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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협정의 막바지 세부이행지침 마련할 COP24, 순항에 의문국회기후변화포럼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8.11.30 14:44
  • 호수 111
11월 16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진행된 국회기후변화포럼

파리협정이 채택된 COP21 이후 가장 중요한 협상이 될 COP24가 12월 2일부터 14일까지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개최된다. 2020년 신기후체제를 앞두고 세부이행지침을 마련하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각 회원국들은 최대한 자국의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강하게 의사를 피력하며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총회를 앞두고 홍일표, 이정미, 한정애 의원이 주관, 협상전망과 대응방안에 대한 포럼을 열었다. 기후변화 대응이 정치적 사안이 돼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결코 정치적·정책적 판단을 배제할 수도 없는 가운데 일반인들에게는 멀고도 가까운 글로벌협상에서 무엇이 논의될지 포럼을 통해 들여다봤다.

 

첨예하게 다툴 사항 많아 난항 예상

파리협정 이행지침 마련을 위한 협상시한 준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핵심이슈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대타협이 필요하다.

이번 COP24(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무엇보다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 결정으로 인한 국제 리더십의 부재와 강력한 동력 상실을 메우고 파리협정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성공적인 세부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COP24는 지난 3년간의 첨예한 협상과정을 통해 파리협정의 세부지침을 도출해야 한다. 인간행동에 의해 야기된 기후변화는 인간에 의해 다시 복귀시켜야만 치명적인 위협으로부터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의식과 함께 COP24는 당초보다 하루 이른 12월 2일부터 14일까지의 긴 협상테이블을 갖는다. 그만큼 다뤄져야 할 사항이 많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을 좁히는 데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제발표를 한 외교부 유연철 기후변화대사는 이번 협상이 난항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로 파리협정에 대한 상이한 해석, 주요의제에 대한 서로 다른 우선순위, 협상의 진전을 주도한 정치적 리더십의 공백, 특히 미국의 재정지원 철퇴를 어떻게 메울 것인가가 주요 해결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IPCC 보고서가 기후변화는 인간행위에 의해 발생했고, 인간 행위에 의해 그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IPCC 총회에서 채택된 1.5℃특별보고서는 그러한 기후변화 대응은 지속가능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공포의 메시지가 아니라 희망의 메시지를 가지고 대응해야 함을 뜻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개회사에서는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윌리엄 노드하우스에 대해 몇 차례 언급이 됐다. 예일대학 경제학과 석좌교수인 윌리엄 노드하우스는 지구온난화 전문가로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조치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이익을 규명해냈다. 조영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그는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해온 지금까지의 기후대응이 이제는 사전 대응하는 것이 훨씬 경제절감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이는 매우 상징성을 갖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디커플링(경제성장과 온실가스 감축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언급하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디커플링이 나타나지 않지만 앞으로 그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한적 타결, 많은 부분 다음 회기로 넘길 듯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동근 서울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좀더 자세한 논점들을 짚어볼 수 있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담당하고 있는 오진규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협상이 파리협정의 시행령에 대한 마지막 협상이며, 파리협정은 온도목표를 설정을 했고, 동시에 달성을 위한 배출경로에 대한 정성적인 결론을 냈다고 다시 한 번 짚었다.

파리협정에 의하면 세계는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 정점에 조속히 도달해야 한다. 기한은 빠르면 2020년 늦어도 2030년으로 보고 있으며, 정점이후에는 배출을 급속하게 감축시켜야 한다. 금세기 하반기, 정확한 연도표기는 없으나 2050년까지로 보고 있다고 오 연구위원은 전했고, 2050년을 기준으로 순배출량을 0로 만들어야 한다는 설정을 국제사회가 한 것이라고 말했다. 2050년부터는 흡수한 만큼만 배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진규 연구위원은 파리협정의 특징 중 하나인 상향식 접근법이 갖는 장단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그는 개도국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안된 자발적 감축 목표 설정이 선진국에도 적용되며 설정목표를 후퇴시키고 있고, 선진국들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 지원도 약화시켰다고 봤다. 선진국에서 개도국의 자발적 의지에 의한 감축 이행에 대해 재정지원을 왜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재원과 관련해 문진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팀장은 “개도국은 선진국의 재원조성 의무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나, 선진국은 기존의 재원조성 의무를 인정하면서도 후속 논의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우리나 라는 협상 전체적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 역할을 담당한다는 입장이나, 기후재원의 경우 GCF 사무국을 유치한 국가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며, 기후재원 협상의 진전을 통해 확대될 글로벌 기후재원의 상당 규모가 GCF를 통해 개도국에 지원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산업계 전문가로 나온 진윤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실리적인 측면, 산업계가 연착륙할 수 있는 협상이 필요하다”며 “정책 전환이 산업계 경쟁력을 고려해서 같이 갔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것을 다들어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유럽 자동차 규제와 같이 강화되고 있는 규제에 산업이 대응하도록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었다.

기후협상에 있어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한 우리나라의 입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지언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장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고 서두를 떼며, “중재자라는 현이 되지만 모호함을 넘어서 어디에 힘을 실어주고, 원칙과 협상의 형평성에 입각해서 입장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가교역할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만큼은 해야 하는데 과연 그랬는가에 대해 회의적은 의견도 나왔다. 이재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후논의에 있어서 감축과 투명성 부분은 앞으로 많이 나가 있는데 재정지원과 적응부분은 많이 뒤쳐져 있다”고 진단하며 “선진국이 개도국의 주장을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정치적 타결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협상은 “옵션이 많아 아주 제한적인 부분에서는 타결을 하고 많은 부분 다음 회의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전했다.

이번 COP24의 의장직을 맡은 폴란드의 리더십에 의문을 갖는 의견도 여럿 제기됐다. 미국이 빠진 상황에서 유럽연합과 중국이 협상을 리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예전만 같지가 않고, 폴란드가 과연 프랑스 파리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이번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세 번째 의장국을 맡는다. 그러나 석탄발전을 유럽에 수출하는 대표적인 국가라는 점에서 모순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COP24를 통해 과연 파리협정의 롤북이라고 할 만한 구체적인 시행령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보다는 의문, 순항보다는 난항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이 이날 토론 전문가들로부터 나온 반응이다. 기후변화에 부정적인 트럼프마저도 최근 기후변화 현상에 대해 인정할 정도로 기후변화의 피해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공유지의 비극이 보여주는 처참한 결과를 맞이하기 전에 하나뿐인 지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해법 마련에 진척을 이뤄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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