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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절감을 위한 배양육, 아직 갈 길이 멀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2.26 09:13
  • 호수 114

미래를 그려내는 SF장르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 중 대표적인 것이 배양육이다. 배양육은 동물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성장시켜 만들며, 직접 가축을 키우기 힘든 환경에서 고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축산용 가축사육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관심이 집중돼왔다. 그런데 최근 이 배양육이 애물단지가 된 것 같다.

 

축산용 가축의 메탄가스와 배양육의 온실가스의 차이

최근 배양육의 실용화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옥스퍼드대학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마틴 스쿨’의 존 리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가축 사육 방식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자료와 배양육을 만드는 데 투입되는 에너지를 생산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양을 비교해 재미있는 결과를 얻었다. 바로 온실가스를 절감하기 위해 만드는 배양육이 온난화를 더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유는 배출되는 가스의 종류에 있다.

축산용 가축들이 풀을 뜯으며 만들어내는 방귀 등 메탄가스는 일반적인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난화 현상에 간섭하는 정도가 강하다. 하지만 이들 메탄가스는 오래가지 못한다. 이산화탄소는 한 번 만들어져 방출되면 무려 1000여년에 가까운 유지기간을 가진다. 하지만 메탄가스는 만들어져도 12년 정도면 온난화를 가속화시키지 않게 분해된다. 양과 질에 있어 지속성이 큰 열쇠가 되는 셈이다.

이번 실험은 린치 박사 팀이 종합시뮬레이터를 통해 1000년간의 설정을 잡고, 그 기간 동안 3가지 축산 과정과 4가지 배양육의 생산방법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각각 얻은 수치를 대입해 얻어낸 것이다.

실험을 진행한 린치 박사는 배양육이 앞으로 미래식량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발전된 생산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번 연구가 배양육이 축산보다 혜택을 가져오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배양육 생산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래 배양육 생산 과정의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 수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 언제쯤 배양육을 식단에서 먹을 수 있을까?

배양육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듯이 실용화시키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배양육을 사람들이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배양육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배양육은 생물이든 생명이든 죽이지 않으면서, 먹고 싶은 부위를 알맞게 잘 가공된 형태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가축을 기르는 데 쓰이는 물과 식량과 비교하면 효율도 늘어난다. 배양액 100L가 있으면 수십 kg의 고기를 만들 수 있지만, 송아지는 사료 100kg를 주면 자라지도 못하고 굶어죽는다. 생물로서 소비하는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에 대해 배양육 생산 기업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굿 푸드 연구소’의 과학기술 담당 데이비드 웰치 이사는 배양육이 소비자들에게 상업적으로 판매되기까지는 기술발전이 필요하며 앞으로 5~10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실험을 진행한 린치 박사 연구팀도 아직 실험실 연구 단계이고, 생산시설도 어떤 식으로 운용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4가지 잠재적 방식을 설정하고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과 CO2 배출량을 검토한 가운데, 계속 연구를 진행할 것임을 내비쳤다.

배양육 산업에 대해 각 국가들도 구체적인 규제책을 마련하면서 대비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와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8년 11월 가축이나 가금류의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세포배양육’에 대해 공동규제하고 감독해 나가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험실의 샬레 안에서 배양·증식되는 재생의료용 피부처럼 식용육도 세포에서 배양·증식할 수 있게 됐다. 탄소 방출의 효율성을 극복한 다음은 사람들의 인식이다. 친환경을 위해 만들어진 배양육이 오히려 자연산 동물로 만든 고기보다 저급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농무부와 미국 식품의약국은 2018년 7월 세포배양식품에 관한 공청회를 열어 세포배양육 연구를 진행하는 기업이나 연구자와 소비자 등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상당수 사람들이 배양하는 과정에서 세균에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배양육 제조회사들의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미래에 우리 밥상에 배양육이 등장한다면, 이들은 과연 현재의 축산업과 환경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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