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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하는 생수시장, 안정성 논란 계속될 것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2.26 09:31
  • 호수 114

먹는 샘물, 병입수, 미네랄 워터로 불리는 생수는 물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편리함을 줄 뿐 아니라,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수많은 광고들에 따른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그 수요는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용기에 담겨진 물이 과연 깨끗할지, 유통기한은 잘 지켜지는지 불안한 마음도 있다. 시장에서 순기능을 하고 사람들에게 편의를 준다는 측면에서 불안함을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소비자들이 믿고 마실 수 있는 안정장치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검증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 형성하며 급성장 중

국내에서 생수 판매가 공식적으로 허용된 것은 88올림픽 때다. 올림픽에 세계인들이 모이기 때문에 생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었고 올림픽 폐막 뒤 판매는 금지됐다. 수돗물의 공공성 확보라는 명분 때문이었다. 이후 1995년 5월 먹는물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생수의 본격적인 국내 판매가 재개된다. 이후 국민들의 소득과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그 시장 가능성과 소비자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현재 그 시장규모는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의 생수시장은 2013년 5000억 규모에서 2016년 7000억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급기야 수돗물 음용율인 30%를 추월하고 있는 상황이다(2017년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자료). 업체들은 유익한 샘물자원을 통한 프리미엄 상품과 고급화 브랜드를 내세워 치열한 판매경쟁을 하며 물시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생수시장의 이러한 성장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이미 우리보다 일찍 생수시장에 뛰어들어 브랜드 가치를 확산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이 많다. 에비앙 등 수입생수의 평균가격은 용량별로 국내산의 3~17배 수준을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최초 중견기업 일부업체와 대다수 중소기업에서 생수 판매를 시작했으나, 현재는 대기업과 대형유통업체까지 참여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 이로 인해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만만치는 않다.

 

끊임없는 수질 안전성 논쟁

생수시장의 해외 진출 난조에 대해 브랜드파워, 해외시장정보와 영업네트워크 부족 등이 거론된다. 엄격한 수질기준에 맞추느라 제품 차별화 등 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한계가 있다느니, 수질기준 및 제조공정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느니 하는 말도 나온다. 어느 정도 품질 확보만 한다면 홍보나 브랜드 이미지, 영업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더 큰 시장성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먹는 물에 있어서 방심은 금물이다. 국내는 여러 차례 수질 기준을 초과해 회수조치된 사례가 있다. 충청샘물 원수에서의 악취 발생, 생수 제품수에서 비소 검출, 원소 우라늄 검출 논란 등이 그것이다. 이들 사건들은 모두 2017년 하반기 이후에 발생한 비교적 최근에 벌어진 일들이다. 이는 수없이 쏟아지는 광고들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생수의 제조·유통·광고 전반에 대한 충분한 관리와 체계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생수논란은 매년 여름 집중되는 수돗물 녹조문제와 마찬가지로 끊이지 않으며, 그 안정성에 대해 의심받을 것이고, 수질문제가 불거진다면 소비자들을 혼란하게 하는 것을 넘어 한순간에 생수를 외면하게 할 수도 있다.

이 점은 해외 수입생수도 마찬가지다. 한국소비자원이 낸 <생수 및 어폐류 등의 미세플라스틱 검출에 따른 안전문제 대두 보고서>(2018.4)에 따르면, 뉴욕주립대 연구팀의 연구결과, 브라질과 중국, 인도, 태국, 미국 등지에서 시판되는 생수 250개를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검출 여부를 조사해 보니, 에비앙, 산펠레그리노 등 유명 생수를 포함, 전체 조사 대상 생수 가운데 93%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됐다. 국내 생수도 검출되긴 했지만 그 양이 매우 적어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왔다.

생수는 태생적으로 수질관리가 취약하다. 생수는 원수인 지하수나 용천수를 최소한의 물리적 처리나 오존을 이용한 처리를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감소시키는 한도 내에서 이뤄진다. 수돗물 대비 제조공정이 간단해 병원성 세균 등 오염물질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수질검사를 지속적으로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2018년 12월 기준,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허가한 생수업체는 61개다. 적지 않은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먹는 물은 소비자들의 안전에 직결되므로 그를 생산하고 시판하는 업체들에 대한 관리는 매우 엄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한 생수는 지하수를 수원으로 하므로 취수로 인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철저히 감시해 지하수자원을 지속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수시장에서 간과되고 있는 문제들

생수는 기본적으로 먹는 물을 용기에 담아서 파는 제품이다. 때문에 원수의 측정이 잘못됐거나, 제품 공정과정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아니면 생수를 담은 용기에 하자가 있을 경우 모두 생수의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충정샘물 악취문제가 알려지자 관계당국에서는 악취의 원인이 용기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1차 진단을 낸 바 있는데, 결론적으로 원수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으나, 먹는 물을 담고 있는 용기에 대한 모니터링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항이다. 흔히 말통 생수로 불리는 냉·온수기의 대형용기는 여러 차례 재활용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요구된다.

생수용기에 하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소모되는 플라스틱을 양산한다. 늘어나는 생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쓰레기 문제에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는 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처럼 생수시장이 물산업으로서의 기반을 공고히 하려면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단순히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행태에 의존하다가는 역효과를 볼 수 있다. 치명적인 수질 안전성 문제들이 그 대표적인 것이고, 유통기간이나 용기에 대한 안전성, 그리고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에도 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저런 난점들 때문에 이미 커져 있는 생수시장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믿고 마실 수 있도록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신뢰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물을 마시지 않으면 3일을 버티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실 물은 수돗물, 생수, 정수기물과 같이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비교적 값싼 수돗물보다 돈이 되는 생수와 정수기는 TV광고와 PPL(콘텐츠 내 간접광고) 등으로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 노출된다. 그렇다고 그것이 더 안전하다거나, 올바른 정보를 담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물 제품들은 수질검사내용을 공개해서 소비자가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수돗물과는 다르다. 먹는 물에 이미지를 씌우는 것 못지않게 소비자가 직접 생수의 품질에 대해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생수산업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먹힐 것이다. 그것의 최종 선택은 결국 소비자들에 있으니, 지속적인 연구와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들 또한 함께 관심을 가지고 먹는 물에 대한 안전권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실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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