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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환경이 더 좋은 삶을 만든다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8.10.02 17:40
  • 호수 109

환경은 보편적 복지에서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오랜 세월 환경복지의 개념은 개발의 논리에 밀려 터부시돼왔다. 그러나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가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해치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게 되면서 소위 선진국들은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환경복지에 주목하고 눈에 띄는 진전을 이뤘다. 이제 살기 좋은 나라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라고 해도 무방하다.

 

모두가 깨끗한 환경을 누릴 권리

환경복지란 모든 국민이 사회적 지위나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동등하게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건강하고 안전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환경복지의 개념은 보편적 복지로서 모든 국민에게 혜택이 고루 제공된다는 측면이 강조되는 개념이다. 즉 환경복지란 모든 사람이 깨끗한 환경을 누리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환경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인프라 투자, 생활환경 개선 등 정책의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분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환경피해, 환경서비스 혜택이 사회경제적 능력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포하고 있고, 환경오염 책임에 관계없이 환경약자가 피해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소득이 낮은 사회적 약자와 어린이, 노인 등 생물학적 약자가 환경오염에 더 많이 노출되는 반면, 오염 회피 능력은 부족하다.

WHO에 의하면 102개 주요 질환 중 약 80%는 환경적 위험인자 노출과 관련 있으며, 질환으로 인한 건강손실의 24%, 사망률의 23%가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OECD 국가의 경우 환경성질환 비중(24%)이 OECD 국가(14%)보다 높고, 일인당 질병을 앓는 기간이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15배다. 때문에 건강한 환경은 예방적 복지 측면에서도 중요하며, 환경오염으로 인한 의료비용 증가와 삶의 질 저하는 복지예산 부담을 가중시켜 국가에 더 큰 손실을 가져온다.

 

한국, 지역간 세대간 불평등 해소해야

우리나라는 환경복지에 있어서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OECD 웰빙지표를 보면(2016) 한국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지역별 격차가 크지 않았으나, 환경, 안전 등에서는 지역적 격차가 다소 보인다. 농촌의 물공급/폐수처리 서비스에 대한 정부투자에도 불구하고, 농촌지역의 평균 누수율은 도시보다 6배 높고 상당수 표본이 수질요건에 미달한다. 낮은 상하수도 요금은 서비스 품질 저하, 서비스 확대 애로 등 으로 이어져, 공급비용을 감안한 요금 인상과 취약계층 지원 병행이 요구된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도 있다. 예컨대 석면 피해자를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입증 의무를 오염자에게 부과하는 엄격한 책임제도를 확립해 환경적 오염으로 인한 피해자 보상에 발전을 보인 것이다. 또 한국은 토양오염에 대한 강력한 책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OECD는 수질과 생태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개발사업에 있어서 환경문제에 대한 시민 참여를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더 광범위하게 공개하고, 경제주체들의 환경관련 활동에 대한 공개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세대 간 형평성도 문제다. 한국은 수출 지향의 대규모 제조업 부문 주도하에 과거 10년 동안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인 OECD 국가들 중 하나다. 그 과정에서 많은 자원 소비와 오염을 수반했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히 증가했고 대기오염은 여전히 주요한 보건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하수처리분야의 뚜렷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비점오염은 수자원 부족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도시화와 산업화는 생물다양성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의 인구밀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고 이는 환경문제를 악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산업성장의 부산물로 나타난 이 같은 환경오염, 온실가스 배출, 생물다양성 손실, 자원이용 등에서 미래세대의 환경편익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좋은 예로 헝가리에서는 국회에서 선출된 ‘미래세대를 위한 옴부즈맨’이 미래세대의 권리를 포함해 건강한 환경을 누릴 헌법상 권리를 보호한다. 주요 역할은 건강한 환경을 누릴 권리에 대한 침해에 대해 헌법에 이의를 제기하고, 환경보호와 관련된 행정법원 소송에 개입해 직권조사, 법안과 정책을 검토하는 것이다.

환경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스웨덴의 경우는 특히 환경문제해결을 위해 조세 등 경제적 정책수단을 사용함에 있어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과 경제성장의 비동조화 달성, 제로에 가까운 낮은 생활쓰레기 매립률 등 독보적인 환경성과를 달성했다. 환경의 질에 대한 국민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난다.

 

환경복지로 가는 길은 결국 촘촘한 환경정책에 있다

환경에 대한 국민만족도와 관련된 일부 조사들을 살펴보면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2013년 환경부에서 수행한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식조사’결과, 일반 국민의 90% 이상이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해 국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반적 환경수준은 OECD Better Life Index 환경부문에서 34개국 중 29위로 선진국과 비교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통계청에서 조사한 국민 삶의 질 지표에 따르면, 환경지표 중 환경의 질 부문의 주관적 지표인 체감환경만족도가 2016년 기준 악화로 평가됐고, 2012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의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은 인간과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기본요건이다. 그럼에도 환경으로 인한 각종 불평등과 부정의 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어 환경불평등과 환경부정의의 해소가 현대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환경과 함께해 왔으며, 인류가 현재의 문명을 누릴 수 있는 것도 환경의 역할이 크다. 환경선진국의 경험은 더 친환경적이고 더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국가들에게 귀중한 교훈이 된다. 이들의 공동의 노력이 다른 국가들과 협력국들이 직면한 많은 환경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우리나라도 그 가운데 귀감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더 좋은 환경은 더 좋은 삶의 질을 보장하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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