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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에너지, 미생물연료전지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6.10 09:38
  • 호수 117

지금 우리는 밝은 조명 아래 컴퓨터 화면으로 기사를 읽거나 글을 쓰고, 아니면 TV를 켜놓고 요리를 할 수 있다. 주말이면 차를 몰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가능하려면 기본적으로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에너지인프라가 부족한 저개발국가의 가정은 어떨까? 아니면 제한된 공간과 에너지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우주선 안에서라면?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미생물연료전지다.

 

언제 어디서나 얻을 수 있는 미생물로 전기 만든다

미생물연료전지는 미생물 기작과 연료전지의 융합기술을 이용해 오수나 폐수 등에 포함된 유기물의 화학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장치다. 미생물을 촉매로 사용해서 유기물질을 분해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생물전기화학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원리는 연료전지와 거의 비슷하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가 나오는 특성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수소를 산화시키기 위해 백금을 촉매로 쓴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수소 대신 유기물을, 백금 대신 미생물을 사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유기물이 바로 폐수다. 미생물이 폐수와 같은 유기물질을 분해할 때 나오는 전자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면서 동시에 전기에너지까지 생산하는 차세대 청정에너지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폐수로부터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해 핸드폰 충전 및 작동, 무선 데이터 송신 등에 사용했으며, 앞으로 IoT 기술과 함께 무선네트워크 기기 등의 전원개발이 가능하다.

미국 NASA에서도 우주 여행시 가장 골칫거리인 인간배설물 처리와 전기 생산을 위해 미생물연료전지를 연구했다. 화성탐사 시 2년 동안의 우주비행사 6명이 쏟아내는 배설물은 모두 6톤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그것을 지구로 되가져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NASA는 이 인간 배설물을 기술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미생물연료전지 연구를 시작했고, 최근까지 미생물연료전지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로봇을 만드는 등 여러 연구를 진행해왔다.

 

폐수 처리에서 기후변화 대응까지

미생물연료전지는 미래에너지로 주목받는 바이오매스 중 하나다. 식물체를 태우거나 이를 에너지원으로 가공해 사용하는 바이오매스는 주로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에탄올·바이오디젤 등을 얻거나, 목재를 연료 형태의 팰릿 등으로 가공해 활용하는 것, 아니면 바이오에너지 생산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하지만 이렇게 식용작물을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으로 쓰면 사람이 먹을 식량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생긴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사람의 식량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공정이 복잡한데다 산림파괴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사람이 먹지 않기 때문에 식량을 둘러싼 윤리문제에 얽힐 우려가 없고, 사람이 사는 어느 곳에서나 확보할 수 있다. 경작지나 산림을 잠식할 일도 없다. 또 미생물연료전지는 유기성 폐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폐수 내 오염물질 제거가 가능하다.

실제 미생물연료전지는 미래를 주도할 유망 기술로 평가된다. 영국의 유명 물전문 연구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서 물 시장을 주도할 10대 기술로 선정(2009), 신에너지 기술분야로 관심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미국 TIME에서는 최고의 발명품 BEST 20(2009)으로 선정했고,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매년 발표되는 미래 유망 10대 신기술에 선정(2012)한 바 있다.

이렇게 미생물연료전지가 각광받는 데는 단연 그 활용도에 대한 높은 기대 때문이다. 일례로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가정에서 배출하는 하수나 가축분뇨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저녁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램프를 제공할 수 있다.

산업적 가능성 또한 크다. 먹는 물을 포함해 독성물질의 실시간 유입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로 개발 시판 중에 있으며, 의료분야에서는 혈관 내부에 삽입할 수 있는 단백질 연료전지를 이용해 혈관 내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관건은 실용화

기존 하폐수 처리시설은 에너지 다소비시설로 국내 총 전력량의 0.5%를 소비하고, 에너지 자립율은 0.8% 수준으로 에너지 자립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에 의하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하수를 100% 전기에너지로 전환한다면, 하수처리장에서 필요한 전기의 3배에 달하는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봤다. 미생물연료전지의 성능은 과거 10년에 비해 1만 배 이상 향상됐으며, 국내 중규모 이상의 하수처리장 전체에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한 수처리 공정 운영시 전기생산, 슬러지 감량, 폭기비 절감으로 연간 1860억원의 비용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제성 분석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 같은 미생물연료전지는 버리는 유기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만 발전 성능이 수소연료전지의 100분의 1 이하라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농진청에서 전북대학교와 함께 전압역전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미생물연료전지 전압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전압이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해 성능이 저하되는 등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아 실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전압으로 생산하기 위해 중첩해 출력을 높여줘야 하는데, 이때 전류가 역으로 거슬러 전지에 영향을 주는 전압역전현상이 발생한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출력을 3.3V로 정격화하고 전압역전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미생물연료전지 최적화 전압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최대 전압을 추출한 것이다. 이 전압관리 시스템은 연결 개수만큼 전압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 실제 생활에서 필요한 전압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도 이란의 라 히네 자드 연구팀에서 미생물연료전지를 중첩해 전기 생산이 가능한 면적을 증가시키는 연구를 수행했고, 중국의 주앙 연구팀에서도 원통형 중첩 미생물연료전지를 이용해 폐수처리와 함께 전기에너지를 얻는 데 이용하는 등 미생물연료전지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시대에 있다. 바이오에너지 분야의 전략적인 기술 개발과 이용을 위해서는 생활하수와 같은 유기성 폐자원의 활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그 가운데 미생물연료전지 기술과 같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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