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3.26 화 10:13
FUTURE ECO
상단여백
HOME 월간퓨쳐에코 특집/기획 기획/이슈/진단
자연을 위한 법,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가?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8.12.27 11:42
  • 호수 112

성장주의에 대한 반성과 그로 인한 부작용은 일련의 자연보호법들을 만들어냈다. 자연을 위한 법은 얼마나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고 있을까? 그것은 자연의 보호를 위해 제대로 작동되고 있을까? 인간이 자연보호법을 제 정한 근저에는 자연을 위함이 아니라 줄어드는 인간의 편익을 보호하기 위함이 더 크기 때문에 그 자체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자연보호의 시작

인류가 자연보호에 나선 것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와 자원수요, 그로 인해 자연파괴가 급속히 일어나기 시작하면서다. 자연파괴는 처음에는 한 지역에서 시작됐지만 점차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광범위한 재해와 생물의 멸종을 불어왔다.

자연파괴가 인간생활에도 크게 위협이 되면서 자연을 보호 하기 위한 주민운동이 나타났다. 자연보호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시작해 영국·독일 등지에서 지역주민 사이에 관례적으로 이뤄져오다 19세기 들어서 국법으로 자연파괴행위나 개발계획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약 1000여 년 전 삼국시대의 고구려·신라·백제시대에 이미 왕실에서 자연보호 를 위한 각종 금령이 시행됐고, 민간에서도 자발적으로 부분적인 자연보호가 이뤄졌다.

근래 들어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최초로 자연의 권리를 명문화한 법 제정이다. 2012년 볼리비아에서 제정된 ‘어머니 지구 법’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과 동등하게 자연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 목적인 이 법에는 존재하고 생존할 권리, 오염되지 않을 권리 등 자연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그것에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국제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자연보호가 부각된 것은 1972년 UN이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only one earth)’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세계 121개국이 모여 인류의 미래를 위해 각국이 공동으로 환경을 보호하자는 UN인간환경회의가 개최된 때부터다. 이 회의를 통해 인간환경선언이 만장일치로 채택되고, 세계 각국이 자국뿐 아니라, 지구환경을 보전하는 데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전후해 각 나라에서 자연보호를 촉진하기 위한 각종 활동이 시작됐다.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지구환경정상회담은 매우 의미 있는 회담이었다. 이 회담은 “인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고 선언했다. 회담은 스톡홀름 선언의 일부 내용을 반영하며, 무엇보다도 지구 전체의 생태계를 돌보려는 국제협력, 환경오염을 초래한 이들의 경제적 책임, 모든 개별사업이나 계획의 환경영향평가를 의무화했다. 지구 온난화 추세를 역전시키려는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 제한 목표 또한 마련됐다. 실천 계획을 담은 의제와 생물다양성협약을 마련했고, 삼림에 관한 원칙들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정상회담은 당시로서는 혁신적이고 선구적이었지만, 이때 이뤄진 협약들은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적절한 모니터링 장치가 함께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제환경규범, 근본적 해결에 충분치는 않지만 긍정적 작용

최근 수십 년 동안 환경문제는 폭넓은 공개 토론을 촉발하긴 했지만, 정치와 산업은 당면한 긴급한 도전과제들에 적절히 반응하는 데 게을렀다. 엄청난 기술발전에 사용된 인간의 지성이 심각한 환경과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국제적 지도력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생물다양성 보존과 사막화에 관한 문제 해결은 제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관련한 진전도 거의 없다. 이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강대국들과 환경을 가장 많이 오염시키는 나라들의 책임이 요구된다. 우리는 엄청난 오염을 유발하는 화석연료의 점진적인 대체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미 시작됐어야 할 재생가능한 에너지 개발이 더 많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해가 적은 대안을 고르거나 잠정적 조치에 의존해야 한다. 그럼에도 국제 공동체는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많은 비용을 누가 지불할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이른바 리우+20으로 불리는 국제연합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는 많은 문제를 다뤘지만 효과 없는 최종 선언문을 내놓았다. 자국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나라들의 입장 때문에 국제적 협의가 중요한 진척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개별 국가만의 조치로는 해결될 수 없는 근본적 문제들을 다루려면 세계적인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가 서로에게 의존한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일부 국가들의 이익 보호만이 아니라 세계적 관점에서 해결책들을 제안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긍정적 사례에는 유해폐기물에 관한 바젤협약이 있다. 이 협약에는 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에 관한 사전 통보, 표준 규범, 규제 체계가 담겨 있다. 또한 멸종위기에 놓인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도 그 사례에 포함된다. 여기에는 그 효과적 이행을 검증하려는 현장 방문 조치가 담겨 있다. 오존층 보호를 위한 비엔나 협약, 그리고 몬트리올 의정서와 그 개정안을 통한 그 협약의 실행으로 오존층 감소문제는 해결의 길로 가고 있다.

 

사회 전체의 생활양식이 생태주의로 가야

기본적으로 자연보호법은 인간의 이익을 위해 자연이 필요해 시작된 탓에 자연환경 자체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한계가 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 다시 말해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하고 그것이 추상에 머무르지 않고 환경파괴를 멈추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전배려원칙이 적용돼야 하며, 자연이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이라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실천적으로는 모든 계획의 환경영향평가에서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신중한 연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속도로, 댐 건설 등과 같은 것은 자연 서식지를 차지하고 때로는 파괴해 생물개체군들이 이동하거나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게 한다. 그 결과로 일부 종들은 멸종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이러한 계획들의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해 생태통로 조성과 같은 대안들이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 국가들만 그러한 배려와 신중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특정 생물종들이 상업적으로 이용될 때, 그 종들의 감소와 그에 따른 생태계의 불균형 방지를 위한 그들의 번식 방식 연구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생태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새로운 습관으로 이어져야 한다. 생활양식을 바꾸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힘을 발휘하고 있는 이들에게 건전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값싸게 만들어서 그냥 쓰고 버리는 소비주의문화나 기술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물을 아껴 쓰고 쓰레기를 줄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기를 절약하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활용을 늘리고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생활양식을 채택해야 한다. 자연과 공존하는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환경교육과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개인이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충분하지 않다. 사회문제들은 단순히 개인적 선행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협력망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지역단위에서 효과적으로 개입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국제 관계에서 각국의 주권이 존중돼야 하지만 결국 모든 이에게 해를 끼치게 될 지역적 재해 방지를 위한 상호 합의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존 사회질서와 다른 생태주의방식이 기존의 성장을 대체할 수 있는 가치체제로 기능하고 인류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시민사회에 심어줄 필요가 있다. 기존의 성장방식을 따르지 않는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될 것인지, 그런 사회가 지금의 사회보다 더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 과연 생태주의방식이 기존의 자본주의방식을 대체할 만한 구체적 모습을 제시해주고 있는지에 대해 답을 줄 수 있을 때 보다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박희정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환경행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