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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생물의 멸종, 종의 사막화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8.04.30 16:34
  • 호수 104

인간은 지구상의 생물들을 멸종시키거나 멸종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그 속도는 이제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할 정도로 빨라졌다. 한 생물의 멸종은 지구에서 그 종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시 말해 다양한 생물들이 서로 연관돼 살아가는 지구에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남기는 것이며, 우리의 삶 또한 빈곤하게 만드는 일이다.

 

회복 불가능한 상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생명체가 지구상에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로 지구에 존재한 모든 종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환경을 변화시켜왔고, 그 중 우리 인간들은 다른 어떤 종보다도 더 많은 환경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인류는 음식, 물, 목재, 에너지를 제공받기 위해 자연 생태계에 유례가 없었던 충격을 줬다. 그 충격의 결과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자연의 힘을 약화시켰다. 예로 세계 많은 습지가 농경지로의 이용으로 인해 말라버렸고 그로 인해 물의 오염을 정화시키는 능력을 상실했다.

유사하게 아마존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목재와 경작지를 제공하기 위해 이뤄진 대규모 산림 개간은 아주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지역 주민들은 그들이 의존했던 산림 물품과 서비스가 없어짐으로써 큰 타격을 입었는데, 비가 많이 내릴 때 그 빗물을 저장했다가 후에 천천히 흘려주는 나무들이 없어졌기 때문에 강 하류 주민들은 홍수의 피해를 입게 됐다. 이러한 지역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도 발생한다. 적어진 나무의 수는 더 많은 이산화탄소 양을 야기했고 지구 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됐다.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이는 다시 생물다양성을 위협한다.

우리가 자연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가 자연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인지 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연이 파괴됐을 때 그것을 복구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만약 특정 식물이나 동물이 지구에서 멸종돼버린다면 그것은 그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기에 지구의 위대한 자정능력으로도 회복이 불가능하다.

 

다양성의 상실 

지구의 생물종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지금까지 발견된 생물의 종류는 약 175만 종. 학자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물들을 포함해 지구에 약 1400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무수히 많은 종으로 이뤄진 생물종의 다양성이 지금 축소돼가고 있다.

다양성은 생명의 진화와 존속을 위해 중요한 기본이 된다. 동식물의 전체를 나타내는 다양성은 그들의 빈틈없는 연결망으로 자연을 구성하고 지구에 사는 인간의 삶을 유지시키고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생물다양성을 나타내는 대부분의 지표는 감소 추세에 있고, 생물다양성에 압박을 가하는 지표들은 상승 추세에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물다양성 정책이 성공적임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의 손실이 줄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감소라는 여러 평가는 우리에게 불안감을 준다. 생물다양성 손실의 직접적인 원인에는 서식지의 손실과 상태 악화, 기후변화, 공해, 무분별한 개발, 외래종의 확산이 포함된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예측은 생물종과 서식지의 분포와 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쳐 더 많은 생물의 멸종을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물종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동식물들의 멸종속도가 기후변화를 포함한 인간의 활동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1000배까지 빨라질 수 있다고 추산하기도 한다.

 

생물다양성에 가치를 매긴다면?

그렇다고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서 경제를 개발하지 않을 순 없다. 개발과 보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노력은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생물다양성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보는 시도가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후원하는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경제학(TEEB)’ 연구에 따르면, 산림전용에 의한 생물다양성의 손실 비용은 약 4.5조 달러(약 5200조원)에 이른다. 이는 세계 인구 1인당 650달러(약 75만원)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물론 이 비용은 과잉 개발, 집약식 농업의 확장, 기후변화의 영향에 따른 총 손실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이다.

생물다양성의 상실은 연관 산업뿐만 아니라 생물종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산림만 하더라도 12억 명에 달하는 세계 빈곤층의 90%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생계에 기여하고 있다. 6300만 헥타르에 달하는 세계 습지가 매년 제공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는 34억 달러(약 4조원)로 추산된다. 의약품 거래시장 규모 6400억 달러(약 760조원)의 절반은 생물유전자원이 제공하고 있으며, 해양생물에서 얻는 항암제만도 매년 10억 달러(1조 2000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이 생태계의 가치를 계산하려는 시도는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금전적으로만 평가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실 음식, 물, 목재, 약, 기후 조절, 휴양, 아름다움 등과 같이 생태계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것들을 물질적인 가치로 환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생물다양성 손실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 경종을 울리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생물이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는 것은 생태계 전체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삶을 더 빈곤하게 한다. 사막은 황량한 대지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생물종이 서로에 기대어 살아가지 못하는 생태계는 그것 자체로 생명력을 잃은 사막과 같다. 풍요로워야 할 우리의 삶의 모습이 더 황폐화되기 전에 다양한 생물종들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강구해야 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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