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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복원, 무너진 균형을 다시 잡아주기 위한 노력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8.12.27 11:40
  • 호수 112
한 때 인간의 욕심으로 피폐해졌던 옐로스톤은 늑대를 통해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인간은 마치 지구가 자신들의 것인 것 마냥 차지해왔다.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자신들의 필요에 치중해 생태계를 파괴해왔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균형이 무너진 생태계는 다양한 문제를 야기했다. 그리고 인간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듯 생 태복원에 더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이 주는 교훈

미국 와이오밍주 북서부, 몬태나주 남부와 아이다호주 동 부에 걸쳐 위치한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은 미국 최대·최고의 국립공원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신비한 자연을 품고 있는 공간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옐로스 톤 국립공원도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 역사가 존재한다.

19세기 말 옐로스톤 국립공원 주변 농부들은 가축을 해친다는 이유로 늑대들을 닥치는 대로 포획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30년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는 늑대가 자취를 감췄다. 농부들은 환호했고 맹수의 위협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삶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늑대가 사라진 뒤 농부들은 끔찍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늑대가 사라지자 천적이 사라진 사슴의 개체수가 폭발 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개체수가 늘어난 사슴은 풀과 나 무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숲은 금세 황폐해졌다. 숲이 황폐 해지자 사슴들은 강가로 내려와 배를 채웠다. 강변의 토양이 침식됐고, 사슴에게 먹이를 뺏기고 굶주린 비버들이 강가를 떠나면서 옐로스톤은 황폐하고 매마른 땅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자랑하던 국립공원 역시 피폐해져갔다.

이에 미국 정부는 옐로스톤을 다시 녹지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생태균형을 잃게 만들었던 늑대 포획에 주목한다. 미국 정부는 1995년 캐나다로부터 14마리의 늑대를 수입해 옐로스톤에 방사한다. 일각에서는 늑대가 굶주린 동물들을 잡아먹어 옐로스톤이 더 참담해질 것이라고 우려 했다.

그러나 그 우려는 바로 틀렸음이 증명됐다. 늑대들은 사슴을 사냥하기 시작했고, 사슴은 그런 늑대들을 피해 숲의 깊숙한 곳으로 이동했다. 옐로스톤 지역을 판치던 사슴들이 사라지 자 새싹이 돋기 시작했다. 사슴이 사라진 땅에서 식물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실제 사시나무와 버드나무 등은 늑대 방사 6년 만에 5배가량 증가하기에 이르렀다.

나무가 자라나자 작은 곤충과 동물들이 터전을 잡았고, 떠났던 새들이 돌아왔다. 사슴이 사라지자 늑대들은 코요테를 사냥하기 시작했고, 토끼와 쥐 같은 작은 동물들도 모습을 드러 내기 시작했다. 옐로스톤을 떠났던 비버도 돌아와 강둑을 만 들기 시작했고, 침식됐던 강이 회복하면서 급류와 웅덩이들 이 생겨나 또 다른 생태계를 만들었다. 1990년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황폐화됐던 옐로스톤은 2000년대에 접어들어 동 물들이 가장 살기 좋은 터전인 야생으로 돌아갔다. 늑대 14 마리가 미국정부가 70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단 몇 년 만에 해낸 것이다.

옐로스톤의 이러한 생태복원은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을 남겼다. 자연에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정화작용이 있고, 인간의 자연을 위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얼마든지 예전으로 돌이킬 수 있다는 것을 옐로스톤이 보여준 것이다.

 

도시와 생태계를 모두 살린 생태복원사업 사례, 프로비던스의 워터플레이스파크

생태계 복원을 위한 노력들

옐로스톤이 보여준 기적처럼 세계 각국에서 균형을 잃어버린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먼저 미국의 경우 연방공화국이라는 특성상 중앙정부에서 직접적으로 주관하는 생태계 복원에 대한 법규는 없다. 하지만 환경보호청(EPA)의 주도하에 내무부(DOA), 농무부(DOI) 등 정부기관이 협력해 복원체계를 구축하고 생태복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정부주도 생태계 복원은 앞서 살펴본 옐로스톤 복원에서 잘 나타나듯이 복원 개념에 대한 정의나 이론보다는 현실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방법을 중요시한다. 다수의 연방정부기관뿐만 아니라 주정부, 토지소유자, 오염원인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켜 복원의 실용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야생생물 등 생태자원과 그 서식처를 복원하거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생태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미국 내 대부분의 도시민들에게 일상생활을 통해 1시간 이내에 특별한 생태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NWR(National Wildlife Refuge) 제도, 개발 등을 통해 자연자원을 훼손한 가해자들이 자연환경을 보존해야 하는 사회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이를 방치·훼손했을 경우, 훼손된 환경복원이나 주민보상을 위한 녹지 조성 등 발생하는 모든 사회적 비용 부담을 의무화한 ‘자연 자원 피해 평가제도 NRDA(Natural Resource Damage Assessment)’ 등으로 생태계 복원을 의무화하고 생태계 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은 아름다운 환경으로 돌아왔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비던스의 워터플레이스 파크다. 프로비던스는 로드아일랜드 주()의 주도였으나 주변의 뉴욕 등 대도시들이 성장하면서 쇠락하는 다운타운이 됐다. 이러한 프로비던스는 획기적인 정책 하나로 미국 최고 친환경도시로 거듭나며 위기를 탈피한다. 그 정책이 바로 생태복원이었다. 프로비던스는 1990년대 중반 철도를 외곽으로 옮기고 땅을 뒤덮고 있던 콘크리트를 걷어낸다. 바로 그 아래 흐르는 하천을 복원시키기 위해서였다. 복개된 하천에 프로비던스는 친수공원인 ‘워터플레이스 파크’를 조성했고, 재즈, 댄스강습, 클래식 등 문화행사를 개최해 친수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워터플레이스 파크를 중심으로 녹지가 생기고 문화공간이 조성되자 낙후됐던 도시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프로비던스는 다운타운에서 친환경도시로 거듭나면서 위기를 극복해냈다. 이는 대표적인 미국의 생태복원 사례로 국내 청계천 복원사업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했다.

이러한 생태복원은 미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연재생추진법을 통해 자연재생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쿠시로 습지를 재생시켜 일본 최초로 람사르에 등재시키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남아공에서는 7년간 450만 달러를 투입해 드라켄스버그 산맥(Drakensberg Mountains) 일대의 목초지와 하천 복원에 성공해 연간 740만 달러의 수익을 낳고 있으며 300여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생태복원을 위해서는 정책과 시스템 개선, 그리고 지원책이 필요하다(사진은 대표 생태복원지인 우포늪)

생태복원, 결국 인간을 이롭게 한다

이러한 생태복원을 위한 사례와 노력들은 국내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990년대 이후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중요성이 커지자 생태복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환경부, 국토해양부(현재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정부기관이 주도로 생태복원사업을 펼쳐왔다. 생태계 보전 협력금 반환사업, 생태하천 복원사업, 산림복원사업, 도시숲 경관사업, 갯벌복원, 해양생태계 보전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다양한 복원사업을 통해 도시 하천들이 복개되고 생태하천이 늘어났으며, 우포늪, 대암산 용늪, 강서습지생태 공원 등 습지생태계가 다수 복원됐다. 또한 태안 해안 사구 복원, 주문도 해안 사구 복원 등 연안 생태계, 설악산 고산대 훼손지 복원, 거풍광산 광해방지 사업 등 산림생태계, 지리산 세석평전 복구 등 초지생태계 등이 대표 생태복원 사례로 꼽힌다.

생태복원사업은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 농촌의 생태계에까지 녹아들었다. 도시에 녹지가 조성되고 도시 숲이 조성됐으며, 농촌의 저수지 개선, 천연보호림 선정 사업들이 진행됐다. 이외에도 지리산발달곰, 삵, 수달 등 야생동물 복원과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한 야생동물 이동통로 조성 등 동물을 위한 복원사업들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생태복원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단기적인 성과는 자연환경을 복원해 생태계를 회복하거나 균형을 잡아주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결과로 살펴봤을 때 생태복원을 통해 가장 큰 이득을 가지는 것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복원 사업으로 일자리가 창출됨은 물론이고, 더 나은 자연을 향유하며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태복원을 통해 새로운 문화와 공간이 창출돼 새로운 기회를 준다. 그리고 생태계가 회복되면서 모든 생물이 함께 공존하며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생태복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많은 생태복원 사업들이 진행됐지만, 녹조 등 수질 오염과 수생태계 파괴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4대강을 비롯해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로 늘어나고 있는 멸종 위기종 관리, 갯녹음을 비롯한 해양생태계 관리, 생태휴식공간 수요 증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기 때문에 생태복원에 대한 지속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이에 정책적 제도개선과 시스템 구축, 그리고 지원이 중요해 보인다. 특히 국내 생태복원사업은 부처별로 산재해 있다 보니 복원과정에서 부처별로 복원의 주안점이 다를 뿐만 아니라 주무부처가 이전되거나 바뀌면서 사업이 중단되는 경우도 발생한 바 있다.

이에 환경부는 생태복원 정책·지원 법제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11월 23일 열린 ‘제18회 자연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기후변화, 미세먼지, 폭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생태복원은 더욱 중요한 가치가 됐다”며 “이러한 시점에 정책적 제도화 및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법제화를 통해 2019년부터는 제대로 된 기반과 지원시스템을 갖춰 본격적으로 생태복원 분야가 주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 정책관의 말 대로 생태계를 복원하고 인간을 이롭게 하는 생태복원이 더 나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책과 시스템이 개선되고 지원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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