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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 관리와 물산업을 동시에 잡는 ‘하천개발 친수사업’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2.26 09:32
  • 호수 114
물부족과 기후변화로 인해 하천 개발 및 친수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물이 계속해서 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부족은 사회와 인간을 위협하는 대상이 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 이에 수자원 관리와 함께 물산업을 도모할 수 있는 하천개발 친수사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물산업, 수자원에서 시작된다

물을 주제로 하는 산업 모두를 물산업이라고 한다. 물산업의 정의는 국가나 기관별로 일정부문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 물을 취수하고 공급 및 처리하는 물 순환 체계과 이와 관련된 여러 산업을 공통적으로 포함하는 산업으로 정의한다.

그 중 물 순환 체계를 담당하는 상하수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물관리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는 상하수도와 수자원 관리 기술을 연계한 통합적 솔루션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하천관리·개발 및 친수 기술은 수자원을 관리하면서 수자원 산업을 도모할 수 있는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댐과 재방 등을 활용한 건설업부터 생태복원, 친수지역 조성을 통한 관광산업까지 다양한 산업과 연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물부족 등의 문제로 인해 계속해서 시장이 확대될 분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결국 물산업의 시작은 바로 수자원이다. 이를 관리하는 기술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산업은 물산업의 근간이자 필수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이에 최근 수자원을 관리하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과 연계하는 하천개발 및 친수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천개발관리, 친수사업, 간척지 개발 관리 등 델타 사업으로 세계최고 물산업 국가로 도약한 네덜란드

물산업 선진국으로 성장한 네덜란드, 그 원동력은?

풍차와 튤립하면 생각나는 나라 네덜란드는 흔히 아름다운 나라 풍경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네덜란드는 튤립과 풍차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바로 물산업이다.

네덜란드는 생존을 위해 물 기술을 키워온 국가이다. 특히 라인강 하류에 위치한 작은 나라 네덜란드는 늘 오염된 물을 정화해서 사용해야 했다. 또한 국토의 60% 이상이 댐이나 제방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수시로 홍수가 발생하는 지역에 해당하며 국토의 30%가 해수면보다 지면이 낮은 저지대로 늘 해일과 홍수에 대비해야 했다.

그러나 이런 척박한 환경을 이기기 위한 노력들이 네덜란드의 물산업의 근간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다. 라인강 하류를 수원으로 하는 네덜란드는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 일찍부터 수처리 기술에 주목해야 했고, 해일을 대비한 방파제, 홍수를 대비한 댐 건설 능력과 하천 개발에 주목해야 했다. 부족한 농경지를 위해 간척사업도 뒤따랐다.

그리고 세계가 물 부족을 인지하고 물 산업에 중요성을 떠올릴 때쯤 네덜란드는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덜란드는 1999년 물관련 정부부처, 공공기관, 기업, 연구소, NGO등을 결집하는 ‘네덜란드워터파트너십(Netherlands Water Partnership 이하 NWP)’을 구성하고, 2000년부터 2001년까지 국내 물산업과 해외 진출을 위한 리서치 프로젝트 ‘Strategische Waterkaarten I’를 실시한다. 이 프로젝트는 자국의 물산업 실태조사로 자국의 물산업 강점을 인지하고 미래 시장을 예측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네덜란드는 2005년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 비전’을 발표한다. 그 내용은 네덜란드가 그간 꾸준히 발전시켜 왔고, 어느 나라보다 강점이 있는 물 기술들을 집중 성장시켜 세계 물시장을 겨냥하는 것으로, 네덜란드는 물산업 분야에서 물산업 중 간척지 개발·관리 및 생태복원, 수자원·하천관리 등과 관련된 분야를 델타 기술(Delta-technologie)로 명명하고 집중 투자에 나섰다.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고 기후변화에 따른 시장 확대를 정확히 예상한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독보적인 델타기술을 개발해 온 네덜란드는 2000년대부터 두바이 인공섬을 비롯해 전 세계 친수공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 결과 2000년 물산업 매출액 중 34.5%에 불과하던 수출 비용이 2014년 44.4%까지 증가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수출 기술 중 45%를 델타기술이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 케냐, 방글라데시 등 물 부족, 수해 등으로 고통받는 제3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물부족과 홍수·해일과 싸우던 국가가 매년 약 10조원의 물기술을 수출하는 세계적인 물산업 강국으로 거듭난 것이다.

 

국내 하천개발 및 친수사업은?

물은 공공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물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공공부문이 사업을 주도하고, 민간부문이 연관산업을 담당하는 이원적 산업구조를 형성하며 성장·발전해 왔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 지자체, 공기업 등 공공부문이 수자원 관리 및 개발, 상하수도사업, 댐건설 등을 주도하며, 민간 기업들은 사업 수행에 필요한 제조 및 건설 부문을 위탁받는 형식으로 물산업은 이뤄졌다. 하천개발과 친수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과정에서 성과도 있었다. 강수량의 계절적 편중이 심한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물공급을 위해 과거부터 저수기술이 발달해 왔다. 그 중 대표적인 산물이 바로 댐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부터 수자원 확보 및 에너지 수요 충족을 위한 다목적댐 건설에 나섰고, 지속적인 댐 건설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했다. 그 결과 세계에서 7번째로 댐이 많은 국가이면서 국토면적 대비 댐 밀집도 1위 국가가 됐다. 이로 인해 댐 건설 기술은 세계에서도 인정을 받아 최근까지 일부 건설기업들이 제3국가로 진출하는 등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건설 분야를 제외하면 현재 국내 하천개발 및 친수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에 가깝다. 특히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4대강 사업이 실패로 막을 내리면서 이러한 모습이 장기화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의 저수량을 늘리고 친환경 보를 설치해 홍수예방 및 하천생태계 복원 등을 목표로 시행된 수자원 확보 관리 및 친수 사업이다. 2012년까지 22조원의 예산이 투입돼 중소 규모 댐 및 홍수 조절지 건설, 노후 제방 보강, 하천 주변 공원 및 자전거길 조성, 친수구역사업 등 다양한 친수사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사업진행 과정에서 반대 여론과 함께 장기화된 가뭄으로 인해 수질오염문제가 불거지면서 4대강 사업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차기 정부였던 박근혜 정부 역시 4대강 사업과 뒤따르는 친수사업의 사업성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지지부진한 입장을 유지하며 4대강 사업은 실패한 정책으로 남게 됐다. 그 결과 국내 하천개발과 친수사업은 환경부와 일부 지자체가 실시하는 생태하천, 하천복원 사업 정도로 머물러 있다. 하천 변 정비와 생태계 복원 등에 주력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번의 실패로 버릴 수 없는 카드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사업의 산물인 보를 지속 개방하고 있으며, 수질 및 생태계 개선을 이유로 철거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장기화된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충청권의 주민들이 나서 보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이전 해마다 수해가 발생했던 낙동강 하류 지역 역시 보 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는 않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문제점은 분명하지만, 4대강 사업이 하천 개발 및 친수 사업으로 가뭄과 물부족에 대비하고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현재 답보상태인 하천 개발 및 친수사업은 갈수록 심화될 물 부족 현상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기술들이다. 그래서 한 번의 실패로 무조건 반대하거나 도외시해서는 안 될 분야인 것이다.

이에 최근 들어 일부 지자체에서는 4대강 사업 당시 계획됐던 친수구역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수자원공사는 ‘물나눔서비스’라는 친환경 수변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진행하는 수변사업은 전국의 댐, 하천, 호수, 해변 등의 수변 공간에 물기술을 접목해 물, 자연, 문화가 융합된 친환경 수변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시화 멀티테크노벨리’, ‘송산 그린시티’, ‘부산에코델타시티’, ‘구미 하이테크벨리’ 등의 수변 친수도시와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물을 다스리던 치수를 넘어 제대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물순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친수로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수자원을 확보하면서 물기술을 개발 발전시킬 수 있는 수자원 및 하천 개발 및 친수 사업은 반드시 우선돼야 할 물 산업이다. 과거의 과오를 반성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도모한다면 우리나라도 네덜란드를 부러워하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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