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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난 당하는 코끼리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2.26 09:15
  • 호수 114
한 쌍의 코끼리가 주민들이 던지는 불덩이를 피해 달아나고 있다. (사진=Caters News)

어미 코끼리 옆에 딱 붙어서 걸어가는 새끼 코끼리의 모습은 언제 봐도 귀엽다. 엄마를 따라 물 목욕을 즐기고 풀과 나뭇가지를 뜯어먹고 때때로 엄마코끼리의 코에 자기 코를 감아 장난을 치기도 한다. 모계중심으로 무리를 이뤄 살아가는 코끼리가족은 마치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바라만 봐도 미소 짓게 된다. 인간과 코끼리, 무리를 지어 살며 가족을 사랑하는 모습은 서로 닮아 있지만, 언제나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오진 못했다. 야생에서 삶을 살아가던 코끼리들은 인간에 의해 살 곳을 잃고, 괴롭힘을 당하고, 급기야 죽임을 당하기도 한다. 인간은 왜 코끼리를 못 살게 구는 것일까?

 

코끼리에게 무슨 일이?

최근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안타까운 코끼리 사진 두 컷을 공개했다.

한 컷은 인도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던진 불덩이에 코끼리 모자가 황급히 도망가고 있는 모습이다. 인도 동부 웨스트 벵골의 외딴 마을인 비슈누푸르에서 찍힌 이 사진에는 주민들이 코끼리를 마을에서 쫓아내기 위해 과격한 공격을 가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불이 붙은 막대기를 던지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몸을 피하는 어미 코끼리와 그 옆을 바짝 붙어 도망가고 있는 새끼 코끼리의 모습이 애처롭다. 어미 코끼리의 몸에는 사람이 던진 불덩이에 맞았는지 시커멓게 그을린 자국도 있다.

또 한 장의 사진은 위험한 기찻길을 어미 코끼리와 새끼 코끼리가 건너려 하는 모습이다. 언뜻 봐도 새끼 코끼리에게는 위험해 보이는 높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누군가에게 쫓기는지 갈 곳을 잃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다.

이렇게 코끼리들이 쫓겨다니는 이유는 그들이 사람들의 농작물을 헤집고 주택에 들어와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최근 늘고 있는 인도의 삼림벌채 때문에 서식지를 잃은 코끼리들이 먹을 것을 찾아 인가로 내려온 것이다. 새끼를 데리고 다니기에는 위험할 수도 있지만 살 곳도 먹을 것도 없어졌으니, 민가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에게 쫓겨난 코끼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인도코끼리는 현재 멸종위기종이며 1940년 이후 개체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한다.

 

위험한 기찻길을 건너고 있는 코끼리 모자 (사진=Caters News)

코끼리를 위협하는 것들

코끼리를 위협하는 것은 삼림벌채뿐만이 아니다. 코끼리의 상아, 가죽 등 그 희귀성에 눈 먼 사람들이 그들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한다. 화장품, 약재 등 활용방안도 여러 가지인데 활용성을 알고 밀렵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해 억지로 상품을 만들어낸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또한 밀렵꾼들이 코끼리에게서 얻는 것은 신체부위만이 아니다. 인간은 야생의 동물인 코끼리를 길들여 경기에 투입하거나 서커스 공연을 하게 한다. 축제 때는 퍼레이드에 동원되기도 한다. 거리를 행진하는 코끼리의 모습은 그나마 그 중 평온해 보인다.

코끼리가 지닌 야생성을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길들이는 과정은 인도적이거나 동물의 권리가 지켜지는 선을 넘어선다.

마치 애완동물을 대하듯 코끼리에게 힘들고 굴욕적인 자세를 요구하거나, 아니면 망치와 같은 둔기로 머리를 마구 쳐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모습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잘 알려졌다.

우리에게는 이런 장면들이 먼 나라의 일들로 보일 수도 있다. 기온이 영하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사는 동물인 코끼리이기에, 우리에게 더 익숙한 그들의 모습은 동물원에 갇혀 있는 모습일 수 있다.

한국에는 총 17마리의 코끼리가 동물원에서 사육되고 있다. 코끼리는 야생에서 하루에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사는 동물이지만 좁은 동물원 사육장에서 그것은 불가능하다. 주로 서식하는 곳도 흙과 모래로 된 땅이 아닌 시멘트로 된 딱딱한 바닥인 경우가 많다. 좁은 공간에사는 육중한 코끼리는 운동 부족으로 발에 상처를 입기 쉽고, 사실상 감금상태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머리를 흔드는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모계 중심의 무리생활을 하는 코끼리는 동물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가족과 떨어지는 것이며, 전혀 다른 삶의 방식에 던져지는 것이다. 동물원에 사는 이들의 수명은 야생의 절반 수준인 30~40년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역설적이게도 코끼리는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물이다. 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주지만 남은 평생 자신이 살던 곳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야 할 그들의 삶은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3월 3일은 세계 야생동식물의 날이다. 이 기회에 코끼리들의 하루를 한 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당장 관습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작은 변화는 작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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