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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불법 수출한 쓰레기, 다시 한국으로‘국제 망신살’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1.25 09:35
  • 호수 113

우리 정부가 연초부터 국제적 망신살을 뻗치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필리핀으로의 쓰레기 수출 때문이다. 일을 벌인 것은 한 업체이지만 그것을 관리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고, 우리나라의 일이기에 국민들 또한 같이 욕을 먹고 있는 지경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항상 그렇듯이 문제가 불거져서야 부실한 관리망은 드러난다. 이참에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엄격한 감독과 감시가 가능하도록 체제를 다듬어야 할 것이다

 

한국발 쓰레기,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되다

작년 8월 터진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거 거부로 인해서 국내에서 넘쳐나는 쓰레기들은 다른 배출지를 찾아야만 했다. 필리핀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이 수출지였으며 그 중 문제가 터진 것이 필리핀이다. 쓰레기 수출은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전제에 돈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필리핀 수출업체는 재활용되지 않는 이물질이 섞인 그야말로 쓰레기를 타국에 이윤을 받고 투기했다. 이것이 현지 관계자에 의해서 확인되면서 필리핀 당국은 물론, 거주민, 환경단체들의 집단 반발을 사고 있다. 국내 그린피스에서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알렸고 국내 언론도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수출업체가 불법으로 필리핀에 투기한 쓰레기양은 대략 6300톤 정도라고 한다. 그 중 1200톤은 컨테이너 51대에 적치된 채로 발견돼 지난 1월 13일자로 국내 반입이 결정됐으며, 나머지 5100톤은 현지 수입업체 부지에 버려진 상태로 있어 이 대량의 쓰레기를 수습해 반입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된 쓰레기 적치장 인근의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들은 심한 악취를 겪고 있으며 혹여나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을까 위생문제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역민들은 ‘다시 한국으로’라고 영어 또는 한글로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그리고 이는 전파를 타고 세계에 알려졌다. 업체 한 곳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이 산더미처럼 큰 화를 불러온 셈이다.

 

한국으로 돌아올 쓰레기

시기의 문제일 뿐 우리 정부는 타지에 불법으로 우리 쓰레기가 투기됐고 지역민과 현지당국이 불 같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 반출된 쓰레기 전량을 국내에 반입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다만 해당 업체가 반입명령을 이행하고 있지 않아 환경부에서 대집행을 하고 추후에 반입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문제는 현지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그 많은 쓰레기를 국내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국내는 수년째 쓰레기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으며, 작년 그 불화가 분출했다. 정부에서는 불법 반출된 쓰레기가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인 만큼 국내로 들여와도 다른 활용도는 찾기 힘들기 때문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립 외에는 현재로서는 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으로서 가장 환경부담이 적은 처리 방식은 땅에 묻는 것인 셈이다. 그린피스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2015년 기준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kg 정도이며, 이는 플라스틱 생산시설을 갖춘 63개국 중 3위로 매우 많이 소비되고 있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국내 매립지는 거의 포화상태에 있다. 매립지 근방의 악취는 국내에서도 지역민들에게 큰 불만 사항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한 업체의 사익을 위한 불법적 행위였지만,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재활용이 가능하든 안 하든 쓰레기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야 봐야 하는 것이다.

 

일회용품, 전향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안 된다

획기적인 쓰레기 처리기술이 당장 발명되지 않는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일회용품 사용의 유혹은 우리 스스로를 절제하게 놔두질 않는다. 개인의 의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계몽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계속돼야 한다. 하지만 늘 그러한 일은 매우 느린 속도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회용품을 생산해내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드라이브가 좀더 강한 힘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일회용품을 재활용이 용이한 형태로 생산하는 일본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정부에서도 폐기물의 재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생산, 수거 시스템과 기술 증진을 위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오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많다. 한 나라에서도 모자라 타지로 쓰레기를 수출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모습이 아니다. 정부당국과 관계기관에서는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데만 신경을 곤두세울 일이 아니다. 국제적 망신살을 뻗친 국내 쓰레기문제를 다른 나라에 떠맡기지 않고 내부에서 해결할 방법에 대해 실질적이고 전향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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