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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후르츠’가 던지는 환경메시지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1.25 09:12
  • 호수 113
다큐멘터리 영화 '인생후르츠'의 포스터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수두룩하게 쏟아지는 연말연초의 극장가에서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다. 한 노부부의 인생이야기를 담은 한 일본의 다큐멘터리가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노부부가 전하는 인생과 환경의 스토리를 담은 ‘인생후르츠’가 그 주인공이다.

 

신드롬과 블록버스터 사이에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

‘퀸’이라는 밴드그룹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랩소디’가 역주행 신드롬을 넘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더니 최근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몇 백만의 관객이 동원돼야 흥행이 결정되는 영화시장에서 최근 아주 소소한 흥행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일본의 다큐멘터리 ‘인생후르츠’이다.

12월 6일 개봉한 ‘인생후르츠’는 여느 다큐멘터리 영화들처럼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관객들에게 일본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리틀 포레스트’의 50년 후 이야기라는 극찬을 받기 시작했고, 관객이 늘어나 최근에는 4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일 다양성 영화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대중들의 관심이 늘어나며 역주행의 조짐이 보이자 극장의 상영관마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인생후르츠’가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는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그것은 바로 영상이 담고 있는 환경과 친환경적인 생활이 주는 담담한 메시지다. 그 메시지는 아주 소소한 노부부의 삶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면서 환경을 등한시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들을 던져주고 있다.

 

인생후르츠 스틸컷(영화의 전당)

조금 느리지만 행복하게, 그리고 미래를 위해

‘인생후르츠’의 주인공은 90세 ‘츠바타 슈이치’와 그의 아내 87세의 ‘츠바타 히데코’이다. 혼자 산 세월보다 함께 산 세월이 많은 이 노부부는 영상의 중간 중간 나오는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자란다. 차근차근 천천히’라는 구절과 같이 살아간다.

두 사람은 50년간 생활한 가정집에서 텃밭을 가꾸며, 텃밭에서 난 농작물로 식사를 해결한다. 약 50종의 과일과 채소 70종이 자라는 그들의 텃밭에서는 매 계절마다 신선하고 건강한 과일과 농작물이 열린다. 노부부는 그것을 수확해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며 살아간다.

그들의 삶은 흔히 말하는 슬로라이프다. 자연의 순환에 순응해 느리지만 분주하게, 부족하지 않지만 풍요롭지도 않게 살아간다. 이 부부가 슬로라이프를 실천하는 이유를 알기 전까지 슬로라이프를 실천하면서 서로를 아끼고 위하는 모습은 그저 따뜻하고, 소소했다.

90세의 츠바타 슈이치는 건축가이다. 과거 일본의 고조시의 도시개발에 참여한 그는 주거형 도시가 될 고조시를 친환경적으로 디자인하고 싶어했다. 그는 모든 건물이 최소한의 주거공간만을 확보해 산림 훼손을 최소화 하고, 나무와 텃밭으로 이뤄진 숲의 형태로 조경을 한다면 시원한 통풍은 물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공생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가득찬 회색도시가 아닌 나무로 만든 녹색과 물과 바람이 흐르는 도시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은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절망하진 않았다. 오히려 고조시를 떠나지 않고 작은 주택을 건설한다. 아내와 자녀들은 그런 남편이자 아버지를 지지했다. 그들은 함께 지금의 보금자리를 건설했고, 수많은 과실나무와 텃밭을 가꿨다. 그 공간은 슈이치의 꿈의 공간이었고, 부부가 함께 만든 공간이었던 것. 부부가 가꾸고 생활하는 그 주택은 작은 숲을 담은 보물상자이자 부부의 삶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노부부는 늘 ‘자녀와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것은 '비옥한 토양과 자연’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것을 실천했다. 자신들의 텃밭은 물론 지역사회에도 그들의 생각을 실천한다. 지역의 학교들과 함께 고조시의 작은 뒷산을 수많은 도토리 나무를 비롯한 수목들로 채워나가기 시작했으며, 츠바타 슈이치는 대만의 한 도시와 일본의 ‘현대병 힐링센터’ 등의 설계에 참여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한때 괴짜라고 무시했던 슈이치의 말에 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묵묵히 그를 응원하고 지켜봐준 그의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이야기를 담은 인생후르츠는 우리에게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자연에 친화적인 삶, 그리고 더 나아가 현재 우리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거리를 던진다. 이런 다양한 화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명을 받고 있는 작품이 바로 잘 익은 영화, ‘인생후르츠’인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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