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5.21 월 13:09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특집/기획 기획/이슈/진단
대륙을 집어삼키는 사막엔 희망이 없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8.04.30 16:50
  • 호수 104
사하라 사막(베이지 색)과 남쪽(녹색)의 사바나를 보여주는 위성 이미지 ⓒNSF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사막 한 가운데, 한줌 움켜쥔 모래가 부드러운 곡선을 타고 흘러내린다. 인공물은 물론 생명조차 찾기 힘든 대지의 밤하늘은 우리의 기억에서 거의 잊혀지고 있는 수많은 별들로 가득하다. 여행자들의 감수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사막의 이 많은 모래들은 어디서, 어떻게 모인 것일까.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것을 보고 마냥 신기해하며 감성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다.

최근의 새로운 연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사하라 사막이 1920년 이래로 10퍼센트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연구는 사하라의 경계에 대한 세기 규모의 변화를 평가한 최초의 사례인데, 다른 사막도 그와 같이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해 인류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이 확장돼 사바나 생태계를 침범하고 있다. ⓒNSF

사하라, 대륙을 잠식하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지원한 메릴랜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920년 이래로 사하라 사막은 약 10퍼센트 증가했다. 연구자들은 1920년부터 2013년까지 아프리카 전역에 기록된 연간 강우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륙 북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하라 사막이 이 기간 동안 10퍼센트 증가한 사실을 발견했다.

사막은 연평균 강우량이 매우 적은 곳으로, 보통 1년에 100밀리미터 이하의 비가 내리는 곳으로 정의된다. NSF의 기상 및 우주과학분과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밍 차이(Ming Cai)는 “뜨거운 여름과 비가 오는 계절이 점점 빨라지는 아프리카의 추세는 대기 중에 온실가스와 에어로졸을 증가시키는 요소와 관련이 있다”며 “이러한 경향은 농업기반경제에 의존하는 아프리카인들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같은 기간에 계절적 추세를 관찰했을 때, 사하라 사막의 가장 눈에 띄는 확장은 여름에 일어났으며, 조사에서 93년 동안 사막의 평균 면적이 거의 16% 증가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막의 경계에 대한 세기 규모의 변화를 평가한 이 연구의 또 다른 메시지는 다른 사막들도 이처럼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우리의 결과는 사하라 특유의 것이지만 세계의 다른 사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며, 매릴랜드 대학의 대기 및 해양 과학자이자 이 연구의 수석저자인 수만트 닉암(Sumant Nigam)은 말했다.

 

2018년 3월 세네갈의 디아 카오(Diakhao) 외곽에서 찍은 사진으로 건기 동안의 사헬 상태를 보여준다. ⓒNOAA CPC

문제는 기후변화

사막의 확장은 잘 알려져 있는 바대로 자연기후주기와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에 의해 초래된다. 확장의 지리적 패턴은 계절에 따라 다르며 사하라의 북쪽과 남쪽 경계를 따라 가장 큰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자연기후주기와 기후변화 중 어느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칠까. 자연기후 순환은 사하라 사막과 사헬의 강우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연구자들은 이 기후주기가 사하라 사막 총 확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나머지 1/3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에 기인할 수 있다고 추정하는데 저자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여러 기후사이클에 걸친 더 긴 기후 기록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막화에 영향을 주는 것이 자연적 기후 순환뿐이라면 그에 대한 대응은 불가능한 것이겠지만, 인간활동의 영향에 의한 기후변화로 인해 가속되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후영향을 제어함으로써 사막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막화 및 기후변화의 과정과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고 이에 대한 이해 또한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논문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여전히 이들 두 과정 간 연결고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적다. 기후변화와 사막화의 과정이 전 세계의 다양한 사회생태적 시스템 내에서 현재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혹은 이들이 미래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 하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의 관련 보고서에 의하면, 이 두 과정에 내재적으로 존재하는 많은 상호작용은 종종 서로 상충되는 관계를 갖기도 하며, 다양한 지역과 여러 유형의 토지관리상황 하에서 여러 양상을 띠고 나타난다. 다시 말해서 기후변화와 사막화 간의 연결고리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이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상호작용들은 사막화, 토지황폐화 및 가뭄에 노출된 지역 내 생태계와 인구에 잠재적으로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여러 영향들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우리는 기후변화와 사막화의 과정 간에 어떠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를 예상해 적응 행동을 계획하는 역량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막화는 세계적 현상, 우리 생활과 직결

그렇다고 마냥 확장되고 있는 사막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사막화는 지구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며, 아프리카지역뿐 아니라 중국, 몽골, 미국의 남서부, 멕시코 동부, 오스트레일리아 등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중국의 사막화 면적은 전체 국도 면적의 약 30%에 육박하고 있는데, 중국 서부지역과 내몽고의 사막화는 심각한 상태다.

비록 우리나라에는 아직 사막이 없지만 가까운 해외나라의 사막화는 우리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 가장 큰 피해는 황사다. 현재 중국과 몽골에서 발생한 황사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내륙을 통과해 우리나라와 일본, 멀리는 미국까지도 이동하고 있다.

그로 인한 피해도 상당하다. 황사는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며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식물의 성장을 저해하고, 투과율 저하로 시설작물 생산성을 하락시키는 등의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전자, 반도체 업체의 경우, 불량률 증가 및 공기순환제어장치 중단, 필터교체 등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며, 육상, 해상 및 항공부문 교통수단의 중단, 지연 및 사고의 증가를 초래하며, 특히 항공기 결항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앞서의 연구는 물론 현 추세로 보와 사막은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황사의 인체 영향뿐 아니라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협력과 경제적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황사 문제는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문제로서 발원지와의 이해관계로 인해 근본적인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중요한 것은 자연이 더 회복력을 잃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의 결과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경우 농업용수의 부족으로 수확량이 감소되면서 식량부족 상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지역을 이탈하고 있다. 이는 인구의 급감과 아프리카 전 지역의 생산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이 지역은 종종 ‘희망이 없는 대륙’으로 묘사되는데, 사막화가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아마도 새로운 천년도 이 지역에 새 희망을 주지 못할 것이다. 대륙을 잠식하고 있는 사막화를 멈출 수 없다면 인류의 공동자산인 보금자리를 빼앗기게 될 것이며,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 땅에서 생명을 이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나무를 베어내기만 하고 다시 심지 않는다면 그 땅은 황무지가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대로 가만히 있더라고 기후변화로 인해 사막화는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사막이 앞으로도 여행자들의 이색적인 풍경으로만 기억되려면 그들의 잠식을 서둘러 막아야 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박희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