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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환경이슈 기획연재① 황사와 미세먼지
  • 국립기상과학원 이상삼 연구관
  • 승인 2019.03.28 09:33
  • 호수 115

-글 싣는 순서 -

1. 황사와 미세먼지

2. 폭염과 건강

3. 새로운 기후변화 시나리오 생산

4. 기상항공기를 활용한 위험기상 관측

5. 한반도 한파현상의 원인과 최근의 경향

* 일부 추가 또는 변경될 수 있음

국립기상과학원 환경기상연구과 이상삼 기상연구관

최근 우리나라에서 날씨와 관련된 현상 중 최고의 관심사가 무엇이냐고 하면 단연 황사와 미세먼지일 것이다. 그 중 미세먼지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대중으로부터 인지도가 황사에 비해 낮았으나, 요사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은 황사를 추월한 듯하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의 우열을 차치하더라도,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관련 뉴스를 전하는 언론 보도도 예전에 비해 양적으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질적으로는 점점 구체적이고 전문화되고 있다. 대기 중 먼지현상인 황사와 미세먼지가 어떤 현상이기에 이처럼 전 국민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각각 무엇이고 어떤 점에서 다른지 살펴보고자 한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대기의 흐름을 타고 들어온 먼지로 인해 하늘을 부옇게 만든다는 점에서 비슷하나 발생과정과 물리·화학적 특성에는 큰 차이가 있다. 황사는 건조한 사막이나 불모지 지역에서 한랭전선의 후면을 따라 부는 강한 바람에 의해 흙먼지나 모래가 공중으로 떠올라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천천히 지표에 떨어지는 현상이다. 이러한 정의로 미뤄볼때 지구상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황사 현상이 존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심해 및 남극 아이스코어를 이용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수십만 년 간의 황사 흔적이 드러나기도 했다. 심지어 지구 밖 화성에서도 먼지폭풍 현상이 발견되는 등 황사는 공기의 강한 흐름과 지각이 존재한다면 언제 어느 장소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자연현상이다. 그런 이유로 인간의 역사기록에도 황사와 관련한 기록이 곳곳에 남아 있다.

<그림 1> 최근 17년간(2002~2018년, 149사례)의 황사유입 경로별 발생률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뿐 아니라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도 황사 현상이 기록돼 있어 우리나라에도 아주 오래 전부터 황사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주요 황사 발원지는 아시아 대륙의 몽골과 중국의 사막지역, 황하 중류의 건조 지대, 황토 고원, 내몽골 고원이다. <그림 1>은 기상청에서 황사 현상을 정량적으로 관측하기 시작한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로 유입된 황사의 경로별 발생률을 정리한 것이다. 국내로 유입되는 황사의 약 80% 정도는 고비 사막과 내몽골 고원에서 발원돼 북서기류를 타고 이동해 온다. 그리고 약 19% 정도는 중국 북동지역에서 발원한 것이다. 황토 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1% 정도 영향을 줬다. 발원지에서의 황사입자 크기는 1∼1000㎛로, 이중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황사입자의 크기는 대기에서 수일 이상 떠다닐 수 있는 약 1∼10㎛ 크기이다. 황사 현상은 지표 토양에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칼슘, 마그네슘 등 자연기원의 물질이 많이 있다.

이와 달리 최근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미세먼지는 가정의 난방과 취사, 자동차 운행, 공장에서의 화석연료 사용 등 인위적인 활동에 의해 발생한 미세 입자로 정의된다. 물론 자연 발화에 의한 산불의 영향도 있지만, 미세먼지를 차지하는 거의 대부분은 인간 활동에 의한 결과이다. 미세먼지가 지구상에서 본격적으로 발생한 시기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급증한 18세기 이후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초창기의 대표적인 피해 사례는 미세먼지와 안개로 인한 스모그(smog) 현상으로서 1930년대의 벨기에 뫼즈 스모그, 1940년대의 LA 스모그와 1950년대의 런던 스모그 사건을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미세먼지는 불과 200~300년 정도밖에 안 되는 현상으로서 황사에 비하면 극히 최근에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주로 영향을 주는 미세먼지는 어디로부터 오는 것일까? 미세먼지는 황사와 달리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미세먼지는 사람에게 해로운 황산염, 질산염, 중금속 등이 많이 포함돼 있고, 입자가 매우 작아서 인간의 호흡활동 중에 폐 속 깊숙이 영향을 줄 수 있어 황사보다 더욱 위험하다.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는 황사보다 작은 2㎛ 이하로서 일반 사람의 머리카락의 굵기가 50∼70㎛임을 고려하면 미세먼지가 얼마나 작은지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의 성분과 크기를 고려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때 황사 때보다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국립기상과학원 환경기상연구과가 서울 기상관측소에서 다단식 에어로졸 입자 포집기(MOUDI, Micro-Orifice Uniform Deposit Impactor)의 여과지를 이용해 입자 크기별로 포집한 황사 입자와 미세먼지 입자의 특성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뚜렷하게 알 수 있다. <그림 2>의 왼쪽은 2015년 2월 말 이례적으로 짙은 겨울 황사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을 때 여과지로 포집한 황사의 입자크기별 농도의 분포와 색깔을 보여준다. 주로 1.8∼10㎛ 입자 크기에서 고농도를 나타내며 여과지에 포집된 입자의 색깔은 누런 황토 색깔을 띠고 있다. 이와 달리 2014년 2월 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을 때 여과지로 포집한 <그림 2>의 오른쪽에서는 0.56∼1.8㎛ 입자크기에서 고농도가 나타나며 색깔은 짙은 회색이다. 즉 황사는 발원지인 사막이나 건조 지대의 토양에서 만들어진 흙먼지로 이뤄져 있지만, 미세먼지는 대부분 자동차나 공장에서 발생한 검은 색의 아주 작은 입자인 검댕이같은 오염물질로 이뤄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황사와 미세먼지의 발생원과 성분의 차이로 인해, 황사와 미세먼지 발생을 감시하고 이동경로를 예측하는 방법 역시 차이가 있다. 황사는 기상청에서 황사 발원지와 그 부근에 설치한 「한·중 황사공동 관측망」과 위성 정보 등을 이용해 발원지의 상태와 이동 경로상 황사의 농도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또한 자체 개발한 황사예측모델 「아담3」을 이용해 발원지에서 발생한 황사가 우리나라에 언제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를 사전에 예측한다. 한편 미세먼지의 경우, 소관부서인 환경부의 국립환경과학원과 날씨를 예보하는 기상청의 긴밀한 협업에 의해 미세먼지예측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제외하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서해상을 지나 이동해 온다. 따라서 서해상에서의 집중 관측을 통해 우리나라로 넘어 오는 오염물질의 과학적인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국립기상과학원은 국립환경과학원과 관련대학 등 9개 기관과 함께 2018년부터 기상항공기, 선박(기상 1호), 지상 측정망, 드론 등을 활용해 ‘서해상 대기질 입체관측’ 캠페인을 수행하고 있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2018년 캠페인을 통해 서해는 태평양과 대서양 등 청정 해양의 대기에 비해 오염물질의 농도가 높고 오히려 내륙과 유사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향후 장기간의 관측 자료를 축적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의 발생원과 변질과정을 구체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다.

인류는 생활의 편리와 욕망의 충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 오늘날의 재앙적인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지금까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환경의 위기의식은 ‘지구온난화’라는 키워드를 통해 오래 전부터 전파되고 있으나 한파, 홍수, 가뭄 등의 기상이변과 직접 연결해 체감되기에는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에게 어려운 개념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미세먼지’라는 키워드는 인간 활동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위기의식을 매우 선명하게 드러낸다. 황사는 지구상에 공기의 흐름과 지각이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나 미세먼지는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문제이고, 오직 인간의 힘으로만 줄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20세기의 스모그 피해를 결국 극복한 서구사회의 노력은 우리나라가 위치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이상 자국의 이익만을 좇지 말고 공동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국립기상과학원 이상삼 연구관  eco@ecofu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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