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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나무 심기 좋은 날 아니다? 식목일의 모든 것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3.28 09:13
  • 호수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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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5일 쯤이 되면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식목일 공휴일’이라는 단어이다.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하다. 이처럼 사람의 인식은 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 지금의 식목일처럼 말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부산광역시와 대구광역시 등 남부지방에서는 식목일 행사를 앞당겨서 실시하고 있다.(사진 대구광역시)

나무 심는 날 식목일, 식목일의 이모저모

나무를 심는 날이란 뜻을 가진 식목일은 예상보다 많은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 농경생활을 하면서 조경이나 나무를 심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식목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식목일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은 바로 지구의 황폐화를 걱정하며 환경 운동에 앞장섰던 미국의 언론인이자 농업가인 줄리어스 스털링 모턴 덕분이다.

1872년 4월 10일 언론인이자 농업가인 줄리어스 스털링 모턴은 황폐화된 산을 보고 산림녹화운동을 주창했고, 많은 개척민들이 이에 호응해 제1회 식목 행사를 가졌다. 이후 네브래스카주는 모턴의 생일(3월 22일)을 ‘나무의 날(Arbor Day)’로 지정했고, 이러한 나무의 날은 미국 전역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됐다. 식목일의 시발점이었다.

우리나라의 식목일은 이러한 역사보다 늦게 시행됐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4월 3일을 식목일로 지정하면서 국내에서 최초로 식목행사가 열렸으며, 이후 1946년 미 군정청이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늦었지만 그 의미는 컸다. 과거 식목일은 상당히 중요한 날이었다. 실제 식목일은 1949년 공휴일로 지정됐으며, 모든 국민들이 동원돼 나무를 심었다. 특히 6.25 전쟁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산과 들이 소실돼 황폐해진 우리나라는 산림복원이 절실했고, 식목일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식목일의 의미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빠르게 산림을 복원했고, 현재 국토의 64%가 산림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식목일은 과거만큼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2005년 주5일제가 도입되면서 관공서 휴일이 너무 많아진다는 지적이 있자 당시 정부는 2006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여전히 식목일은 법정기념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식목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많은 국민들이 참여해 나무를 심고 가꿨던 과거의 식목일의 위상에는 조금 떨어져 보인다.

 

기후변화로 인해 부산광역시와 대구광역시 등 남부지방에서는 식목일 행사를 앞당겨서 실시하고 있다.(사진 대구광역시)

현재 식목일은 적합하지 않다?

현재 식목일이 과거의 열기와 다른 이유는 공휴일뿐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식목일이 더 이상 식목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4월 5일 식목일 날짜가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나뭇잎이 나는 시기와 땅속 온도를 비교했을 때, 나무를 심기에 가장 적합한 기온은 평균 기온이 6.5도일 경우이다. 최근 10년간 서울의 하루 평균 기온이 6.5도를 기록한 시점은 3월 16일이었다. 한반도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1946년 4월 5일의 기온 수준이 지금은 3월 중·하순으로 당겨진 것이다.

식물학자들은 4월에는 이미 싹이 트고, 꽃눈이 트기 때문에 4월 5일은 나무 심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식목일과 식목행사를 15~20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월 5일에 식목행사를 하면 이미 싹이 튼 나무를 심어야 하고, 묘목을 옮겨 심을 때 뿌리 생육에 지장을 줘 나무가 고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남부 지방의 지자체는 이미 식목일보다 빠른 시일에 식목행사를 치르고 있다. 특히 대구광역시는 이미 1998년 이후부터 매년 4월 5일보다 빠른 날짜에 식목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부산광역시 역시 3월 23일 식목행사를 진행했다.

2007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러한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식목일 날짜를 앞당기도록 검토를 지시했고, 2009년 식목일 변경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됐지만 당시 정부는 식목일의 역사와 상징성을 고려해 바꾸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 정부와 산림청도 식목일 날짜는 바꾸지 않고, 나무 심는 시기를 2월 말부터 4월까지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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