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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저감, 지자체와 정부의 조화가 필요하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3.28 09:46
  • 호수 115

그동안 정부 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많은 대안 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에 있어 의문만 을 남겼다. 그러는 동안 그 저 봄철 불청객으로 불렸던 미세먼지는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이제 전국으로 확산돼 한반도를 뒤흔들고 있다.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고, 청정한 하늘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노력이 시급해졌다.

 

극성맞은 미세먼지, 정부 정책만으론 한계가 있다

봄철에 특히 극성맞았던 미세먼지이기 때문에 3월의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2월 28일부터 시작된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에는 모두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막상 실제로 마주한 미세먼지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농도와 위험성이 더 높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일주일 간 한반도에 머물면서 시작된 미세먼지는 서울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당 75㎍(매우 나쁨 기준)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 3월 5일에는 150㎍을 훌쩍 넘겨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설상가상으로 미세먼지는 전국에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대전을 제외한 충청권은 닷새 연속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됐으나 초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이에 국민들의 불안감과 불만은 폭주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에게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라며 “사태가 심각할 경우 장기적인 대응책에만 머물지 말고 즉각적으로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미세먼지 속에서 갑갑한 일주일을 보냈고 결국 북서풍이 불어오고서야 숨통을 틜 수 있었다. 이전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라고 불렸던 1월과 달라진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3월 초에 겪은 미세먼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했다. 미세먼지는 위험 수위를 넘어 치명적인 단계에 이르렀고, 전국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현재까지 보여준 정부의 노력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지자체, 미세먼지 물품 보급으로 지역민 보호에 나서다

이러한 답보 속에서 그나마 빛을 발하는 곳이 있다. 바로 지자체다. 일부 지자체들은 적극적으로 미세먼지로부터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가장 먼저 미세먼지로부터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미세먼지 마스크를 무료로 보급하고, 공기청정기 설치를 확대한 지자체들이다. 경기도의 안산시는 2월부터 미세먼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마스크를 보급해왔다. 안산시는 관내 보건소를 방문하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2월부터 약 4만 8000개를 우선 보급했으며, 예산 확보를 통해 만 7세 이하 어린이 2만 6000여 명과 만 65세 이상 어르신 1만 1000여 명에게 어린이집 및 지역아동센터, 경로당 등 시설을 통해 1인 3매씩 약 16만개를 보급했다. 안산시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은 아니지만 강원도 원주시·정선시 경기도 성남시·부천시, 충청도 공주시·보령시 등 많은 지자체들이 미세먼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에 나서고 있다.

어린이집이나 경로당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지자체도 늘어났다. 대전시는 2월 말 관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보급사업을 완료했으며, 경상북도 김천시는 13억 9500만 원의 예산으로 경로당 516개소에 공기청정기 722대, 어린이집 99개소에 공기청정기 481대를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지역 내 전체 132개 학교에 공기정화장치를 100% 설치한 세종시는 필터교체비 등을 지원해 가동률을 높이기로 했다.

이외에도 부산시는 시민들이 미세먼지 농도를 알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시철도 지하역사 11곳에 예산 20억 5000만 원을 투자해 미세먼지 자동측정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대전시는 6월까지 구별로 2개소씩 미세먼지 알리미 신호등을 설치해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지자체의 미세먼지 대응정책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3월 8일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에 ‘미세먼지 대응 관련 신속집행 방안’을 전달했는데, 미세먼지 긴급 대응을 위해 필요할 경우 예비비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지자체는 미세먼지 대응에 긴급하게 필요할 경우 일반예비비, 재해·재난 목적 예비비 등 예비비와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마스크나 공기정화장치 등 관련 물품을 긴급하게 구매해야 할 경우에는 입찰없이 수의계약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행안부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벌일 미세먼지 대응 사업을 발굴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줄 것을 요청했다. 향후 행안부는 각 지자체가 미세먼지 대책 관련 예산을 중점적으로 편성할 수 있도록 ‘예산편성운영기준’, ‘중기지방재정계획 작성지침’ 등을 안내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도입돼 운영 중인 청주시 분진흡입차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

이처럼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주민들을 미세먼지로부터 지키기 위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한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성하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먼저 전국적인 미세먼지로 미세먼지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을 경험한 지자체들은 오염물질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역의 상황에 따른 산업시설 점검을 실시했다. 특히 국내 석탄화력발전소 60기 가운데 30기가 집약돼 수도권 외 가장 나쁜 대기질을 보였던 충청남도는 30년 이상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추진한다. 특히 충남도는 관내 2022년 폐쇄예정인 보령 1·2호기의 폐쇄시점을 2년 앞당겨 2020년 폐쇄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경상남도 역시 도내 미세먼지 배출량의 40%를 차지하는 발전분야 감축을 위해 삼천포화력 5·6호기 가동을 3~6월 일시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며, 인천시는 영흥화력발전소 1·2호기의 환경설비를 전면 교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형 항구가 위치한 지자체도 항구와 선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선박은 경유나 중유, 벙커C유처럼 황 함유량이 많은 연료로 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를 공급하는데, 이때 황·질소산화물이 발생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형 선박 한 척이 하루 동안 내뿜는 미세먼지는 트럭 50만 대에서 나오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부산항만공사는 올 연말까지 부산신항 3·4부두에 육상전원공급설비(AMP)를 설치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는 AMP를 통해 선박이 항만에 정박했을 때 냉동고와 평형수 등 필수 전기설비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해 미세먼지 배출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한 부산항만공사는 또 경유 등을 사용하는 부산항의 컨테이너 야드 트랙터 700여 대 중 460대가량을 개조 또는 교체해 연료를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할 계획이다.

진공흡입차나 살수차를 동원해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곳도 있다. 충북 청주시와 옥천군은 분진흡입차를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에 나섰다. 특히 청주시는 지난해 9억 6000만 원을 투입해 도로 분진흡입차 4대를 구입해 각 구청에 1대씩 배치 운영 중이다. 1대당 2억이 넘는 분진흡입차량은 진공청소기처럼 도로의 분진을 빨아들여 내부 필터를 통해 걸러 깨끗한 공기만 배출하는 차량이다. 이러한 분진흡입차량은 노면청소차, 살수차보다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크고, 물을 사용하지 않아 겨울철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대전시 역시 올해 5월까지 7대를 구입하고 시범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나무심기로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지자체도 있다. 경기도는 네이멍구, 쿠붙이 사막에 2023년까지 27만 5000그루의 나무를 심는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수원시, 평택시, 아산시 등은 도시숲 조성, 도심공원에 나무심기 등을 펼치며 미세먼지를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자체의 노력에 회의론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과연 이러한 정책들이 미세먼지 저감에 실효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자체의 노력, 정부의 의지가 합해져야

국가적 재난 수준인 미세먼지를 해결하는 데 있어 지자체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미세먼지 해결이라는 숙제를 풀어가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는 계속해서 삐걱거리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3월 미세먼지 사태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3월 미세먼지 사태에 앞서 정부는 2월 15일 미세먼지 특별법을 시행했다. 비상저감조치가 발표되면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제한되고 대기 오염물질 배출 시설의 가동시간 변경 또는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들이 취해진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미세먼지 특별법 추진체인 지자체는 조례가 마련돼 있지 않았고, 이를 시행할 인력도 예산도 부족했다. 그 결과 환경부는 이를 제대로 행하지 못한 지자체를 나무랐고, 지자체는 정부가 지자체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특별법을 시행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지자체들의 미세먼지 저감과 대응을 위한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지역 주민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적은 곳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행안부는 추경까지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세먼지를 두고 계속해서 정부와 지자체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미세먼지를 해결하기는커녕 국민들에게 불신만 사고, 막대한 예산만 낭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정부는 원인 파악과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지자체는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정부의 제안을 지역에 맞게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미세먼지 해결은 현 정부와 지자체 모두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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