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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먹거리, 4차산업이 해결해줄까?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8.12.03 09:43
  • 호수 111

우리에게 영양분과 에너지를 주고, 먹는 즐거움까지 주는 먹거리는 자연환경을 근간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변화는 먹거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기후변화의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농작물 재배환경은 위험성과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생태계 역시 교란되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커다란 위기에 빠진 식량문제, 4차산업은 탈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의 먹거리들

기후변화라는 말이 익숙해진 만큼 기후변화에 따른 현상들도 이젠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온의 상승, 기존 장마 유형의 무너짐, 온대에서 아열대 기후로의 변화, 대기 불안정에 따른 국지성 호우 증가, 여름철 폭염 일수의 빈도 및 강도 증가, 가뭄, 해수면 상승, 유해 미생물 증식, 온실가스 농도 증가 등의 현상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우리 삶에 가장 필요한 요소인 식량에 막대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학원회보(PNAS)가 기후변화와 주요 곡물 생산량에 대한 다양한 논문 70여 편을 종합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밀 생산량은 평균 6.0% 감소하고 쌀은 3.2%, 옥수수는 7.4%, 콩 생산량은 3.1%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지구의 상황이다. 연구진은 다양한 시나리오 중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배출할 경우 2100년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18.2%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들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옥수수의 경우 27.8%가 감소했으며, 밀은 22.4%, 콩은 11.6%, 쌀은 10.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감소수치는 지구 온난화에만 따른 것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 병충해, 가뭄 등이 더해지면 그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농업에만 집중되지 않는다. 해수온도 상승과 해양사막화로 인해 주요 단백질 보급원이던 바다 역시 어종감소, 어획량 감소가 예상되며, 옥수수, 콩 등의 생산량 감소는 낙농업에도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UN 역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세계적으로 인구수는 증가하는 반면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난이 예고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위기는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기아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FAO는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 명이 될 것이며, 지금 추세대로 식량을 먹으면 그때에는 지금의 1.7배의 식량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미래 전문연구기관인 마틴스쿨은 2030년에는 물, 에너지, 식량 문제 등 3중고가 기후변화와 함께 인류의 치명적 과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론과 결합해 실시간 방제, 시비 등 작업을 돕는 애그봇

첨단기술, 식량문제 해결책으로 떠오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 등의 기후변화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현재상황에 적응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

그 방안으로 가장 크게 대두되는 것이 바로 첨단 기술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혁신적인 기술들의 융합과 협업, 네트워크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식량문제와 농업, 어업, 임업 등 1차 산업을 혁신적으로 구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차 산업과 4차 산업의 괴리감이 느껴지지만 4차 산업 혁명을 살펴보면 현재 1차 산업에 가장 필요한 기술과 목적들이 담겨있다. 기후변화 속에서 빅데이터로 변수와 변화를 예측하고,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으로 즉각 대응과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현상을 로봇, 드론, 자율주행 등으로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유통과 소비 부분에서도 빅데이터를 통한 소비자 파악과 전자 직거래 등을 통해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전망과 기대 속에 실제 세계 각국은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농업용 로봇, 드론, 자율 운행 콤바인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을 농업에 속속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팜으로 세계2위 농식품수출국이 된 네덜란드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4차산업 어떤 것이 있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되는 4차산업 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역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 팜이다. 스마트 팜은 각종 센서를 통해 환경 정보, 생육 정보, 에너지 정보, 농작업 정보 등을 통합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산량과 품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위기에 대응해 변수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외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팜의 선진국은 네덜란드이다. 우리나라 국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네덜란드는 작은 유리온실 속에 스마트파밍 기술을 활용한 정밀농업을 적용해 전 세계 농식품 수출 2위의 농업강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역시 2016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민간협력을 통해 스마트 팜 운영·보급 확대를 위한 현장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국내 스마트팜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으며, UAE 등 중동지역에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인간을 모방한 기계인 로봇 역시 농업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로봇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능형 농업생산시스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농업로봇은 전통 농기계와 무인비행장치(드론), 농산물 선별·유통 자동화시스템, 시설원예·축산 자동화 로봇 등도 포괄되는데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와 조합해 더 정밀하고 지능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호주 퀸즈랜드기술대학에서 개발한 ‘애그봇’과 미국 블루리버테크놀러지가 트랙터에 기계학습 엔진을 탑재한 잡초 제거 로봇 ‘레터스봇(LettuceBot)’ 등이 있다. 애그 봇은 카메라와 센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어 드론과 결합해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방제, 시비 작업을 24시간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다. 레터스봇은 실시간으로 농지를 촬영해 잡초와 곡물, 채소 등을 구별해 잡초를 제거하는 로봇으로 제초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로봇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접목, 채소 이식 로봇, 착유로봇, 방제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이 노지, 과수, 축산, 수산 부분에서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로봇시장은 연평균 1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농축수산 분야 로봇시장 역시 2020년까지 191억 달러까지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상황과 지역에 맞는 농기구를 그때그때 제작할 수 있는 3D프린터, 가축의 귓속에 무선 인터넷 센서를 이식해 실시간으로 건강을 감시하고, 고기나 우유에서 비롯되는 질병을 예방하고 있는 네덜란드 ‘스파크드(Sparked)’, 휴대용 와인펜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빅데이터를 구축·활용하고 있는 포루투갈 PREMIVM 정보시스템 등 다양한 4차산업 기술들이 1차산업에 도입되고 있다.

 

곡물, 채소 등을 구별해 잡초를 제거하는 트렉터(레터스봇)

우리나라가 4차산업 주목해야 하는 이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농·축산과 수산업 등 1차산업을 대상으로 한 4차산업 도입은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앞선 정보통신망과 스마트폰을 통해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1차산업에 4차산업을 도입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식량의 위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식량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곡물 자급률은 48.9%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식량 감소 현상이 발생한다면, 식량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기후변화에 식량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위험국가가 바로 우리나라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4차산업은 침체된 국내 1차산업을 회복시키고, 양질의 식재료를 생산해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IT, 사물인터넷 외에도 부족한 농촌 일손을 보완할 수 있는 농업 로봇 산업에 조금 더 힘을 보태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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