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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살인한파, 이대로라면 일상이 된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2.26 09:16
  • 호수 114

미국에 말 그대로 살인적인 추위, 살인한파가 불어 닥쳤다. 영하 50도까지 내려간 미국의 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서는 무려 27명이 한파로 사망했다. 문제는 이러한 살인한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영화 ‘투모로우’가 현실이 된 미국

영화 ‘투모로우’는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북극의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돼 결국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을 담은 영화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접했을 이 영화가 현실이 됐다.

지난 1월 말부터 미국에 동부와 중서부에 불어 닥친 한파는 영화를 재현했다. 미네소타 영하 66도, 시카고 영하 45도 등 각 지역에서 연일 최저기온이 경신됐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만 해도 1억 400만에 달했다. 무려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영하 40도가 넘는 한파에 노출된 것이다.

그 결과는 끔찍했다. 추위 때문에 학교는 휴교령을 내렸으며, 관공서와 가게들이 문을 닫았다. 자동차들은 고장이 나거나시동조차 걸리지 않았고, 도로도 눈이 얼어붙어 통행에 차질을 줬다. 항공편 역시 3000편 이상이 취소됐다. 도시 전체가 얼어붙은 듯 마비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명피해에 있었다. 미국립기상청은 “체감 온도가 심하게 떨어져 피부가 5분만 노출되도 동상에 걸릴 수 있으며, 몇 분, 몇 초 내 저체온증에 걸리는 상황”이라고 당시 한파의 위력을 경고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동상환자가 속출했고, 특히 1월 말부터 2월 11일까지 약 2주간 무려 27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동상환자와 사망자들 중 대부분은 노숙인이나 방장치가 부족한 저소득층, 외부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뤘지만, 일상생활 중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례도 적지 않아 갑작스런 기온변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보여줬다.

 

심각한 기후변화, 일상이 될 수 있다

미 기상청은 이번 미국의 한파를 북극지방에서 남하한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로 보고 있다. 북극 소용돌이는 북극과 남극의 성층권에 있는 차가운 바람이다. 북극 소용돌이는 원형으로 강하고 빠르게 부는 제트기류 때문에 극지방에 머물러 있었으나, 최근 남하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극지방에 성층권 돌발 기온상승(Sudden Stratospheric Warming, SSW)이 발생해 북극의 제트기류가 약화되거나 변하면서 북극 소용돌이가 남하하는 것이다. 과학자와 기후학자들은 “과거 SSW 현상이 10년에 6번 정도 발생할 수 있는 이상현상이었으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 주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폭설과 한파를 겪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동부연안이 한파의 직격탄을 맞아 조지아주ㆍ사우스캐롤라이나주ㆍ플로리다주에 폭설이 내렸으며,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고 17명이 한파로 인해 사망한 바있다.

문제는 이러한 한파가 꼭 미국에 국한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북극 소용돌이의 영향이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유럽, 아시아 일부에도 이와 연관이 있는 추위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그 경고와 마찬가지로 실제 제트기류의 변화로 인해 북극의 한파가 남하하면서 유럽과 아시아에도 폭설과 한파가 발생한 경우가 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시베리아보다 더 추웠으며, 유럽도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한파와 폭설을 경험하고있다.

 

강추위에 만들어진 유령사과(Ghost apples)

美, 기후변화 중요의제로 떠오를까?

사람들은 지독한 한파를 또 다른 재미로 즐기기도 했다. 각종 SNS와 포털사이트에는 한파로 인한 기이한 현상들이 사진과 영상으로 올라왔다.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인간들의 창문을 두들기며 도움을 요청하는 길고양이, 비가 물체에 닫자마자 얼어붙는 우빙현상으로 인해 만들어진 사과모양의 얼음, 물에 젖은 청바지가 선 채로 얼어붙은 ‘청바지 유령’, 에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 엘사를 체포하는 위트 넘치는 사진 등 한파로 인한 이색적인 현상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후변화를 그저 웃어넘겨서는 안 된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7일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을 제시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을 본뜬 그린뉴딜은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내용이다.

기후변화 회의론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와 공화당에 전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린뉴딜에는 엘리자베스 워런 등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치인들이 대거 서명하면서 기후변화가 차기 미국 대선에 큰 화두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가뭄과 건조증상으로 인한 산불, 잦아지는 대형 허리케인, 눈폭풍과 한파 등 기후변화에 직격탄을 경험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있는 미국, 앞으로 미국은 기후변화라는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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