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8.21 화 09:56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이슈/진단 기획/이슈/진단
필리핀 보라카이 폐쇄 결정, 환경오염으로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하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8.04.30 15:57
  • 호수 104
심각한 오염으로 전면 폐쇄가 결정된 필리핀 보라카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휴양지인 필리핀의 보라카이가 폐쇄됐다. 지난 4월 4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환경자원부, 관광부, 내무부 등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주재하고 4월 26일부터 보라카이섬을 6개월간 전면 폐쇄한다고 밝혔다.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지상낙원이라고 불리는 보라카이가 폐쇄된 이유는 무엇일까?

 

낙원, 오염으로 시름하다

필리핀 중부 아클란 주에 있는 보라카이섬은 연간 2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대표 휴양지다. 연중 내내 온난한 기온과 아름다운 해변을 가진 보라카이는 ‘마지막 남은 낙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불려왔다.

이런 보라카이섬은 최근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수백만명의 관광객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으며, 쓰레기 문제, 환경오염, 그리고 열악한 하수시설로 인한 수질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관광업소에서 정화되지 않은 오염수를 그대로 바다에 배출해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지난 2월 필리핀 대통령 두테르테는 보라카이섬을 두고 ‘시궁창’이라며 비상사태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완다 테오 필리핀 관광부 장관은 역시 “보라카이에서 하루평균 90~115톤의 쓰레기가 배출되고 이중 30톤이 인근 섬에 있는 매립지로 운송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라카이 섬의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결국 필리핀 정부는 지난 4월 4일 보라카이섬을 6개월간 전면 폐쇄하고 환경정화에 나선다고 밝표했다. 필리핀 정부는 환경자원부, 관광부, 내무부 등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통해 이를 결정했으며, 지역주민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보라카이 섬을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신속한 환경정화를 위해 전면 폐쇄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의 이런 방침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보라카이로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다. 다행히 대부분의 국내 여행사들은 미리 얘기가 나왔던 만큼 이미 예약한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을 진행하고 있으며, 몇몇 여행사들은 사전에 대체 휴양지로 유도를 한 덕분에 피해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여행자보다 필리핀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약 500여개의 관광업체와 7000명이 넘는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생겼으며, 보라카이 주민들 역시 생존권을 잃을 수 있는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정부는 환경정화작업을 위해 섬을 폐쇄하고 심각한 오염을 겪고 있는 보라카이를 이전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해변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제주도 용담2동 주민들(제주특별자치도청)

필리핀이 시작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관광지의 오염사태가 보라카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세계의 많은 여행지가 보라카이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보라카이가 폐쇄되면서 대체여행지로 떠오른 동남아는 특히 심각한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 여행지인 발리는 쓰레기와의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약 700명의 청소부를 동원해 200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태국은 관광객들이 담배를 피우고 버리는 담배꽁초로 시름하고 있다. 태국 정부가 대표 여행지인 푸껫의 빠통해변 일대를 조사한 결과 연간 10만개의 담배꽁초가 해변에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푸켓 빠똥 비치, 끄라비 프라애 해변 등 유명 해변 20곳에서 흡연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휴양지인 피피섬의 마야 베이 해변을 오는 6월 1일부터 9월 30일 4개월간 관광객에게 개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라고 안전하지는 않다. 우리나라의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 역시 매년 늘어가는 관광객만큼이나 환경오염 사례가 늘고 있다. 제주도 해안에서도 연간 1만 5000톤의 해양쓰레기들이 수거되고 있으며, 2만톤의 해양쓰레기가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보라카이처럼 일부 비양심적인 업소에서 오염물질을 그대로 방류해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올해 1분기 지방자치단체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단속 결과 제주도는 18.4%를 기록해 적발률이 가장 높은 지자체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보라카이는 필리핀에 연간 12억 달러(1조 3000억원)의 관광수입을 안겨주는 자원이다. 섬의 폐쇄로 필리핀은 엄청난 적자를 떠안게 됐다. 이는 필리핀 정부도 알고 있는 상황이다. 테오 장관은 전면 폐쇄 결정으로 인해 약 70억 페소(한화 1430억여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피해를 감수하고도 보라카이 섬을 폐쇄한 것은 필리핀 정부가 이 사태를 매우 엄중히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순간적인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을 놓치면 해결할 수 없고, 지금의 손해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관광객들과 일부 관광업소의 비양심적인 행동이 관광지 폐쇄를 넘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임호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