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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온 뒤에-시인 양 성 우
  • 퓨쳐에코
  • 승인 2018.11.30 09:32
  • 호수 111

언제나 이렇게 눈 쌓인 흰 세상이라면 좋겠네
아무 발자국도 없는 눈부신 흰 세상
그 어떤 아픔도 슬픔도 전혀 없는 곳
가슴 떨리는 애틋한 그리움만 있고 기다림만 있고
모든 시간들이 흐르다가 문득 머무는 곳
허겁지겁 지나온 멀고 아득한 길,
돌아보면 무엇하리
새 우는 소리만 있고 반짝이는 햇살만 있는
언제나 고요한 흰 세상이라면 좋겠네
갈 길은 멀고 산은 높아도 무엇을 염려할까
언제나 이런 흰 세상이라면 눈 쌓인 흰 세상이라면
흰 나무들 무성하고 흰 꽃잎들 피었다가 시들지
않았으면 좋겠네
흰 꽃잎들 스스로 시들지 않았으면 좋겠네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흰 세상이라면 좋겠네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고 전남대학교를 졸업했으며 1970년 문단에 나왔다. 시집으로는 『겨울공화국』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북치는 앉은뱅이』 『낙화』 『첫마음』 『길에서 시를 줍다』 『아침꽃잎』 『내 안에 시가 가득하다』 등이 있다.

퓨쳐에코  eco@ecofu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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