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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하는 수자원, 재이용 산업을 통해 자연의 원리를 지켜나간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1.25 09:52
  • 호수 113

자연에서 물은 끊임없이 순환하면서 생명을 일궈나가고 있다. 과거부터 우리 조상들은 그런 물의 순환을 자연에 제일 가깝다고 생각했으며, 소중히 다뤘다. 하지만 현재 수질오염과 관련된 뉴스는 사방에서 들려온다. 그래서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물을 재이용하는 산업이 각광받는 것이 말이다.

 

30억 인구가 2025년, 세계 물부족 인구로 분류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물을 식수로서 이용하거나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앞으로 변해갈 수 있다. UN은 세계 물부족인구가 현재 7억명에서 2025년에는 3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우리나라도 1인당 강수량(연 2591㎥)이 세계평균의 약 1/8수준이고, 특히 하천취수율이 36%로 물에 관한 스트레스가 높은 국가군에 속해 가뭄시 수자원의 고른 활용이 취약한 실정이다.

물의 재이용산업은 수자원의 효율적 활용 및 수질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줄임으로써 수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필수적인 산업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빈발과 수질오염으로 사용 가능한 깨끗한 물이 줄어들면서 향후 물 부족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전부터 계속해서 지적돼왔으며,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물을 재이용하는 재생수 시장은 2009년 23억 달러에서 2016년에는 83억 달러로 시장규모가 확대됐으며, 특히 하수의 재이용 시장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인구 증가를 배경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기술 수준을 살펴보면, 상하수도 분야는 선진국과의 경쟁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선진국대비기술수준: 상수75%, 하수 80%), 신소재막분야나 IT를 접목한 상하수도기술 등 핵심 기술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적용되고 있는 재이용수의 용도별 재처리공정은 모래를 이용해 여과시키거나 MF(MicroFiltration: 정밀여과공정), RO(Reverse Osmosis: 역삼투압 공법) 등과 같은 공법이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지자체와 기업체를 중심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재이용산업

포항시는 폐수 무방류 시스템(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을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한 지자체이다. 지난 2012년 포항시 남구 상도동 하수처리장 내에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사업비 1258억원)을 짓기로 하고 민간투자사업(BTO)으로 공사에 착수해, 2년 후인 2014년 8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하루 동안 포항에서 발생한 생활하수 등 각종 하수 23만여t이 수집 관로를 통해 포항공공하수처리시설로 모이고, 이 가운데 13만t이 재이용시설로 들어가 정화수(생산수) 10만t이 나오는 방식이다. 정화수는 포스코와 포항철강공단 입주 기업, 동국산업 등의 공업용수로 사용된다. 이 시설이 있기 전 하수는 하수처리시설만을 거쳐 형산강으로 방류됐다. 재이용 시스템이 만들어진 이후, 전국적으로 가뭄이 극심할 당시 포항은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효과를 톡톡히 봤다. 포스코과 철강공단 등이 필요로 하는 공업용수 중 70% 이상이 이 시설에서 나온 정화수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용인시는 하수처리장의 수자원 재이용 시설을 설치해 빗물과 중수를 화장실 용수 등으로 재활용하는 시설을 설치한 이후 수돗물 사용량이 ⅓수준으로 줄었다. 또한 이 하수처리장은 아파트 단지 등에서 발생한 생활하수를 1차 처리한 뒤 다시 정화해 인근 공장으로 보내는 데 연간 7억원의 수돗물이 절감되며, 이 처리장에서도 재활용수를 500여개 기업이 입주한 인근 지식산업센터로 보낸다.

이 같은 수자원 재이용시설에 대한 연구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같은 특화 연구단지를 통해 개발되고 있기도 하다.

롯데케미칼의 대구 분리막 생산공장은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에 약 500억 원을 투자해 지어 만들어진 곳이다. 3만 2261㎡ 부지에 세워진 이 공장은 분리막을 통해 정류된 재이용수 55만㎡(하루 22만 톤의 하·폐수 처리)를 생산할 수 있으며, 롯데케미칼 외에 LG화학, 효성, 도레이, SK케미칼,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이 재이용수 분야에 진출 중이다.

 

국가별로 최대 30~50%의 수자원을 재이용수로 쓰고 있어

현재 세계의 물 재이용 산업은 공기관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역별 총 도시 하수재생설비는 약 3000여개 이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본이 1800개 이상으로 가장 많은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835), 호주(456), 유럽(234)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지역은 주로 농경관개용 수자원의 재이용이 두드러지며 80% 이상의 도시하수처리설비가 2차처리공정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중동 및 지중해지역에서는 50% 이상의 설비가 2차처리기술이며, 특히 걸프만 지역의 국가들은 식량작물관개, 조경관개 또는 지하수의 회복을 위해 고도하수처리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세계 최대·최고의 물 재이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Water Factory 21’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과거 지하수맥으로 유입되는 해수를 막고 땅이 염분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했다. 지난 1976년 고도처리 시설인 ‘Water Factory 21’을 운영해 하수처리 재생수를 인공 지하수로 주입했는데, 당시 장치를 통해 물을 집어넣어 해수 중의 염분을 제거하고, 다시 염분처리과정에서 발생된 하수를 2차 처리해 본격적인 물순환 작업을 실시한 것이다. 당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역에는 강이 멀리 떨어져 있어 끌어오기 위해서는 막대한 경제력과 자금이 필요했기에 기기를 통한 물의 대규모 순환을 통해 수자원 확보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는 물부족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새로움과 물이라는 단어를 합성해 ‘NEWater’로 이름지은 이 프로젝트는 뉴워터 팩토리(NEWater Factory)라는 이름의 하수 재이용 시설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물 자급률은 60%로서, 한 사람당 가용수자원량은 연간 121㎥이다. 이는 세계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로서 과거 60년대에는 담수의 고갈로 바닷물을 끌어오는 웃지 못할 일까지 펼쳐졌다.

이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수자원의 재이용에 대한 논의가 열렸으며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이 사업이다. 싱가포르 전역에는 지하 10m 깊이로 48㎞에 달하는 분류식 하수관거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가정이나 공장, 산업시설 등에서 나온 하·폐수를 지하터널을 통해 전국 7개의 하수처리장으로 모아 고도처리를 거친 23만㎥의 물을 생산해 현재 싱가포르 물수요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21세기 들어 경제발전과 함께 환경보전을 중요시하는 의식이 높아져 안전하고 깨끗한 물과 건강한 수생태계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데, 물의 재이용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이 줄어들어야 미래가 밝다. 경기연구원이 도내 농업 종사자 58명과 제조업 종사자 51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7년 11월 현장 방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하수처리수 재이용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농업 종사자는 31.0%였으며, 제조업 종사자는 78.4%였다. 그 중 농업 종사자의 51.7%와 제조업 종사자 64.7%가 하수처리수 ‘재이용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막연한 불안감’ 이라는 응답이 농업과 제조업에서 각각 90%와 87.9%로 나타나며 수질에 대한 불안감과 심미적 거부감 등을 구체적 이유로 들었다. 물부족 시대가 다가오는 지금 물의 재이용 산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앞으로도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사람들의 인식도 개선할 수 있게끔 해야 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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