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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를 위해 물려줘야 할, 우리가 보전해야 할 자연의 보고 ‘습지’ / 이정환 국립습지센터장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1.25 09:57
  • 호수 113
이정환 국립습지센터장

일정 기간 잠겨있거나 젖어있는 땅 습지는 수많은 생물들이 자생하는 터전이자 대기, 수질 등을 정화하는 자연의 신장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과거 습지는 쓸모없는 땅으로 불리며 메워지기 다반사였고, 현재는 기후변화와 오염으로 시름하고 있다. 이에 퓨쳐에코는 2월 2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아 국내 습지 보전과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립습지센터의 이정환 센터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습지의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1. 먼저 국립습지센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8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의 후속조치 중 중앙정부, 지자체, NGO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습지관련 조사, 연구, 홍보 등을 총괄·조정하는 국가차원의 전담연구 조직 설립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에 환경부는 2013년 5월, 한국을 대표하는 내륙습지인 경남 창녕 우포늪 인근에 연면적 4950m2 규모로 국립환경과학원 소속기관으로 국립습지센터를 개소했습니다.

현재 국립습지센터는 습지조사결과를 공간정보로 DB화하고, 우포늪의 자동기상측정망 자료를 원격 수신을 위한 습지 정보실, 습지의 주요 생물종 샘플을 보관하는 수장고, 국립습지센터에서 생산되는 보고서와 습지관련 서적을 보관하는 정보도서관을 비롯해 실험실, 중·소회의실, 사무실, 강당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5개 습지조사사업, 대중인식증진 사업, 습지 관련 각종 현안 대응을 위해 전국을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2. 습지의 중요성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많은 습지가 소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습지의 가치는 무엇이고, 습지가 소멸되는 원인과 현재 국내 습지의 현황은 어떤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습지는 전 세계 약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며, 습지로부터 다양한 식량과 의약품을 위한 유전자원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홍수와 가뭄을 완화시키고, 해안선을 보호하며,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며, 전 세계 생물종의 40%가 습지에 살고 번식합니다. 전 세계 육지 표면의 3%에 불과한 이탄습지, 염습지, 맹그로브습지 등은 전 세계 산림의 2배에 달하는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훌륭한 생태관광지로서 우리의 삶을 품격 있고, 여유 있는 삶으로 변모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람사르사무국에 따르면 기후변화, 인구증가, 도시화, 지하수 과사용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습지의 약 35%가 1970년에서 2015년 사이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습지는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우 뛰어난 자연자원임에는 틀림없으나 대부분 경제 논리에 의해 습지의 가치가 저평가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지난 1월 환경부 보도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약 12%의 습지가 소실되거나 면적이 감소됐습니다. 해당 기사의 주요골자는 센터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408개 습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 훼손된 습지는 총 165곳이며, 소실 74곳, 면적감소 91곳인데 약 90%가 경작지 조성, 시설물 건축, 도로 개발, 산업단지 조성, 리조트 개발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초지나 산림식생 등 자연적인 요인은 10%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습지의 가치나 중요성이 다른 개발 행위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습지 관리를 위해 크게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내륙습지는 환경부가, 연안습지는 해양수산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내륙습지의 경우 환경부에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현장 위주의 습지발굴조사를 통해 총 2499곳(734.6km2)의 습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토를 대상으로 위성영상과 수치 지형도를 이용해 습지가능지역 추출과 현장 확인을 실시 중이며, 2020년 이후에는 보다 세밀한 국내 내륙습지 분포현황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안습지는 대부분 갯벌 지역으로 해양수산부에서 2487.2km2의 연안습지가 국내 분포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있습니다. 이중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습지는 2019년 1월 기준으로 총 45개 지역(1564.852km2)입니다.

 

3. 습지의 관리 및 복원을 위해 국립습지센터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이나 캠페인이 있다면 소개바랍니다.

국립습지센터는 환경부에서 추진하는 습지보전 관련 정책을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기본적으로 5개의 습지조사사업과 대중인식증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습지와 관련된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5개 습지조사사업은 신규습지 발굴, 발굴된 습지에 대한 5년 주기의 모니터링,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정밀조사, 하구습지의 보전방안 마련을 위한 정밀조사,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습지에 대한 5년 주기의 정밀조사이며, 이 사업들을 통해 습지보전관리 정책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습지에 대한 대중인식증진을 위해 습지보호지역 및 생태우수습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역량강화사업,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위한 지원사업, 습지보호지역 모니터링 블로그·SNS 운영 등을 하고 있습니다.

 

우포늪

4. 습지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정부 정책 중 보완할 사안이 있다면 무엇인지?

환경부에서는 지난해 습지조사 선진화, 습지보전강화, 습지의 현명한 이용 다변화, 습지관련 국제사회 협력강화를 주요 골자로 하는 ‘제3차 습지보전기본계획(2018~2022)’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계획은 ‘제2차 기본계획(2013~2017)’에서 이행되지 못했던 분야를 포함해 이상적인 습지보전관리를 위한 선언적인 내용이 담겨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습지와 관련된 핵심사업들이 포함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3차 기본계획에 담겨 있는 사업들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습지의 안정적인 관리를 이룰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증진과 지자체별 전담조직과 인력 확보, 그리고 습지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증진을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홍보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습지 기능에 대한 생태계서비스의 정량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습지가 인류에게 주는 생태계서비스를 누구나 알기 쉽도록 결과를 도출하고 홍보를 한다면 과거처럼 경제 논리에 의해 저평가 되는 사례가 점차 줄어들 것이며, 자발적인 습지보전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둘째로 각 지자체별로 습지 전담조직과 인력 배치와 조례 재정, 지자체 도시계획상 습지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내용이 반영돼야 합니다. 순천시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는데, 순천시는 순천만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전담조직 설치 및 전문인력 배치, 관련 조례 재정, 습지 보전을 우선적으로 하는 도시계획을 수립·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순천만 습지와 습지를 이용하는 흑두루미와 같은 야생생물들의 개체수가 늘어났으며, 매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 됐으며, 지역경제도 활성화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습지와 관련된 교육입니다. 교육은 인륜지대사라는 말이 있듯 교육은 사람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킵니다. 따라서 교육관계기관에서 어린 아이 때부터 습지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해당 지자체의 습지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습지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습지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해외에서도 습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중 소개할 만한 것이 있다면요?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시행 중인 ‘습지총량제도(No net loss of wetland)’가 있습니다. 습지총량제란 습지의 보전을 위해 습지를 개발하려는 자는 개발로 인해 상실되는 습지를 보상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습지의 순손실 방지를 목적으로 습지훼손에 대한 보상완화조치가 습지관련 법에 법제화됐으며, 미육군공병단과 환경보호청은 1990년 체결한 합의각서에 따라 습지훼손 가능성이 있는 개발 사업이 신청되면 회피, 최소화, 완화의 3단계의 검토절차를 거쳐 습지의 손실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습지 훼손에 따른 완화조치는 다른 지역에 소재하는 습지보다는 동일지역 내의 습지로 이종의 습지보다는 동종의 습지로 완화 조치하는 것을 우선시하며, 대체습지를 조성하거나 보전하는 것보다는 원래 습지를 복원하는 것을 더욱 우선시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정책의 결과로 1992년과 1994년 사이에 개발 사업으로 인해 4046m2의 습지가 손실돼 있으나 7282.8m2의 습지가 새로 조성됐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캐나다의 습지총량제도 또한 유사합니다. 국내에서도 2008년부터 습지총량제 도입을 위해 노력해 왔으나 그동안 관련 인프라가 마련되지 못해 아직까지 도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으나 현재 추진 중인 자연자원총량제와 연계해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끝으로 퓨쳐에코 독자들에게 한 말씀 바랍니다.

습지를 비롯한 자연자원의 훼손은 자연자원에 대한 가치를 저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습지는 지구에서 가장 생산적인 생태계 중 하나입니다. ‘지구의 신장’이라 표현되기도 하며, 풍부한 생물다양성 덕분에 ‘생물학적 슈퍼마켓’으로도 표현됩니다. 국제사회는 매년 2월 2일을 ‘세계 습지의 날’로 지정하고 습지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합니다. 2019년 세계 습지의 날의 주제는 ‘습지와 기후변화’로 정해졌습니다. 습지가 가지고 있는 미기후 조절, 탄소저장 기능 등 기후변화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습지는 우리의 미래 세대들을 위해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연자원 중 하나이며, 습지를 보전하는 것은 우리 세대들의 책무입니다. 앞으로도 국립습지센터는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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