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5.21 월 13:09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이슈/진단 기획/이슈/진단
한 국가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환경재난인도네시아 해저 송유관 파열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8.04.30 15:56
  • 호수 104

최근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의 부르네오 섬 인근 해역이 국가 비상사태 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3월 31일 해저 송유관이 파열되면서 원유가 유출됐고, 원유에 불이 붙는 대형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300여명이 유독가스를 마셔 호흡장애, 구토 등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이번 사고로 인해 심각한 환경오염이 예상돼 세계적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무지와 불통이 키운 최악의 원유 유출사고

지난 3월 31일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 칼리만탄 주의 주도인 발릭파판 앞바다에서 인도네시아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의 해저 송유관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당국은 해저 파이프가 발릭파판 항을 드나드는 화물선의 닻에 걸려 파손됐을 것으로 가능성을 두고 정확한 조사를 펼치고 있다.

갑작스레 파열된 송유관에서는 대량의 원유가 뿜어져 나왔다. 인도네시아 국가항공우주연구소(LAPAN)는 위성영상분석 결과 지난 4월 3일 기준으로 사고지점 주변 해역 12만 987헥타르(약 130㎢)가 오염됐다고 밝혔다. 수백개의 항구가 오염됐으며, 주민들이 어지러움과 매스꺼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주변 해양 생태계의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사고 지역 인근 해변에는 폐사한 갑각류와 어류들이 떼를 이루고 있다. 이들 중에선 멸종위기종인 이라와디 돌고래 등 희귀 어류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인도네시아환경포럼(WALHI)은 이번 사고를 두고 ‘지난 1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환경재해 중 최악의 참사’라고 표현했을 정도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주민들의 무지와 사고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기업의 사고 대응이 피해를 더 크게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는 유출된 원유에 불이 붙으면서 대형화재로 이어졌다. 이 불길은 인근의 석탄운반선과 어선에 옮겨 붙었고,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1300여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해 호흡장애 및 구토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 화재를 두고 환경단체들은 일부 주민들이 바다에 흘러나오는 기름을 태워서 없애기 위해 불을 붙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화재 때문에 파손된 송유관의 수리는 엄두도 내지 못해 원유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영 석유기업 페르타미나는 사고 초기 유출된 기름이 원유가 아니라 선박용 디젤유라며 관련성을 부인했으나, 피해 규모가 커져 대응이 힘든 상황이 되고서야 자사의 해저 원유 파이프가 파열된 사실을 시인하는 태도를 보였다. 최근 들어 가장 최악의 참사를 겪게 된 인도네시아는 잘못된 대처로 인해 더 큰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12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대전 유성구 구즉동에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 관리 기름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된 것이다. 저장탱크 배수관이 파손돼 6만 8000ℓ의 기름이 흘러나왔고, 이 가운데 일부가 인근 하천으로까지 유입돼 긴급 방재작업이 이뤄졌다.

이런 과정에서 송유관공사 역시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과오를 저질렀다. 직원들은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했고, 관할 구청에 늑장 신고하는 등 초동대처가 미흡해 논란을 빚었다. 다음날 대한송유관공사는 “지역 주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내외부 전문인력을 투입해 최대한 신속하게 토양 정화작업을 진행하겠다”고 사과문을 밝혔으나 씁쓸함은 지울 수 없다.

 

피해 규모와 범위, 심각한 수준

인도네시아 정부와 발릭파판 시 당국은 사고 수습에 치중하고 있다. 먼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더 이상 인명피해가 없도록 마스크를 배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항만과 항구에서 금연을 필수화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항만당국은 위해 페르타미나사와 셰브런 인도네시아 지사와 협력해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항만당국 관계자는 “지난 4월 3일부터 해양 기름 오염 확산 방지용 장치인 오일붐(oil boom) 5개를 현장에 설치해 석유 1만 4600배럴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시띠 누르바야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 공무원들이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으며,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며, 해양수산부는 이번 사고가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여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 사태의 피해를 완화하기에 너무 늦었다”며 “너무 늦은 대처와 지원장비 부족으로 제거 작업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린 상황”이라고 현 사태를 꼬집었다.

또한 그린피스는 “당국이 사고의 원인과 피해규모를 조사하고 있다지만 무엇하나 밝혀진 바 없다”며 “사고 당시 은폐 의혹도 있었고, 아직까지 사고의 책임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공연한 의심을 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린피스의 발표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의 방제작업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확실한 오염범위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기술적 한계로 인해 주민들은 물론 주변 환경도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하루 빨리 방제작업이 이뤄지길 바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현되지 않길 바란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임호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