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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의 신참내기 국가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8.03.28 15:13
  • 호수 103

최근 유엔에 국가로의 인정을 요구하는 이색적인 청원서가 들어왔다. 바로 바다 위에 방대하게 구성되고 있는 플라스틱 섬을 영토로 한 국가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물론 국가로 인정될지는 알 수 없는 캠페인의 일환이지만 혹여나 정말로 쓰레기로 만들어진 새로운 나라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바다를 뒤덮은 플라스틱섬을 없애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흘러흘러 태평양에서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은 지금도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사실이다. 인류의 수치라고 할 수 있는 이 같은 섬의 존재를 없애기 위해 지금도 각 국가들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현재 제일 거대한 군락은 프랑스 본토와도 맞먹을 만큼의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 이 플라스틱 섬에 대한 제거 사업을 위해 EU에는 ‘플라스틱 오션’이라는 재단이 설립됐는데, 이 재단은 뉴스 및 엔터테인먼트 출판물인 ‘라드바이블’과 EU의 유명 홍보 사업가들과 함께 이색적인 프로젝트를 만들기로 한다. 바로 이 플라스틱 섬의 하나를 영토로 한 ‘쓰레기 섬’이라는 이름의 국가를 세우는 것이다. UN에 적법한 서류절차를 통해 승인신청을 하고 이를 언론을 통해 보도하는 것으로도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모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국제협약인 몬테비데오 1조 협약에 의하면 영토를 알 수 있고, 정부와 해외 다른 국가와 상호 협약을 할 수 있는 영구적인 국민의 존재가 의무화 돼 있다. 이런 황당한 기획은 과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을까?

 

환경운동가들을 중심으로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 끌어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캠페인을 추진하는 광고 전문가 ‘마이클 헉스’와 ‘달라탄도 알미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했고 디자이너 ‘마리오 커크스트라’는 깃발, 여권, 통화 및 우표를 만드는 것을 도왔다. 여권의 경우, 국가의 상징으로 플라스틱 끈에 묶여 기형이 된 거북이와 물개, 플라스틱을 먹다가 결국 뱃속이 플라스틱으로 차 죽은 갈매기가 실려 있고, 화 폐의 단위는 먼지를 뜻하는 Debris로 100/50/20 데브리가 나와 있다.

물론 실제로 발행은 된 적은 없다. 이런 노력에 환경보호에 활발한 활동을 하던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시민권을 신청했고, 그를 따라 전 세계에서 10만명이 넘는 시민권 신청자가 몰렸다.

이 같은 캠페인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국가로 승인될 경우, 이는 질서를 문란하게 할 뿐인 행동이며 일종의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플라스틱 오션 재단과 함께 협업을 하고 있는 ‘라드바이블’의 관계자는 외신을 통해 “만약 당신이 이 같은 행동을 코미디라고 한다면, 현재 바다 위에 방치돼 있는 쓰레기의 규모가 프랑스의 국토와 맞먹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그 말 그대로다. 작은 쓰레기들이 하나둘 모여 이제는 하나의 국가 크기가 돼버린 플라스틱 섬, 아니 대륙의 존재는 인류에게 있어 블랙코미디가 됐다.

국가의 힘이 땅 위에 비해 미치기 힘든 바다 위라고는 하지만 하나의 국가에서 하나의 대륙으로 커지고 다시 하나의 위성이 될지도 모른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아마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쓰레기가 프랑스만큼 커진다고 했어도 마찬가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치부했을 것이다.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인류의 부산물이 이렇게 자연을 망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빨리 국가들 간에 협조가 돼서 새로 만들어진 이 국토가 다시 인류에게 수거되길 기원해 본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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