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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조림사업, 한반도로 넓혀가야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5.06 09:41
  • 호수 116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한때 우리 주변의 산은 대부분 민둥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짙푸른 녹지를 볼 수 있다. 60~70년대 산림녹화에 성공하면서 이뤄낸 풍경이다. 그러나 아직 가야 할 길은 남았다.

 

민둥산을 숲으로 바꾸다

프랑스 소설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은 1953년 출판된 이후 60여 년 동안 13개 언어로 번역돼 현대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홀로 외롭게 끊임없이 나무를 심은 한 늙은 양치기의 숭고한 노력으로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황무지가 살기 좋은 낙원으로 바뀐다는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인 엘제아르 부피에의 대가 없는 나무 심기는 1만 명의 사람들을 마을로 불러 모았다. 책은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이 영화가 탄생한 캐나다에서는 영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은 국민들이 나무심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벌여 2억 5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소중한 경험이 있다.

한때 우리나라는 한국전쟁과 일제의 산림 수탈, 가난으로 인한 무분별한 벌채 등으로 산림이 크게 훼손돼 국토 곳곳이 민둥산이었다. 하지만 1961년 산림법을 제정하면서 산림녹화가 시작됐고, 1970년대에 새마을운동과 연계한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면서 온 국민이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대대적인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국토의 64%에 해당하는 산이 해가 갈수록 푸르게 바뀌었다.

이러한 우리의 조림사업은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많은 개도국에서 우리나라의 조림사업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세계의 모범 산림국으로 알려지기까지는 정부의 노력도 컸으나 민간인들의 수고도 한몫을 했다. 당시 산림행정에서는 시민참여라는 개념이 희박했는데, 산림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시민참여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루며, 당시 실업문제와 연결, 사회의 큰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데 공로를 세웠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14년에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평가한 결과, 그 가치가 무려 12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기능은 토사 유출 방지와 산림 휴양이고, 그 외에 수원 함량, 산림 경관, 산소 생산, 생물다양성, 대기질 개선, 온실가스 흡수, 산림 치유 등 다양한 기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무를 심는 것은 어느 것 하나 희생되는 것 없이 모두 유익한 것들뿐이다.

 

산림녹화의 경험, 더 확장돼야

이러한 한국의 산림녹화의 경험은 현재는 확장성이 닫혀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여는 데 북한 산림이 중요한 과제이자 기회가 된다.

2012년 북한 산림면적은 522ha로 2000년 이후 평균적으로 매년 1만 3464ha가 감소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감소된 산림 16만 515ha는 같은 기간 새로 조성된 산림면적(1만 3680ha)의 11.7배로 북한의 산림황폐화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인식한 북한정부는 황폐산지를 복구하고 황폐화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인 지원을 통해 많은 사업들을 진행해왔으나 북한 내 식량과 연료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서 산림이 황폐화될 가능성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실제 북한 산림의 임목축적 감소는 1990년대 중반 식량위기 이후 악화된 산림 황폐화와 관계가 깊다. 경제난이 심화되자 산림이 먼저 희생되기 시작한 것이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북한의 전체 산지 중 32%가 황폐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산림 훼손을 심화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로 밝혀지고 있다. 모자라는 식량 생산을 증대시키기 위한 과도한 경사지 개간, 농촌지역에서 임산연료의 지속적인 채취, 수출·토목·건축용 목재 확보를 위한 벌채, 병충해와 재해 발생에 따른 산림의 훼손 등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황폐산지를 효과적으로 복구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사업만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다양한 형태의 산림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산림농업과 숲가꾸기의 산물이 북한주민의 산림 전용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식량과 연료를 충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림이 훼손되면 취약해진 산지 경사면에서 지속적으로 토사가 쓸려 내려가 강으로 유입된다. 여기에 홍수가 더해지면 하천이 범람하며 주민의 생활터전과 농업생산기반의 파괴로 이어진다. 산림의 황폐화에 크게 기인하는 북한의 재해위험도는 161개 조사국가 중 41위에 해당될 만큼 높은 수준이다. 연료와 식량 확보를 위한 산림벌채가 환경 파괴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주민들의 삶터와 식량 생산 저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 것이다.

북한은 황폐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오랜 기간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더욱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정권 들어 황폐산림을 10년 내에 복원하고 장기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로 ‘산림건설총계획(2013~2042)’을 수립하고 국제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판문점 선언 이후 산림은 남북 간에 중요한 협력분야이기도 하다.

남북 간 산림 협력을 통해 북한지역의 산림녹화가 앞당겨진다면 그것 자체로 커다란 성과다. 그리고 그 협력 과정에서 우리가 부담해야 할 통일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 내 지속가능한 산림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사업역량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 단 한 사람의 노력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마을을 살릴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의 닫힌 체제에서는 어려운 현실이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그랬듯 주민들의 협조 없이 산림복구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유효하다. 연료와 식량 확보를 위한 환경파괴가 주민들의 일상이 되지 않도록 인도주의적 차원에서의 지원방법도 고려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언젠가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 더 커질 수 있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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