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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꿈꾸는 도시 녹지화, 현실은?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5.06 09:37
  • 호수 116
도시공원의 시초가 된 뉴욕의 센트럴파크

 

인간은 도시의 편리함을 누리는 한편, 또 자연이 주는 심미성과 치유를 함께 하고 싶어한다. 도시의 녹지를 요구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기 오염과 미세먼지, 도시열섬현상 등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녹지화가 떠오르면서 도시에 나무를 심고 자연을 가꾸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의 상징이 되고 있는 도시공원 

1840년대 뉴욕 맨해튼은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지면서 주거환경의 질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쉽게 우울감과 피로감을 느꼈고, 이를 치료해줄 열린 공간을 원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 도시의 녹지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에 뉴욕주는 1853년 550만 달러를 투입해 공원 부지를 확보했고, 뉴욕시는 공원계획안을 현상 공모해 조경가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와 건축가 ‘칼베르 보(Calvert Vaux)’가 공동제안한 ‘그린스웨드 플랜(Greensward Plan)’을 당선작으로 공원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설계안에 따라 공원을 조성하고, 부지를 확장한 이 공간은 1876년 모습을 갖췄으며, 1963년 미국 역사기념물(National Historic Landmark)로 지정된 데 이어 1966년에는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지정됐다. 그리고 현재에는 뉴욕을 상징하는 공간이 됐다. 이 공간이 바로 최초의 도시 공원이라고 불리는 뉴욕의 ‘센트럴파크’이다.
총 3.41km2 (101만평) 규모의 이 도시 공원은 재클린 케네디오나시스 저수지, 할렘 미르 호수, 잔디 광장인 그레이트론·십메도 등 자연녹지로 구성돼 있으며,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델라코트 극장, 센트럴 파크 동물원 등 문화 공간도 조성돼 있다. 이러한 센트럴 파크는 뉴욕의 상징이자 뉴욕 시민들의 휴식처와 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연간 400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도시의 상징이자 사람들에게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는 도시공원은 센트럴 파크뿐만이 아니다. 3면이 바다이고 나머지 한 면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와 맞대고 있는 케나다 벤쿠버의 스탠리 파크, 프랑스와 영국 정원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프랑스 파리의 룩셈부르크 정원, 도심 속에 야생동물이 함께하는 공원인 스웨덴 스톡홀롬의 Royal National City Park, 일본 왕실의 정원에서 국민들의 문화공간이 된 일본 도쿄의 히바야 공원 등 세계 각국 유명도시들은 도시공원을 가꾸고 있다. 이러한 도시공원들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대기오염, 도시열섬현상 완화 등의 효과까지 알려지면서 그 가치가 더 오르고 있다.


국내 지자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도시공원과 도시숲
우리나라 역시 앞서 살펴본 도시공원과 같은 도시녹지가 가장 필요한 국가라고 볼 수 있다.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녹지를 잃어왔다. 대규모 도시들이 형성되면서 나무와 푸른 들판은 사라졌고, 하천들은 교통의 편리를 위해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덮어버렸다. 자연과 결핍된 도시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 결과는 참담하다. 도시의 일률적으로 조성된 환경은 사람들에게 답답함과 불안, 그리고 스트레스를 선물했다. 정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알레르기 반응의 심화와 면역력 저하 등 신체적인 변화도 초래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 문제가 생존권을 위협하고, 매년 여름 도시열섬 현상이 발생하는 등 환경문제까지 겹치고 있다.
이에 많은 지자체들이 도시화로 인해 발생한 정서적, 신체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녹화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하고 있는 것은 단연 도시공원이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하 도시공원법)’은 도시지역에서 공원녹지의 확충·관리·이용 및 도시녹화 등에 관해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도시자연경관의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관리하는 공원을 도시공원으로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 공원, 올림픽 공원, 여의도 공원 등의 도심공원을 조성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도시공원과 도시 농업을 접목한 ‘강동구도시농업공원’ 등 새로운 주제와 융합한 도시공원도 조성되고 있다. 특히 국토부는 최근 미군기지 이전 부지에 ‘용산민족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안을 밝혔는데, 국토부는 공원 내 자연환경을 복원하고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담긴 공간으로 조성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도시공원 외 새로운 도시 녹지를 조성해 도시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지자체들도 존재한다. 충북도, 부산광역시, 수원시, 광명시 등 일부 지자체들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도시열섬 문제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녹지 조성에 나섰다.
충북은 공기 정화를 위해 제천군, 증평군, 진천군, 음성군, 옥천군 등에 1~4.3ha의 도시숲을 조성하고, 음성군과 보은군에 2~4km 가로수길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고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내기 위해 도심에 친수형 공간을 확보하고 수목식재를 통해 녹색공간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며, 수원시는 ‘2030 수원시 공원녹지 기본계획’에 따라 미세먼지 저감 및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전체적인 녹지율을 높이고, 가로변, 건물 옥상 등 자투리 공간에 수목을 심는 등의 ‘도시 녹화 사업’을 펼친다. 광명시 역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5년간 미세먼지 저감 수종 150만 그루를 심는 도시숲 리모델링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림청은 미세먼지 저감과 도시 녹지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역과 장기 미집행 도시 공원에 도시 숲을 조성하고 있다. 산림청은 가로수를 두 줄 이상 복층 구조로 심는 도시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산림청은 2020년까지 지자체 및 민간 기업 주도로 120곳의 정원을 확보할 계획이며 2022년까지 전국 초·중·고20% 이상에 명상 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환경문제와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도시 녹지를 늘리려고 하지만 도시일몰제로 위기에 처한 한국(사진은 김포 에코파크)

 


도시녹지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것들
지난 3월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Arahus University) 생물학과 연구진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학술지를 통해 녹지가 적은 도시에서 산 아이들이 녹지가 많은 곳에서 자란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정신적 장애에 55% 이상 노출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진이 1985년부터 2003년 사이 덴마크에 태어난 사람 100만 여명을 대상으로 정규화 식생지수(NDVI, Normalized Difference Vegetation Index)를 계산한 결과로, 연구진에 따르면 녹지의 크기와 녹지에서 보내는 시간에 따라 16개 종류의 정신 장애에 걸릴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년기 시절 접촉하고 마주하는 녹지가 이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도시의 녹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그러나 도시 녹지화가 공원을 조성하고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사실 우리는 도시 녹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조성됐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흉물스럽게 방치된 공원들도 많고, 심어 놓은지 얼마 안 된 가로수가 고사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도시녹지화의 성공 여부는 공원을 조성하고, 나무를 심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철저히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실제 세계 최고 도시공원이라 불리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역시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공원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황폐화되면서 관리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뉴욕시는 CPC(Central Park Conservancy)라는 민관파트너십을 도입해 이 문제에 대응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는 도시 미관 개선과 환경문제, 도시문제 해결 등을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도시 녹지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도시 녹지화를 통한 푸른 도시를 꿈꾸는 이상과 반대되는 현실에 놓여있다. 공원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으나 20년 이상 정부나 지자체가 매입 및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은 공간에 대한 지정이 한꺼번에 풀리는 도시공원일몰제가 2020년 7월 1일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도시공원일몰제가 시행될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매입하지 못했거나 공원으로 조성되지 않은 곳은 사유지로 개발될 수 있다. 내년 7월 일몰제가 시행되면 전국적으로 396.7㎢ 면적이 공원 용지의 효력을 잃는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사유지 매입 등을 통해 공원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정부는 공원 부지에 대한 해당 토지 소유자와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임차공원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며, 지자체는 민간 사업자가 공원 면적의 70% 이상을 조성해 기부채납하면 나머지 30%에 해당하는 비공원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민간공원 조성 특례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유지를 직접 매입해 공공주택을 건설하고 그 수익금을 통해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공원 면적은 9.2㎡에 불과하다. 더 많은 면적을 제공하지는 못할망정 줄일 수는 없다. 특히나 각종 환경문제와 도시문제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 녹지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을 위해 강단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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