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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반액상화 공포, 우리나라는 안전한가?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8.10.02 16:06
  • 호수 109

지난 9월 6일 새벽 일본의 홋카이도 남부에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발생한 일본은 복구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상화에는 오랜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에서 지반이 물러지는 현상인 ‘지반 액상화’가 발생하며, 일본은 더 큰 지진 피해를 겪을 수 있다는 위기에 빠져 있다.

 

재난 대비 강국도 어쩔 수 없었던 지진

태풍 제비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은 이를 추스를 새도 없이 또다른 자연의 힘에 굴복해야 했다. 9월 6일 새벽 홋카이도 남부에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미 오랜기간 지진피해를 입어온 일본은 세계 최고 재난대비시스템을 갖춘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삿포로 지진은 일본에 큰 피해를 남겼다.

이번 지진으로 40여명의 사망자와 6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27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산사태가 발생한 이쓰마초 지역에서는 약 20여명의 실종자가 발생해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아쓰마댐에는 지진으로 대량의 토사와 목초가 유입돼 수위가 올라가면서 범람의 위험까지 겪고 있다. 또한 지진과 함께 대정전 사태인 블랙아웃까지 발생하면서 약 265만 가구 중 150만여 가구가 전기공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

이처럼 큰 피해 속에 더 큰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계속 나오면서 일본은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진 이후 지반이 물러지는 ‘지반 액상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규모가 강한 지진이 다시 올 경우 이전 피해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9월 7일 기준으로 현재 진도 4/2차례, 진도 3/15차례, 진도 2/31차례, 진도 1/52차례 등 100여 차례가 넘는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진의 특성상 삿포로 지진 규모의 지진이 한 차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약해진 지반이 강진을 마주할 경우 모든 건물과 도로가 붕괴되고 산사태를 비롯한 또 다른 재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반 액상화, 우리나라는?

지반 액상화 현상은 말 그대로 지반 속 흙이나 모래가 늪처럼 물러지는 현상이다. 지반에 강한 진동이 발생했을 때 지하수 등의 물이 분출되는데, 이때 지반을 구성하고 있는 흙이나 모래에 물이 차 포화상태가 이뤄져 물이 빠지지 않고 지반이 액체처럼 변하게 된다.

이러한 지반 액상화현상은 1953년 일본 학계가 처음 제기했으며, 1964년 일본 니가타현 지진과 미국 알래스카주 지진에서 처음 발견됐다. 당시 교량과 아파트들이 힘없이 쓰러지면서 지진보다 더 큰 피해를 남겼다.

이후 지반액상화 현상은 강진이 발생할 때마다 목격이 돼 왔다. 특히 일본의 경우 근래에 발생한 1995년 고베 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번 일본 삿포로 지진에서도 액상화 현상이 발견됐다. 특히 가장 피해가 컸던 동일본 대지진의 경우 9680여 곳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됐으며, 지반이 1.2m가량 가라 앉아 가스관과 상하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도 겪어야 했다. 또한 지진 발생 이후 한 달 여 동안 지반에 물이 빠지지 않는 현상도 목격된 바 있다.

이번 일본의 지반액상화 현상을 우리나라 사람들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액상화 현상이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반 액상화가 대두된 적 있다. 바로 지난해 포항에서 발생한 포항지진 당시였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포항지진은 경주지진보다 진도는 약했으나 피해가 커 지반 액상화현상이 지적됐다.

이에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기상청과 함께 두 달간 포항지진 진앙지를 중심으로 한 액상화현상 조사에 돌입했다. 조사는 포항지역 개발사업지점 등 기존 시추공 중 활용 가능한 171공과 12월 중간발표 당시 활용한 시추공 10공, 추가로 시추한 31공 등 212공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조사 결과 포항지진으로 인한 지반액상화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액상화 대책이 필요한 지반액상화지수 ‘높음’ 이상은 주택지의 경우 1개소(3%)로 낮은 비중을 보였다. 다만 논과 밭의 경우 42개소(34%)로 지반액상화지수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매우위험’을 받은 6곳은 모두 동해선 철도 교각이 지나가는 논밭지역으로 기초말뚝이 땅속 암반층까지 깊게 박혀 지지하도록 철도구조물 내진설계기준에 의거한 내진 1등급으로 시공된 곳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액상화 발생신고와 조사를 요청한 31개 지점에 대해서는 지표투과레이더 조사를 실시한 결과, 25개 동공을 발견하고 지반보강 조치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우리나라 역시 이젠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고, 지반 액상화현상은 다양한 이유로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반 액상화를 대비하기 위해 건축구조기준 개정해 건축설계를 견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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