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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다툼과 협력, 그 중심에 물이 있었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6.10 09:43
  • 호수 117

우리 인류가 살아온 바탕에는 수자원을 둘러싸고 개발하기 위한 중대한 과정이 있었다. 학생시절 배운 교과서를 통해 지금까지 발전해온 문명들이 강을 끼고 발전했으며, 이는 지금도 유효함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왔을까?

 

수자원의 관리와 함께 한 문명의 발달 

최근 고대사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학자들에 의해 물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사람의 역사에 깊게 관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세계 최초의 문명이라고 일컬어지는 수메르의 경우, 티그리스-유프라테스 강물을 이용한 밀농사로 인해 국가가 멸망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밝혀졌다. 또한 비옥한 초승달 지대를 비롯, 인더스 강 유역, 황허 강 유역 등에서 대규모 관개농업이 발달해 문명이 시작된 이후, 수자원은 인류의 문명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자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사실이 다양한 학자들의 지론이다.

18세기 말 증기엔진의 발달을 이끌어 낸 수력발전의 역사는 산업혁명을 추동한 핵심 동력이 됐다. 또한 다목적 댐이 건설돼 전기를 생산하고 관개용수를 공급하며 대규모로 홍수를 통제할 수 있게 되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물관리가 이뤄진 것은 수천 년 전부터 였는데, 한반도 곳곳에서 볍씨 자국이 있는 민무늬토기 등이 출토되면서, 청동기시대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벼를 재배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수자원을 이용하고 관리한 것이 이 당시부터 였음을 알게 된다.

수자원이 확보되면 다음은 농사를 짓기 위한 수리 시설은 발전을 거듭해 삼한시대에는 저수지를 만들고, 개울을 막아 물길을 돌리는 ‘보’를 쌓기도 했다. 제천 의림지나 김제 벽골제, 상주 공검지 등이 이 시대에 만든 저수지이며, 고려에 이르러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물을 관리한다. 고려는 개국 초부터 물을 관리하는 ‘수조’를 뒀고, 이후 각종 공사를 맡는 공부에서 치수에 관련한 정책을 도맡아 처리했다. 특히 지방을 관리하는 수령의 아주 중요한 직무가 바로 수자원을 다루는 수리 시설을 보완하거나 새로 쌓아 물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지방 관리들의 성적을 매길 때 제방을 관리하는 능력을 따져 물었을 정도다.

 

현재에도 변함없이 인류의 절대적인 조타수가 되고 있는 수자원

수자원을 확장하며 사람들이 만난 것은 다른 수자원을 사용하고 있던 인류였다. 수자원은 수량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지역별 수질에 따른 문제가 함께 존재한다. 아무리 풍부한 수자원이 있어도 안전한 물, 깨끗한 물에 대한 분쟁의 가능성은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이며 인구의 증가에 따라 이러한 분쟁의 가능성은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수십년간 이웃 아랍국가들과 크고 작은 전쟁을 치렀는데, 이는 종교적 이유와 지정학적 요인이 전쟁의 이유이긴 하나 그 내면에는 물을 얻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1967년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고원에서 전체 물 사용량의 30% 이상을 얻고 있다. 이스라엘은 운하 터널 파이프 등으로 연결된 국영 수로망을 통해 이곳에서 연간 5억 1100만t을 취수해 130여㎞ 떨어진 남부 연안지역과 네게브 사막으로 보내고 있다.

유프라테스강의 경우에는 개발문제를 놓고 터키와 시리아 이라크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유프라테스강은 터키에서 발원해 시리아와 이라크를 거쳐 페르시아만으로 흐르면서 건조한 지역에 거주하는 수백만명에게 식수와 농업용수 등을 공급하고 있는데, 터키 측이 강에 초대형 댐을 건설한다는 ‘아나톨리아 프로젝트’를 내놓고, 나머지 두 나라와의 관계가 험악해져 전쟁위협까지 갔다가 공동 수자원개발을 제안하면서 전쟁위협이 가라앉았을 정도이다.

만일 물 문제를 비롯한 환경의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산업의 발전도, 풍요로운 인류의 삶도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것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의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돼 인류의 미래에 대한 맬더스의 암울한 예언이 내일 우리의 현실로 들이닥칠지도 모른다. 앞으로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미세기술(NT) 등 첨단 과학기술이 인류의 번영을 약속할 등불이 되겠지만 수자원의 중요성은 과거부터 인류가 현대 문명을 이루기까지 수없이 직면하고 또 극복해온 어떤 시련과 도전보다도 힘든 과제라고 역사는 알려주고 있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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