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12.14 금 10:40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특집/기획 기획/이슈/진단
4차산업혁명 속 물산업, 본격 경쟁 심화된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8.12.03 09:48
  • 호수 111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따른 물 부족 현상과 수질오염이 심화되면서 물이라는 영역은 공공영역에서 민간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물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는 이러한 추세를 의미한다. 물산업이 블루오션이 되면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4차 산업이라는 변혁 속에서 물산업의 경쟁과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시장에서 입지 커진 스마트워터그리드

올해 OECD는 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물 산업에 향후 20년간 18조 달러가 투자될 것이며, 세계 최대 투자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예상대로 많은 정부와 기업들이 물 산업 분야에 투자를 선보이면서 물산업의 성장에는 탄력이 붙고 있다. 실제 글로벌 수처리사업 조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물 산업은 연평균 2.98%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0년 시장규모가 900조원의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물산업의 성장 중심에는 2016년 대두된 4차 산업혁명이 있었다.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물 산업에는 4차 산업혁명의 현상이 가장 빠르게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스마트워터그리드(Smart Water Grid, 이하SWG)이다. SWG는 사회기반시설(SOC)에 4차산업기술을 접목하는 ‘스마트 SOC’를 물 관리 분야에 도입해 관리하는 기술로 빅데이터, IoT, ICT기술을 활용해 수자원의 관리, 물의 생산과 수송, 사용한 물의 처리 및 재이용 등 관리시스템 전체의 정보화와 지능화를 구현한 것을 말한다.

특히 SWG는 실시간으로 물 관리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생산자와 공급자의 양방향 관리가 가능하며, 사고 예방, 누수 차단, 물 생산과 처리에 따르는 에너지 절감 등이 가능해 많은 국가들이 집중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그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9년부터 정부와 민간으로 나눠 SWG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정부는 주로 물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민간차원에서는 수질 관리 및 지능형 검침 인프라 중심의 상수도 관리시스템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가정과 기업을 직접 연결해 사용량과 현황을 데이터화하고, 효율적인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스마트미터링, 스마트 그리드 소비자 인터페이스 등의 스마트 시스템을 보급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선진국 외에도 싱가포르, 이스라엘, 호주 등과 같은 만성 물부족을 겪고 있는 국가들 역시 국가 주도로 SWG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으며, 만성 환경오염에 시름하고 있는 중국 역시 항저우에 스마트그리드시티를 구상하는 등 스마트 그리드 기반 산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 SWG 기술 관련 글로벌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SWG 개발동향 및 시장성 분석에 따르면 2010~2020년 동안 SWG 기술 관련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0년 50억 8000만달러에서 연평균 29.0%의 초고속 성장을 지속해 2020년에는 290억 달러의 대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물산업 시장보다 훨씬 커다란 블루오션이 된 것이다.

 

싱가포르 수질 감시 로봇 스완(SWAN)

물 관련 로봇 선보이는 선진국

물 산업부분에서 힘을 내고 있는 4차 산업은 스마트 그리드뿐만이 아니다. 최근 들어 로봇산업 역시 물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토양과 대기, 바다의 환경을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해 로봇을 투입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해양로봇을 만들고 있는 리퀴드 로보틱스는 세계 최초의 장기 무인 해양 로봇인 웨이브 글라이더를 2015년 태평양에 투입한 바 있다. 태양에너지로 움직이는 웨이브 글라이더는 213일 동안 총 7205해리(1만 3344km)를 돌아다니며 인간이 도달하지 못했던 바다 지역에서 9516개에 달하는 각종 기상 및 해양 측정 데이터와 해양 생물 다양성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외에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히말라야의 빙하호수 탐사 수중 로봇, 토양의 아산화질소(N2O) 등 오염도와 성분을 체크할 수 있는 노르웨이 생명과학대의 ‘필드플럭스’, 원격 항공기와 센서, 그리고 지상 기반 측정을 활용해 대기와 기상기후를 관측하고 있는 독일 쾰른대 등 환경 분야에 로봇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물산업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기발한 로봇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실제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수질 관리와 수질 개선 로봇이다.

싱가포르는 수질감시 로봇 스완(SWAN)을 운용하고 있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백조 모양의 로봇인 스완은 싱가포르 국립수자원청과 싱가포르국립대, 열대해양과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로봇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가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완은 실시간으로 저수지의 PH, 용존 산소, 혼탁도, 엽록소 등 담수의 물리적 생물학적 화합물을 모니터링 해 식수로 공급될 수원지를 관리하고 있으며, 저수지의 전역을 돌아다니며 인간이 체크하지 못했던 지점에서도 수질 체크가 가능해 수질 감독과 개선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는 2016년 테스트 운용을 거쳐 올해 5개 저수지에 5기의 스완을 추가 보급하기로 결정했다. 싱가포르 외에도 미국에서도 물 위를 부유하며, 수질정보를 전달하고 감시하는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수질을 감시하던 로봇은 최근 나노 기술과 로봇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질 개선의 영역도 넘보고 있다. 지난해 독일 막스플랑크 지능시스템 연구소가 선보인 ‘야누스’가 그 주인공이다. 한쪽에는 마그네슘, 반대쪽에는 금과 철을 층층이 쌓은 뒤 은 나노입자로 구성돼 있어 야누스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 로봇은 500나노미터 크기의 아주 작은 입자 로봇으로, 물속에 들어가면 마그네슘이 만든 수소로 자가 이동을 하며 은나노 입자로 세균 세포에 침투해 세균을 공격한다. 지난해 실험에서 외부의 에너지 도움 없이 20분간 활동하며 대장균으로 오염된 물 안에 있는 박테리아의 80% 이상을 박멸하는 성과를 거뒀다.

야누스는 외부 에너지 없이 활동이 가능하면서 오염된 물을 빠르게 정수할 뿐만 아니라 임무완료시 자석을 이용해 손쉽게 수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활용방안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누스와 같은 나노로봇이 발전한다면 정수과정에서 염소를 사용하는 일이 사라질 것이며, 전기가 없는 오지에서도 정수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로봇 사업은 국내에서도 시행된 바 있다. 2009년 로봇물고기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57억원이 투입된 이 로봇 물고기는 성능불량으로 폐기됐고, 연구 책임자는 사법처리 되는 비극으로 막을 내린 바 있다.

 

물산업클러스터 조감도

급변 예고한 국내 물관리, 스마트 물산업은?

이처럼 물 산업으로 유입되고 있는 4차산업은 물 시장 경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소개한 스마트 그리드, 로봇뿐만 아니라 다양한 4차산업이 기존의 물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4차산업 혁명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물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강소 물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물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성하기 위한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 기술개발-제품 사업화-해외진출을 함께 도모하고, 지속가능한 물이용 기반 구축을 위한 SWG 기술을 구축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즉 4차산업 시대에 걸맞은 ICT 융합기술이나 고부가가치 우수 물기술을 개발 촉진하고 경쟁력을 키워서 해외진출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략 수립 후 2년이 지난 지금 국내 물산업은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 2년여 동안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백지화 논란이 일었고, SWG 시스템 역시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 4차산업을 통한 물산업의 청사진을 마련하고, 글로벌 물시장을 선점하겠다던 전략이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반전이다. 그리고 정부는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6월 정부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로 이원화됐던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했으며, 논란이 있었던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역시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정부는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토대로 스마트 물산업 육성의 기술개발 R&D를 지원하고, 우수기업 기술 인검증 지원, 국내 상용화 기술 집중육성, 글로벌비즈니센터 및 해외진출 플랫폼 권역별 거점센터 운영 등 기술 개발부터 판로까지 모두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국내 물산업 성과는 물론 해외 수출액 8조원, 일자리 창출 7만명 등의 성과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2030년까지 물산업 신시장 창출을 위한 스마트 인프라기술, ICT·BT 융합을 통한 수력 에너지 기술, 물 재이용 및 대체 수자원 개발 등의 연계사업들이 원활이 가동될 경우 물복지 증진과 물기업 매출 50조 등을 자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비전 역시 모두 전략과 전망의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추진력과 참여가 필수다. 스마트 물산업 육성전략 역시 2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이유도 이와 궤를 함께한다. 정부와 물 산업 기업들이 다시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꾸준한 투자와 관심을 통한 지속적인 추진력이 필요해 보인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임호동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