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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의 보급이 가장 시급한 분야 물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1.25 09:50
  • 호수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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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을 널리 보급하기 위한 노력은 분야를 막론하고 전 세계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 중 적정기술의 보급이 가장 시급한 분야를 꼽는다면, 바로 물 분야일 것이다.

 

다시금 주목받는 적정기술

기존 사회적 시스템의 불합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사회적 책임과 나눔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정부와 기업은 복지예산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관심이 선진국 저소득층을 넘어 글로벌 저소득계층으로 확산되면서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개도국 적정기술 지원 사업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적정기술은 에너지와 자원의 소모가 적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이 감소될 뿐 아니라, 설치비용이 저렴하고, 유지관리가 쉽다. 그래서 저개발국 대상의 소규모 사업에 대한 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 때문에 물 분야 적정기술 사업은 수요자 중심의 원조, 그리고 진정으로 수요자를 생각하는 공적개발원조를 이루기 위한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물 분야 적정기술의 개발을 통한 수자원의 효율적 관리는, 지구적 물 부족에 대처하고, 수여국으로서는 경제 활력과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기틀을 다지게 된다. 물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통한 관련 산업과 문화 분야에서도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기술

대표적인 적정기술제품으로 슈퍼머니 메이커 펌프와 휴대용 정수 필터인 라이프 스트로, 물을 굴려서 운반하는 Q드럼이 있다.

저개발 국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이 적정기술은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을까. 수퍼머니 메이커 펌프 같은 경우는 아프리카의 케냐, 말리 등지에 살고 있는 빈곤층에게 하나의 돌파구이면서,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이프 스트로는 가나,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우간다 등지에서 쓰이며,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있다. Q드럼은 아동과 여성 인구에게 있어 노동의 강도를 줄여주며, 식수를 구하는 데 도움을 줘 실용적이면서 시간을 절약해줬다. 또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지역 시장을 위한 상품생산, 그 지역의 노동력, 원료, 건강, 물, 공중보건, 주거 등을 포함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수여국에서 적정기술이 소외돼온 수억 명의 사람들의 기본적 필요를 채우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여국에게 있어서 적정기술은 기술과 함께 비용 문제를 고려해 사용자 중심에 맞춰야 하며, 그 사람들에게 중요하면서 가치 있게 여겨지는 것이어야 한다. 수여국의 빈곤층은 시설에 대한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없으므로, 한 국가에서 의미 있고, 도움이 되는 것들이 다른 국가에서는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하는 것이다.

물을 운반하는 Q드럼이나 라이프 스트로 같은 적정기술 제품은 개발도상국 현지에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급되기 어려우며, 주로 해외원조나 긴급구호 기관을 통해 보급된다. 또한 이들 기술은 빈곤층의 노동 부담을 덜어주고 빈곤의 고통을 완화하는 적정기술이지만, 소득을 높여 빈곤을 줄이고 생계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개발효과를 직접적으로 가져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적정기술이 현지에서 적정한가 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기부방법보다 그들의 삶에 더 효율적인가 하는 점을 수여국 빈곤층 입장에서 물어봐야 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그룹에게 혜택이 최대한으로 가도록 할 것인가를 먼저 정하고, 이를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무상보급인지 시장을 통한 보급인지가 여기서 결정된다. 그리고 적정기술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무작위적인 기술의 일괄 적용에 앞서 해당 수여국의 현황과 환경에 맞게 수요를 파악한 후 적정한 기술을 선정해 보급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물산업의 관점에서 볼 때, 적정기술은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이다. 적정기술 지원의 선진국인 일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수도분야의 적정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수여국의 현지에 적합한 기술이 어떠한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조를 위한 적정기술을 물산업 해외진출의 측면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도 우리의 선진기술이 아니라 지역이 요구하는 적정기술이 무엇인지를 먼저 조사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적정기술을 빈곤감소와 해당 지역의 자립기반 마련에 초점을 두고 기초 물서비스 제공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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