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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정책인가? 탁상행정인가? 논란의 ‘제2차 악취방지 종합시책’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2.26 09:26
  • 호수 114

생활에서 혐오감을 주는 냄새인 악취는 인간의 호흡시 곧바로 감지되기 때문에 발생과 함께 정신적·심미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한다. 이에 환경부는 악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9일 ‘제2차 악취방지 종합시책’이 발표됐는데, 이를 두고 축산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 ‘악취를 위한 선제적 대응 나선다’

후각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예민한 감각기관이다. 금방 적응해 둔감해지기 때문에 가장 둔한 감각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인간의 후각은 촉각, 시각, 청각보다 예민하다. 즉 어떠한 감각보다 냄새를 빠르게 감지한다는 것이다.

좋은 향기는 기분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지만 그 반대의 냄새는 기분을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극심한 스트레스까지 동반한다. 이처럼 좋지 못한 냄새를 악취라고 한다. 최근 이러한 악취에 대한 민원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환경부 환경통계포털에 따르면 2014년 1만 4816건 발생한 악취민원은 2015년 1만 5573건, 2016년 2만 4748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7년에는 2만 2851건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환경부는 악취 저감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9일 환경부는 2019년부터 2028년까지 시행되는 ‘제2차 악취방지종합시책’을 발표했다. 이번 시책은 ‘악취방지법’ 제3조에 따라 수립·시행되는 국가 악취관리 정책의 최상위 계획으로, 제1차 시책기간(2009~2018) 동안의 추진 성과와 여건 변화를 고려해 향후 10년간의 악취관리 정책방향을 담고 있다.

시책을 살펴보면 ①사전예방적 악취관리, ②맞춤형 악취배출원 관리, ③과학적 악취관리기반 강화, ④적극적 소통을 위한 거버넌스 활성화 등 4대 분야에 9개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특히 사전예방적 악취관리를 위해 모든 악취배출시설을 설치 전에 사전 신고하고, 악취측정을 의무화 했으며, 악취노출허용기준을 설정한다. 또한 민원이 많은 축사, 음식물, 하수도, 정화조 등에 맞춤형 악취 관리를 시행하고, 악취피해지역에 맞는 배출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악취확산 모델링 기법 구축, 정보통신기술(ICT) 등 최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악취를 감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적극적 소통을 위한 악취관리 협치(거버넌스)를 활성화하고, 취민원부터 협의체 구성·운영 현황, 악취배출시설 현황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시책을 통해 ‘악취 없는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비전으로, 2028년까지 악취로 인한 불편민원 건수를 2017년(2만 2851건)에 비해 57%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법정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악취는 소음·진동 등과 더불어 국민 생활환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감각공해로, 이번에 수립된 제2차 악취방지종합시책을 차질 없이 이행해 국민 삶의 질이 한 층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발하는 축산농가, ‘축산농가 죽이는 탁상행정’

이러한 환경부의 제2차 악취방지시책 발표에 축산농가들은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환경부의 시책이 축산농가를 위축시킬뿐만 아니라 제대로 현장을 조사하지 않고 시행하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축산농가들이 반발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맞춤형 악취관리 부분이다. 환경부는 축사의 악취 관리를 위해 △축사 등 사전신고 대상 도입 △밀폐형 축사로의 전환 △축사 밀집 지역에 대한 자동관리 시스템 도입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신규 허가규모인 1000㎡ 이상의 돈사는 의무적으로 밀폐화 할 예정이며, 바이오커튼 등을 통해 밀폐화하지 않고도 악취를 유발하지 않는 친환경 축사는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축산관련 단체협의회, 대한한돈협회 등 축산농가와 업계들은 반발하고 있다. 축산관련 단체협의회는 지난 1월 15일 환경부가 수립·발표한 악취종합방지대책에 대해 ‘불통·탁상행정의 결정체 환경부는 즉각 각성하라’는 성명을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으며,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2월 7일 환경대책위원회를 열고 ‘악취저감 의무를 농가에만 전가하는 잘못된 정책’이라며 종합시책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축단협은 “환경부가 5차례 전문가 포럼과 1차례 공청회를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는데 이중 축산을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가 누구인지 환경부는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며, 한돈협회는 “축산농가들도 냄새를 줄이기 위해 자구방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환경 개선을 통해 지속 발전 가능한 축산 선진화를 위해 정부 정책에 협조하는 상황에서 현장을 무시한 단순규제”라고 주장했다.

축산업은 안타깝게도 악취민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전체 악취 민원 2만 2851건 중 6112건(27%)이 축산업에 관련된 민원이었다. 이에 축산업은 많은 규제의 대상이 돼 왔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가축사육제한을 하고 있으며, 환경부에서도 악취감축을 위해 규제안을 마련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현장의 특성과 산업을 위협할 만큼의 규제는 농가는 물론 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악취로 고통받는 국민들과 정부, 그리고 축산업계가 수렴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현실성 있는 시책이 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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