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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고갈, 인간과 사회의 안보를 위협한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1.25 09:56
  • 호수 113
물 부족, 물 안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물은 모든 생명의 원천이라고 불린다. 실제 인간을 비롯한 많은 생물들이 물을 근원으로 살아간다. 물은 기본적, 필수적 요소이다. 그러나 인구수의 증가로 인해 물은 부족해졌고,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물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물순환에 장애가 생겨났고, 수질오염으로 인해 활용할 수 있는 물은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수자원

모든 생명체는 공기와 물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인간에게 공기와 물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공기 없이는 3분을 버티기 어렵고, 물 없이는 3일을 버티기 어렵다. 물과 공기만 있으면 어떠한 음식을 먹지 않고도 3주를 버틸 수 있다. 수자원은 인간에게 있어 공기 다음으로 중요한 자원이다.

그러나 지구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한정적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지구에 약 15억㎦ 규모의 엄청난 물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97.5%가 염분이 포함된 해수이다. 우리가 식수나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2.5%에 불과한데 그마저도 대부분이 지하수, 빙하, 만년설 등으로 강과 하천 등 생물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0.4%(600만㎦)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의 증가는 물 수요량 급증을 불러왔고, 이는 물 부족으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 따른 수질오염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더 줄어들기 시작했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물순환 장애 등으로 수자원의 불균형과 담수 유출도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는 뻔하다. UN환경계획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전 세계 75억 명의 전체 인구 중 식수 부족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은 무려 11억 명에 달한다. 그리고 약 8억 명의 사람들이 오염된 식수에 의존해 살아가고 있으며, 20초마다 한명씩 장티푸스나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2025년 물 부족 현상을 겪을 인구는 전 세계 28억명을 초과할 것이며, 물부족 국가는 48개국에 달할 것이라는 점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요소인 수자원이 가장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자원인 셈이다.

이런 귀하고 유한한 자원은 수많은 갈등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 그리고 실제 물을 확보하기 위한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며, 더 나아가 수자원 확보와 함께 따라오는 보이지 않는 이윤 확보를 위한 눈치싸움이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물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나일강(사진은 에티오피아의 블루 나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물분쟁

예로부터 인간의 문명은 강을 기점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또한 수자원을 확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문명은 강한 문명이 됐고, 이러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는 과거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러한 경쟁이 오래도록 이어오고 있는 곳이 바로 나일강 유역이다. 지난 수십년간 이집트는 나일강을 독점해왔다. 1920년대 나일강 상류 지역의 국가들을 식민지로 지배하던 영국은 수에즈 운하의 통행권과 식민지령 내 영국기업들의 수자원 활용을 위해 이집트와 수단에 나일강 전체 수량의 89%를 우선 이용하는 권리를 보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집트는 전체 수자원의 98%를 나일강에서 얻고 있으며, 전력 수요의 50% 이상을 나일강에 의존하고 있다. 이집트 인구의 90%가 나일강 인접에서 생활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받던 나일강 상류에 위치한 국가들이 독립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현재 나일강을 인접한 국가는 이집트와 수단을 포함해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 10여개 나라이다. 그중에서도 에티오피아는 2013년 물 이용권 재분배를 위한 협정을 추진하면서 물분쟁의 시초를 알렸다. 당시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나일강물이 한 방울이라도 줄어든다면 우리는 피를 흘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반응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물러서지 않고 나일강 상류에 수력발전을 위한 중력댐인 ‘그랜드 에티오피안 르네상스댐’ 건설을 시작했다. 초대형 댐인 르네상스댐은 740억m³의 물을 저류할 수 있어 하류에 위치한 이집트와 수단에 유입되는 강물 양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2015년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3국은 수력발전용 댐 건설과 수자원 공유를 위한 기본합의를 도출하며 수자원 갈등의 해결책을 마련하는 듯했으나 1년만에 이집트 정부가 계약을 원천 파기하면서 분쟁은 아직도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물 분쟁은 비단 나일강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300여 개가 넘는 강들이 두 국가 이상에 걸쳐 흐르고 있으며, 이 국제하천 유역에 50여 개국, 세계인구의 35~40%가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자원 확보를 목표로 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중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베트남의 5개국을 가로질러 흐르는 메콩강에서도 중국이 대규모 댐을 건설하며, 각국과 분쟁을 일으킨 바 있으며, 브라질과 파라과이는 아르헨티나와 파라나강을 두고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다행히 두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나 인도, 네팔, 중국, 방글라데시를 거쳐 흐르는 겐지스강에서는 인도가 캘커타지역의 홍수 방지를 위해 대규모 파라카댐을 건설하면서 갈등이 발생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터키와 이라크 역시 티그리스 강을 두고 일촉즉발의 날선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물분쟁은 자칫하면 국가 간 충돌로 이어져 막대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1972년 스웨덴에서 개최된 UN 인간환경회의, 1977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UN 마르텔플라타 물 회의, 1992년 리우환경개발회의, 2002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된 지구정상회의, 2006년 멕시코에서 개최된 제4차 세계물포럼 각료회의 등 물과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와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 스트레스 지도

갈수록 심화될 물 부족, 물 안보가 살길

앞서 살펴봤듯이 물 부족은 결국 물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물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각종 산업에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수자원 안보가 국가의 안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물은 각종 산업의 원동력이다. 식량을 생산하는 농업의 경우 세계 담수 사용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해산물 소비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양식업 역시 많은 양의 물을 소모하고 있다. 식량뿐만 아니라 제조, 건설 등 2차산업분야에도 끊임없는 산업용수가 소비되며, 에너지 부분 역시 현재 세계 물의 15%를 사용하고 있다. 즉 수자원의 고갈은 우리의 먹거리부터 제조 생산, 에너지 분야의 몰락을 의미한다. 수자원의 고갈은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쳐 결국 한 국가가 몰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2012년 ‘물 스트레스 지수’가 이미 심각수준에 다다랐을 뿐만 아니라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50년 OECD 국가 중 물 스트레스 지수 1위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해마다 심각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늦겨울부터 장마철까지 이어지는 가뭄과 강우량 감소와 장마의 변화로 가뭄기간 동안 농업·산업 부분에서 용수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해서 일어난다면 농산물 생산량 저하에 따른 식량 안보가 흔들릴 수 있고, 산업 역시 어려워질 수 있다. 즉 물 부족이 연쇄적으로 다른 산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뭄과 물부족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안보는 군사·보건·식량·에너지·물 안보로 구분되는데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 안보는 갈수록 중요해질 사안이다. 많은 국가들이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시작했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강우량 부족, 가뭄 등 물 관련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 역시 더 나은 물 안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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