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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분쟁 승소, 남은 건?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5.06 09:33
  • 호수 116

지난 4월 11일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기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 제소에서 WTO가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로써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수입될까 노심초사했던 국민들은 안도했다. 큰 산은 넘었다. 이제 더 안전한 밥상을 위한 철저한 관리만이 남았다.

 

이례적 결과, 뜻 깊은 승소

지난 4월은 11일은 매우 중요한 날이었다. 우리의 밥상 안전의 명운이 걸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직후 우리나라 정부는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또한 2013년 9월 방사능 오염수 추가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정부는 수입 금지 품목을 늘렸고, 일본산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발견될 경우 추가로 17개 핵종 검사를 요구하는 조치를 취했다. 후쿠시마 인근 지역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나라 중 가장 강력한 조치였다. 이러한 조치에 일본은 반발했고 일본정부는 우리나라의 수입거부 조치가 부당하다며 우리나라를 2015년 5월 WTO에 제소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1심 패소 판정이 내려졌다. 총 2심 방식으로 이뤄진 재판이었기에 우리나라는 곧장 상소 의지를 밝히고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마치 재판이 끝난 것처럼 절망했고, 후쿠시마산 수산물 유입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이는 WTO의 위생검역과 관련한 분쟁에서 피소국이 승소를 한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1심 판결이 2심에서 뒤집어진 사례도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은 WTO 창단부터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이자 국제분쟁의 다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응책과 로비 등의 노하우가 마련된 상대였다. 그러나 정부는 소송을 총괄하는 산업부 담당 과장으로 소송 대응단을 꾸리고, 통상 전문 변호사를 특채하는 등 상소 준비에 돌입했다. 또한 상소준비에 돌입하는 한편 ‘일본산 식품수입규제, WTO 패소대응 긴급토론회’ 등을 개최하며 국민들에게 남은 소송을 어떻게 진행할 것이며 패소할 경우 대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4월 11일 WTO는 이례적으로 1심을 뒤집고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줬다. 이례적인 승소 소식에 모두가 놀라고 기뻐했다. 일본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우리나라는 WTO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를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큰 산 넘은 수산물 안전, 남은 건 철저한 관리

지난 4월 1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WTO 최종심에서의 승소를 치하하며 해당 소송대응전략을 분석해 자료로 남기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치밀하게 준비하면 무역 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며 “앞으로 다른 무역 분쟁에서 참고로 삼기 위해 1심의 패소 원인과 상소에서 달라진 대응 전략 등 1심과 2심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남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 해체 관련 WTO 제소 결과는 이번 정부의 성과로 볼 수 있다. 2015년 첫 일본의 분쟁신청 이후 1심 패소과정까지 당시 박근혜 정부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당시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거부 조치가 합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일본 방사능 안전관리 민간전문가위원회’를 구성했고, 예산을 들여 2014~2015년 세 차례 현지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2015년 6월 돌연 위원회의 조사는 중단됐고, 중요했던 후쿠시마 현지보고서는 1심 재판에 제출되지 못했다.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열린 ‘일본산 식품수입규제, WTO 패소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송기호 변호사는 “WTO는 한국의 ‘일본 방사능 안전관리 민간전문가 위원회’가 후쿠시마 수산물 방사능 위험보고서 작성이라는 최종절차를 끝내지 않은 점과 왜 최종절차를 중단했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패소시켰다”며 “후쿠시마 현지 조사를 하지 않고 아무런 결과 없이 2015년 6월 5일자로 활동을 중단한 전문가 위원회와 이를 방치한 박근혜 정부의 무책임이 패소의 원인이 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후 2심 재판을 넘겨받은 이번 정부는 달랐다. 산업부는 63명의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신설했으며, 정부는 민간에서 활약하던 통상전문변호사들을 스카웃했다. 범부처 대응을 위해 국무조정실이나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식품의약품안전처,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외교부가 힘을 모았다. WTO 사무국 출신 미국로펌 변호사, 통상전문 국내 로펌에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태도로 미비점을 보완했고, 그에 마땅한 결과를 얻어냈다. 모두가 놀라운 성과로 인정할만하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아직도 남아있는 과제가 있다. 지난 4월 12일 수협중앙회는 분쟁에서 승소를 거둔 정부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면서 수협은 “WTO승소 판정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정부의 노력에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수산물 소비 심리 안정을 위한 조치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 최근 대형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후쿠시마산 라면이나 완재품 등이 등장하는 등의 먹거리 안전에 구멍이 뚫린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WTO 제소에 승소했지만 후쿠시마산 수산물 역시 언제든 국민들의 밥상에 올라갈 수 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로부터 국민을 완벽하게 지키는 방안은 철저한 관리감독이다. 그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졌을 때정부는 이번 성과를 더 내세울 수 있을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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