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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미세먼지의 현실적 대안, 에너지 세제 개편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8.11.30 17:35
  • 호수 111

연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11월 8일 미세먼지대책을 발표했다. 차량 운행 제한과 공사장 발전소 조업 조정 등 비상저감조치를 전국 민간으로 확대하고, 클린디젤정책의 공식 폐기, 석탄화력발전소 출력상한 제약, 2030년까지 공공기관 경유차 제로화 추진 등이었다. 그러나 에너지 세제 개편과 관련한 내용은 빈약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세제 개편 없는 미세먼지 저감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구조적 혁신 통해 사회환경비용의 내재화 시급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 발생원 인 석탄화력발전과 경유차 운행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해 석탄화력발전이나 경유차 운행이 야기하는 외부효과를 내부화시켜 이 행 위의 비용을 높이는 것으로, 예산과 세제 구조에 미세먼지로 발생하는 외부비용 을 반영, 소비를 줄이고 미세먼지 배출을 저감하는 것이다.

2022년까지 미세먼지 30% 감축을 목표 로 잡은 우리 정부에게 현행 예산과 세제 구조를 미세먼지 대응에 부합하도록 개 편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OECD에서 발표한 <2018 OECD 한국 경제보고서>는 현재 한국의 대기질은 OECD 회원국 36개국 중 최하위에 머무 르고 있으며 앞으로 더 악화될 전망이라 고 밝히고 있다. 만약 추가적으로 이에 대한 정책 대응이 없다면, 2060년 한국 은 경제적 손실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률 또한 현 재의 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OECD는 한국이 여전히 화석연료 에 높은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에너지 수요 관리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촉진되 지 않는 환경적 요인을 안고 있다고 분석 했다. 이어 한국에 환경 관련 조세를 강 화하고 전기요금을 정상화할 것을 핵심 적으로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에너지 관련 예산의 구 조적 혁신을 통해 비효율적인 재정 분배 와 정책 효과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고 말한다. 지난 11월 13일 미세먼지 저 감을 위한 예산 및 세제 개편 방안 토론 회에서 발표한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책임연구위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9 년 미세먼지 대응 예산은 1조 8229억 원이다. 이는 정부가 2019년 예산안에 서 미세먼지 대응 예산으로 제시한 1 조 7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2019년 미세먼지 유발 관련 예산은 약 2조 3400억원으로 추산됐다. 유가보조 금 2조원과 석탄 관련 보조금 3400억 원 등이 포함되는데, 만약 농업용 면세 유까지 포함하면 약 1조원이 더 늘어나 게 된다. 한 편에서는 미세먼지를 감소시 키는 데 예산을 투입하고, 다른 한 편에 서는 오히려 미세먼지를 증가시키는 데 돈을 쓰고 있는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 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대책에서 밝히고 있는 미세먼지 예산은 지나치게 전기차 지원 예산(4573억 원)에 편중돼 있어 기존의 정책모순을 바로잡고 실효성 있는 미세 먼지 저감을 가져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승용차보다는 운행 거리가 길고 미세먼지 저감 대체 효과가 큰 배송차와 화물차의 교체 사업이 우선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지원은 실제 운행시간이 많 은 기존의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했을 때, 미세먼지 절감의 효과가 크게 된다. 기존 차량을 그대로 두고 새로 전기차로 보유 하는 과정에서의 보조금은 미세먼지 감 소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것이다. 전기차 나 하이브리드차가 늘어나는 것이 경유 차의 폐차와 연동되지 않으면 더 많은 차 량이 추가돼 도로 정체와 타이어 마모에 따른 미세먼지 증가를 가져오게 된다. 윤 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현재처 럼 경유차 폐차 지원금이 폐차 자체 지원 으로 끝나고 신규 차량 구입이 친환경차 량이나 자동차 비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다면 정책 효과가 실현되지 않는 것이므로, 이 둘을 연결해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신규 차량 비구매나 친환경차 구매, 적어도 비경유차 구매에 대해서만 경유차 폐차 지원금을 충분하게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대책으로는 에너지 전환 기대하기 어려워

에너지 세제 개편을 통해 오염물질을 줄이는 방향은 크게 에너지 세율을 높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과, 상대적으로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방안이 있다. 대개 에너지의 경우 가격탄력성이 낮아 환경개선측면에서는 에너지원 간 대체가 더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 에너지 연료의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외부비용이 세액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를 나타내는 조세분담률을 보면 현재 오염물질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경유와 유연탄 연료에 더 낮은 세금이 붙어 있는데, 수송용 연료인 휘발유은 49.6%, 경유는 26.7%, 발전용 연료인 유연탄은 20.1%, LNG는 54.9%다.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포함된 에너지 세제 개편안은 이러한 측면에서 미흡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유연탄에 대한 세율을 LNG보다 높게 조정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세율이 너무 낮아 가격상승을 통한 소비절감을 기대하기 어렵고 유연탄에서 LNG 발전으로의 전환도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개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LNG에 대한 세율을 현재 수준(60원/kg)으로 유지하고 유연탄에 대한 세율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며, 유연탄에 대한 세율을 현 30원/kg에서 100원/kg 이상으로 인상해야 발전부문에서 전환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가시적인 전환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120원/kg 이상으로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한다. 물론 이 정도로 세제를 조정할 경우 전기요금이 10% 이상 상승하게 돼 수용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박광수 연구위원은 다만 연료에만 세금을 부과할 경우 무임승차자의 문제도 발생 가능하다고 짚었다. 에너지 소비의 가격탄력성이 낮아 세금 인상에 의한 오염물질 축소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하며, 환경설비에 대한 투자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염물질의 실제 배출량에 과세하거나 환경설비 투자로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경우 환급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화석연료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의 주범으로 막대한 사회환경비용을 발생시키지만, 현재 이러한 외부비용이 에너지 가격구조에 반영돼 있지 않아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저해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내놓은 미세먼지 관련 예산도 그리 획기적인 개선의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으로 진단된다. 화석연료에 대한 각종 보조금과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의 예산과 세제 구조를 미세먼지 저감 목적에 맞도록 개편하고 더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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