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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그리드로 동북아 도시 간 에너지 협력제4회 서울에너지포럼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6.07.22 09:58
  • 호수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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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9일 서울시 서소문청사 1동 13층 대회의실에서 ‘동북아 도시 에너지 협력의 가능성과 사례’라는 주제로 제4회 서울에너지포럼이 개최됐다.

서울, 도쿄, 베이징, 상하이, 타이완 등 동북아에 위치한 도시들은 세계적으로 봐도 엄청난 규모의 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들은 발전된 산업이 정점에 올라있는 도시들이고 이 때문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다. 서울의 인구가 1000만 명 이상이고, 도쿄가 1300만 명, 베이징이 2100만 명, 상하이가 24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모두 높은 인구밀집도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이런 거대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다. 필연적으로 시민들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전기 등 에너지가 필요하고, 요구하는 에너지양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은 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수입하고 있어 에너지 자립도가 낮고, 수급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선진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전과 화력발전의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와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회는 이런 동북아 도시의 에너지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보고 각 도시 간 에너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동북아 도시 잇는 거대 전력망‘슈퍼그리드’

지난 6월 29일 서울시 서소문청사 1동 13층 대회의실에서 ‘동북아 도시 에너지 협력의 가능성과 사례’라는 주제로 제4회 서울에너지포럼이 개최됐다. 유재룡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환영사를 통해 “심각한 수준에 이른 미세먼지만큼 에너지 문제는 동북아 도시들의 큰 과제다.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동북아 도시들의 에너지 협력 문제에 대한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단연 주목받은 것은 동북아 국가 간 대규모 송전선로를 연결하는 ‘슈퍼그리드(Supergrid)’였다. 슈퍼그리드는 국내에서는 한전이 주도하고 있고, 송진수 교수 등이 주도하고 있는 동북아 슈퍼그리드가 있으며, 해외에서는 지난 2012년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아시아슈퍼그리드를 언급하면서 화제가 되었다. 지난해 중국 역시 전 세계로 범위를 확장한 ‘글로벌에너지인터넷’이란 이름으로 세계 전력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남상민 UN ESCAP 동북아사무소 부대표는 “동북아 도시 간 에너지 협력은 에너지 및 온실가스 집약도를 동시에 낮추고, 에너지 전환과 네가와트 파트너십(Negawatt Partnership: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절약으로 얻을 수 있는 잉여에너지를 활용해 재사용·재판매하는 것)을 통한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현재 동북아 다자간 에너지 협력은 대단히 미진한 상태로 슈퍼그리드 등 전력망 연계가 발전해 도시 간 에너지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 태양전지 분야의 권위자이자 국내 신재생에너지 연구의 ‘대부’로 불리는 송진수 신라대 특임교수는 “한국, 몽골, 중국의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는 슈퍼그리드 사업은 1단계 사업이 종료됐고, 실증단지를 구성하기 위한 2단계 사업에 들어간 상태다.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GW급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이 이뤄지고 협약을 맺은 한국, 몽골, 중국을 비롯해 일본과 북한 등도 참여가 이뤄지면 아시아 국가와 도시 간 에너지 협력이 가능하다”고 소개하며 “에너지 협력을 통해 고립된 북한을 제도권으로 끌어낼 수 있고, 비군사, 비정치적으로 남북한 에너지 격차도 통일 전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동일 한국전력연구원 연구위원도 슈퍼그리드의 필요성과 함께 남북한 전력협력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일 위원은 “유럽은 해저 1000m인 곳에도 전력망을 실현했다. 서해는 100m에 지나지 않고, 동북아 국가들은 피크타임이 달라 대규모 정전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가치가 있다. 경제계의 스와핑처럼 부족하거나 필요할 때 서로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통일된 독일을 모델로 삼아 평양 등 북한 도시에 전력을 지원한다면 통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도 베를린을 벤치마킹 해 미래 발전 방향을 수립하는 데 활용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너지는 안보, 정치적 불확실성 너무 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안병옥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장은 “어떤 경제학자가 ‘국가 간 협력시대는 끝났다. 도시간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대’라는 소견을 밝혔던 것이 기억난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는 원대한 사업이고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많고,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있을 수 있다.
장거리 송전망 역시 토론거리가 많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원전을 줄여나가기 위한 도시 간 에너지 협력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한편, 슈퍼그리드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연구소장은 “에너지 협력은 상호 이익과 정치적 리스크가 없어야 된다. 그리드를 도입한 유럽의 경우 노르웨이의 수력, 덴마크의 풍력, 프랑스의 원자력이 상호 보완하며 이뤄진 사례다. 현재 동북아는 이념과 체제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 러시아와 몽골 등 일부에 한해 협력이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전력 공급 역시 정치적 고려사항이 많다보니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에너지 안보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오히려 가스 파이프라인 사업이 좀 더 생산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도 “송전을 하려는 HVDC(직류고압송전)는 국내 사례를 볼 때 기존 교류 송전망의 8~10배에 이르는 비용, 교류계통과의 부정합성 등 공학적 문제, 밀양 송전탑 이슈를 계기로 직류송전구간에 대한 불신 등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에너지 협력문제가 슈퍼그리드에만 매몰돼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나눔과평화 김태호 사무총장 역시 “현재 전력은
국내 수요를 충분히 수용할 만큼 생산되고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고비사막에 발전소가 들어서면 발전설비에 쌓이는 분진 등 당장 운용에 애로사항이 발생할 것이다. 슈퍼그리드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권민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에너지정책은 공공성을 확보한 선량한 망관리가 전제돼야 하고, 환경문제를 에너지 도입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묻어둬서도 안 된다. 도시 간 에너지 협력도 이를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올 하반기 서울에너지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앞으로 도시 간 에너지 협력을 비롯, 효율적인 에너지 정책 실행,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는 중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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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희 기자  daenam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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