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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과 업체 간 첨예한 대립의 중심에 선 시멘트세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1.25 09:37
  • 호수 113
각종 오염을 유발해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시멘트 공장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해 오는 4월 도입을 앞둔 ‘시멘트 지역자원시설세(시멘트세)’를 두고 지자체와 기업 간의 날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주민들과 지자체는 시멘트세를 환영하는 반면, 세금납부의 의무가 생긴 기업들은 당연히 반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을 불러온 시멘트세, 무엇이 문제일까?

 

한치의 양보 없는 지역자원시설세 논란

최근 일부 지자체와 기업 간의 뜨거운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시멘트이다. 건축자재 중 필수자재로 국가기간산업으로 여겨졌던 시멘트가 ‘지역자원시설세’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하자원·해저자원·관광자원·수자원·특수지형 등 지역자원을 보호·개발하고, 지역의 소방사무, 특수한 재난예방 등 안전관리사업과 환경보호·환경개선 사업 및 지역균형개발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거나 소방시설·오물처리시설·수리시설 및 그 밖의 공공시설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2016년 자유한국당 이철규 의원이 대표발의한 지방세법 개정안 당시 최초로 등장했던 이 세금은 당시 업체의 반발로 무산됐으나, 지난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주요 골자는 시멘트 1톤당 1000원의 세금을 부과해 환경개선과 주민복지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찬반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됐다. 특히 시멘트 업계의 반발과 함께 관계부처 역시 의견합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국회 행정안전위 법안소위는 시멘트세의 과세에 동의하면서도 생산량 1톤당 1000원의 세율은 과도하다며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세율 조정을 주문했다. 지자체와 행안부는 세율이 적정하다며 원안 고수 입장이지만, 당초 법개정에 반대해 온 산자부는 세율 인하를 주장해 결국 관계부처에서도 논의에 실패해 원안 통과를 올해 4월까지 미루고 있다.

시멘트세는 관계부처뿐만 아니라 시멘트 업계와 지자체 및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3년째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논란거리이다. 이러한 갈등의 골은 왜 생겨난 것일까?

 

시멘트세, 이중과세 논란

기업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중과세’이다. 지난해 11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시멘트협회가 국회에 제출한 ‘과세 철회 건의서’를 살펴보면 업계는 이미 원료에 해당하는 석회석에 지역자원시설세를 납부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산품인 시멘트에도 세금을 물린다면 명백한 이중과세라는 주장이다.

또한 세금이 신설될 경우 시멘트 기업들의 환경 부담금이 가중돼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내 주요시멘트 기업들은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따라 2016년부터 총 230억원을 부담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이 시행돼 65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지역자원시설세’가 도입되면 2017년 생산량 기준 시멘트 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은 약 530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무리한 조세는 결국 산업약화와 침체로 이어져 운영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쌍용양회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5.8% 감소했고, 성신양회와 삼표시멘트 역시 각각 56.4%,  17%줄어들었다.

실제 해외의 시멘트 규제는 국내보다 적은 상황이다. 시멘트에 부과되는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의 경우 OECD 국가 중 미국, 독일, 일본 등은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이 없으며,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부과금이 각각 4305원, 2776원으로 큰 편인데 질소산화물 저감에 따른 환급제도를 함께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해치는 산업, 과세 이유 충분해

이러한 업계의 주장을 지자체와 지역주민, 환경단체는 반박하고 있다. 특히 석회석 채굴과정의 과세와 시멘트 제조의 과세는 내용과 목적이 달라 이중과세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주민들은 시멘트 업계는 지역에 많은 문제를 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지역자원시설세가 과세되지 않아 과세형평성을 저하시켰다며, 시멘트세의 원안 유지를 한 치의 양보없이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는 국가기간산업이었던 시멘트 산업에 따른 비산먼지, 소음, 악취로 인해 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은 중진폐증, 만성폐쇄성 폐질환 등으로 심각한 고통을 받고 있다. 강원연구원은 시멘트 업체가 도내에서 유발하는 환경오염, 건강피해 등의 손해가 연평균 32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심각한 대기오염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충청북도 역시 시멘트 산업을 화력발전 다음으로 많은 대기오염원을 발생하는 원인으로 지적하며, 시멘트세의 원안 유지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멘트세를 둘러싸고 양보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떤 결론이 난다고 해도 계속해서 잡음이 들려 올 것이다. 그런 잡음을 줄이고 업계와 지자체,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세금 개정안과 그에 따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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