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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이 잡아먹는 우리의 대지, 막아야 할 미래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8.04.30 16:34
  • 호수 104
우유니 소금사

인류가 살아가는 세상은 자원을 끊임없이 소비하며 살아가는 세상이다. 자원을 얻기 위해 땅은 끊임없이 개발되고 사용되면서 남은 땅들이 이제는 염화로 인해 소금사막이 돼가고 있다. 땅에서는 식물들이 자랄 수 없고, 소금을 먹을 수 없는 동물들은 떠나가며, 동식물에 의존하는 인류는 땅에 정착할 수 없어 결국 비참한 삶을 보내게 될 것이다.

 

암석 사이에 형성된 소금 결정들

소금으로 변질되는 땅

남미에 있는 ‘볼리비아 다민족국’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우유니 소금 사막이 있다. 볼리비아를 들르는 관광객들이 찾는 제1순위의 관광지로서 해발 3600m에 위치해 있고 총 넓이는 1만 2000㎢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소금사막이다. 볼리비아 국민이 수천 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엄청난 양의 소금이 쌓여 있으며, 소금의 총량은 최소 100억 톤으로 추산된다. 제일 넓은 소금층의 두께는 120m에 달하기도 한다. 우기에 오면 마치 지면이 투명한 유리와도 같이 하늘을 비춰 천상의 스튜디오라고 불리는 이곳은 아름답긴 하지만 생물들이 많지 않다. 이곳에 오는 것은 오직 사진을 찍거나 구경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야말로 아름다워 보이는 죽음의 사막이다. 이런 소금사막들이 앞으로는 우리가 사는 주변에서도 보게 될지 모른다.

토양과 지하수에 소금이 축적되기 시작하며 발생하는 염화는 일부 지역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자연현상이었지만, 산업용 농업을 통한 토착식물의 사멸과 관개 수로의 개선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염화가 발생하며 많은 농지들이 점차 황폐해져가고 있다. 특히 심한 지역은 바닷물의 2배에 이르는 염화농도로 인해 염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염화 현상은 독을 품은 지뢰와도 같다. 기본적으로 땅 속의 소금기는 곡물 자체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지만, 가뭄당시에 받는 악영향을 그대로 재현하기도 한다. 즉 토양수분의 삼투압을 증가시켜 뿌리가 삼투작용을 통해 물을 공급받는 것을 방해한다.

또한 염화된 지하수가 우물과 냇물로 스며들어 수면에서 증발해 소금을 우리가 마시는 물에 남기기도 하는데, 바닷물보다 짠 물을 마시게 되는 것이랑 다름없는 것이다. 거기에 그런 물을 가지고 자신의 작물에 사용하는 농부는 없을 것이다. 거기에 정제를 거치지 않은 소금에는 붕소와 셀레늄 등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중금속이 섞여 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염화는 토양 미생물의 생태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염기 농도가 높을 경우, 식물과 다른 토양생물의 기능에 치명적인 영향을 나타내며, 대부분 토양세균의 경우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토양 염류의 농도가 변하게 되면, 대부분 세균은 휴면상태로 변하거나 사멸된다. 유럽의 경우 주로 지중해 국가에서 발생하며, 약 100만~300만ha의 부지의 토양이 염류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소금사막에 고여 있는 염수

전 세계에 퍼져가는 염화현상

유네스코의 새 보고서는 현재 지구 생태계 기능의 60퍼센트가 황폐화되거나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쇠퇴의 대부분은 지난 50년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서 염화가 진행된 곳도 상당수이다.

염화는 1940년 이후, 영농기계의 사용이 늘어나고 매년 휴경하는 토지가 늘어나며,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제초제를 뿌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염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농지에서 기존의 식물들은 비가 내릴 경우, 땅속에 스며 있는 물을 흡수해 적당하게 촉촉하게 만들어 땅의 염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농부가 이들 풀을 걷어내고 밀과 같은 작물을 재배한 뒤, 1년간 땅을 쉬게 만들면, 휴경년에는 비가 올 때 이들 수분을 흡수할 식물들의 뿌리는 없어진 상태가 된다. 결국 빗물은 땅속 깊은 곳으로 스며들어 축적되고 땅속 깊숙이 존재하는 소금기를 녹이게 된다. 문제는 이렇게 녹아있는 소금물이 계속해서 땅 위로 올라오게 되고 근처의 작물들은 땅속의 염수에 의해 모두 말라죽게 된다. 농부들은 이런 염화를 막기 위해 소금기에 강한 작물을 재배하고 휴경년을 줄이며, 뿌리가 긴 식물들을 심어 수분을 흡수하게끔 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미 커질 대로 커진 기업형 농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농지를 바꾸는 형식으로 염화를 없애는 대신 다른 농지를 염화시키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과거에도 문명을 멸망시켰던 염화사태

이 염화는 과거에도 수메르 문명 등 우리가 교과서에 배웠던 문명을 멸망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수메르인들은 문명을 발전시키며 인구가 늘어나고 농지를 늘리기 위해, 그들의 도시 북쪽에 위치한 숲을 개간해 농지로 바꿨다. 하지만 숲이 사라지는 바람에 비가 오면 홍수가 나 농경지가 자주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했다. 숲이 있던 지역의 토지에는 소금기가 있었는데, 홍수를 통해 이 소금이 농경지로 와 쌓이기 시작했다. 거기에 발전된 기술을 이용해 관개수로를 만들어 논에 물을 대고 있었는데, 이 물에도 소금기가 들어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쌓이는 양이 늘어나고 1300년 정도가 흐르자 곡물의 성장에 영향이 생기기 시작하고 지표에는 하얀 소금들이 그대로 드러나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숲이 막아주던 토양의 건조화 역시 가속화 됐고, 소금기로 인해 곡식과 식물이 자라지 않자 이를 먹는 가축들이 굶어죽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메르인들 역시 작황이 좋지 않은 만큼 굶주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같은 환경의 파괴는 수메르문명의 붕괴를 불렀고, 뒷시대의 사람들이 1000년 가까이 소금기를 걷어내는 작업을 해서야 겨우 염화현상이 진정됐다고 한다.

 

세계 각국의 농지를 위협하는 염화현상

염화현상은 현재 전 세계의 주요 농업국들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큰 채소 생산국이자 소비자인 중국은 1980년대 중반부터 채소에 대한 생산과 소비체제를 개혁한 후 빠르게 기업형 농지가 확대되면서 파종면적이 1990년 6700㎢에서 2010년에는 1만 5410㎢ 까지 확대됐다. 1인당 생산량도 370kg까지 성장했는데, 화학비료는 날로 사용량이 느는 반면 유기농 비료의 사용이 매우 적어 토양염화가 심해져 채소의 수확량과 산업발전 역시 큰 폭으로 저하되고 있다. 더구나 이런 염화된 흙들은 황사나 여러 미세먼지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날아와 농지를 오염시키기도 해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이외에도 파키스탄, 이라크, 인디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매우 흔하며, 아르헨티나의 경우 관개농지 중 2000만㎢가 염화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바다를 메워 생긴 농토가 이런 염화작용에 극히 취약한데, 들인 공사비용에 비해 수익률이 극히 낮아 급속히 용도가 변경되고 있다.

현재 우리의 땅은 토양분의 고갈과 함께 염화현상으로 인해 심각한 사막화가 우려되고 있다. 과거 수메르인들이 망친 땅도 복구하는 데 100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던 만큼 우리의 후손 역시 우리가 염화시킨 땅을 미래의 기술로 복구시킨다고 하도 어느 정도의 세월과 예산이 걸릴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전 세계의 농토를 습격하고 있는 염화현상은 우리 인류가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염화방지기술의 적용을 넓히고 기술력을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학계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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