나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휘청이던 미국 경제를 일으킨 요인 중 하나는 셰일오일과 셰일가스(퇴적암 지층인 셰일층에 매장되어 있는 원유와 천연가스)이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셰일가스를 미국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대대적인 지원책을 펴나갔을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컸다. ‘셰일혁명’을 통해 2020년까지 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히며 재선에 성공한 이가 오바마 대통령이다. 당초 초안에는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한다는 방침이 포함되면서 셰일가스 붐이 더욱 크게 일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번 발표된 최종안에는 천연가스 발전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빠지고, 풍력 · 태양광 · 수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한다는 내용만 포함되었다. 어려운 시절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 해주고, 견인차 역할을 했던 셰일가스 및 오일 분야는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셈이다.

   
 

우리나라를 포함 원유 수입 국가들도 셰일가스가 에너지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던 게 불과 몇 년 전이니 미국사회에서의 충격은 짐작이 가능하다.
물론, 셰일가스 산업은 석탄산업의 몰락과 경우가 같을 수는 없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이기도 한 미국은 지난해 소비한 에너지의 90%를 자체 생산했는데 셰일오일과 가스 지분이 상당하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세계 패권국가로 자리할 수 있는 데는 수십 년 간 국제 원유 가격을 좌지우지해온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셰일을 통해 압박하며 유가하락을 배후에서 조종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유수출국인 이란과 러시아 등이 운신의 폭이 좁아들었다. 정치적으로 중요한 카드인 셈이다.
현재 미국의 전력 발전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이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가 석탄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적으나 온난화의 주범인 메탄 생산은 많기 때문에 향후 전력발전에 있어 천연가스 역시 규모가 줄어들게 되고,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지에서는 이번 발표로 전력업체들이 천연가스 개발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사업 투자를 확대하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적 관심사 ‘온실가스 감축’

야권과 업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바마의 추진력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다. 청정전력계획 발표 다음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온실가스 감축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계획은 미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한 다른 나라의 리더가 됨으로써 세계를 바꿀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미국 내에서 개인적인 치적 쌓기라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은 세계적으로 의미가 있다. 그간 감축 발표를 차일피일 미뤘던 국가들도 더 이상 늦출 수 없게 됐고, 이미 감축을 공론화했던 나라들도 미국의 발표 후 감축 규모에 대해 상향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기문 총장이 크게 환영의 뜻을 피력한 데는 그런 연쇄효과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 지난 8월 4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환담을 가진 뒤 오바마의 생일을 기념해 ‘환경과 평화를 바란다’라는 의미로 상선약수가 적힌 휘호를 선물했다. ⓒ 백악관

이제 세계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들의 감축안이 거의 윤곽을 드러냈다. 먼저 최대 배출국인 중국은 작년 연말 미 · 중 정상회담 이후 태도를 바꿔 오바마의 광폭행보에 힘을 보탰다. 지난 6월에 발표한 중국의 감축안은 2030년까지 국내 총생산(GDP)과 연동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0~65%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장 많지만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사실상 교토의정서 체제에서 감축 의무가 없었기 때문에 감축규모와 참여의사에 유엔을 비롯한 세계가 놀라움과 함께 반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EU 역시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7%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이미 천명한 터라 미국의 가세로 12월에 있을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노력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업체, 미국 시장 진출 기회 오나

이번 정책 발표로 석탄 화력발전에 의존도가 높은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등의 주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제도의 연착륙이 이뤄진다면 반대로 이 지역들은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 발전산업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미국은 각 주별로 기후변화 대응 방법과 시기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현지 실정 파악이 우선되어야 하고, 전체적으로 친환경 관련 산업에서부터 발전설비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친환경 상품, 기자재, 설비분야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OTRA 달라스 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미 중남부 CPS Energy(시 소유의 공익회사로서 천연가스와 전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계자가 “한국 에너지 관련 기술 및 제품의 기술수준이 뛰어나 청정발전계획에 따라 더 많은 한국 기업의 진출이 기대된다”며 “재생에너지 또한 에너지 효율 최적화에 필요한 스마트그리드 및 발전소 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등의 혁신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볼 때 고효율로 대표되는 국내 관련 기술제품과 재생에너지 설비, 스마트그리드 운용 경험 등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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