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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해상풍력 순항할 수 있을까?“해상풍력이 육상의 한계를 완벽히 보완할 수 없어 철저한 환경영향평가·선발국 벤치마킹 선행돼야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6.10 09:47
  • 호수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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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바닷가의 풍경이 지금과는 사뭇 달라질 것 같다. 드넓은 바닷가 바람에 의지해 돌아가는 풍력발전기 때문이다. 해상풍력은 육상에 비해 수용성문제가 크지 않으며 무엇보다 강한 바람이 불고 전력효율도 높다. 이로써 세계 해상풍력발전시장은 다른 재생에너지원 가운데 강력한 기술과 시장경쟁력을 갖추며 급속히 성장하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초기단계지만 해상풍력에 대한 비전을 실현해나갈 준비를 차근히 하고 있다.

 

(출처: Ren21, Renewables 2018, Global Status Report, 2018)

떠오르는 해상풍력

해상풍력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원을 개발하는 데 있어 여러 측면에서 가장 효과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에너지원이다.

해상풍력발전은 육상풍력발전보다 풍력이 강하고 일정해서 장시간 고출력 발생이 가능하다. 소음, 공간적 한계, 경관훼손 등 기존 육상풍력발전의 단점을 보완하고 초대형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 더구나 해상풍력은 해안가에 건립되기 때문에 자연환경 파괴가 비교적 덜한 편이며, 따라서 지역 주민의 반발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간 해상풍력 발전 산업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돼온 안정성 문제도 에너지저장장치 기술을 접목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해상풍력은 가정이나 기업 등 소규모 발전이 주를 이루는 태양력 발전에 비해 정부 주도로 재생에너지를 확산시키는 데 유력한 전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해상풍력이 각광받는 것은 단위면적당 발전량이 태양광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며, 그래서 탄소배출량 절감을 위해 주요 국가에서 석탄화력 대신 해상풍력을 선택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풍력 발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해안가의 수심이 깊지 않아 건설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이점이 있다.

전 세계 해상풍력발전 설비용량은 2017년 말 기준, 1만 8816MW이며 세계 설비용량은 2030년까지 120GW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83.9%다. 영국이 1위, 독일이 2위이며 이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가 뒤따른다. 아시아는 그에 현저히 못 미치는 15.9%이며, 미국은 0.2%다. 그중 한국의 설비용량은 38MW로 미미하지만 재생에너지 3020정책에 따라 12GW 규모의 해상풍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지역별 재생에너지 생태계 조성계획

해상풍력 적극 도입하는 세계

세계 해상풍력은 2030년까지 기술개발과 사업안정화로 건설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설비규모가 큰 유럽 시장에서 경제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며, 균등화 발전비용은 €70/MWh(2020년)에서 €60/MWh(2030년)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2017년은 €130/MWh였다. 2030년 누적 합산용량이 120GW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유식 해상풍력이 단가하락으로 2030년 전체 누적용량의 10%를 차지할 전망이다.

해상풍력 발전은 아직 육상풍력에 비해 경제성은 낮지만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의 경우 해상의 바람세기가 좋은 편이고, 주민수용성도 비교적 어려움이 없어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20%를 달성하는 데 해상풍력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해상풍력 에너지원의 개발 가능한 잠재발전량은 총 발전량의 18% 정도로 추산된다. 이에 한국 정부는 최근 해상풍력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따라 약 12GW 규모의 해상풍력을 건설할 예정이다. 현재는 실증사업, 상업운전단지, 연구용 해상풍력을 합산해 설비용량 38MW 운영 중이다. 제주 월정리 해상풍력 5MW 실증사업을 완료했고, 국내 최초 해상풍력 단지로서 탐라 해상풍력 단지 30MW를 상업운전 중이다. 또한 전북 군산항 남방파제 연구용 해상풍력을 3MW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블레이드, 발전기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고, 터빈 등 부족한 핵심기술은 외부기술 도입 등을 통해 조기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10MW급 이상 초대형 및 부유식 터빈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동해권에 연구기반시설 등 인프라를 보강해 부유식 해상풍력 1GW를 생산하는 차별화된 혁신 거점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지자체에서는 울산광역시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울산시는 덴마크, 영국 등 해상풍력 선진국 도시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울산이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개발의 최적지로서 자리 잡고, 최근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과 양질의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산업 육성을 위해 민간주도의 발전단지 조성 방안과 함께 국산화 기술개발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우선 오는 10월이면 우리나라 최초, 세계 7번째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를 해상에서 볼 수 있게 된다. 750㎾ 파일럿플랜트인 이 시설은 2016년부터 울산대, 마스텍중공업, 유니슨, 세호엔지니어링에서 160억 원을 투입해 제작, 6개월간 서생 앞바다에 실증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가 중심이 돼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 프로젝트(2020~2026년, 5900억 원 규모)’ 예타 사업도 지난해 12월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2월부터 예비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6월에 최종 예타 통과 여부가 확정될 계획이다.

 

한국전력공사에서 개발한 해상풍력 기초구조물의 석션버켓 공법이 적용되는 모습. 말뚝을 박는 기존 방식과 달리, 수압차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어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고, 대형장비 사용을 최소화해 시공비를 30% 이상 줄인다. 설치 시간도 기존 30일에서 1일로 획기적으로 줄이는 장점이 있다. 이를 서남해 해상풍력에 적용할경우 약 180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극복과제도 산재

그간 육성풍력발전은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지연과 환경파괴 문제 등으로 여러 사업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면서 풍력업계가 곤경에 처해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해상풍력발전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해상풍력 역시 대규모 개발사업인 관계로 어장피해나 항로영향 등 환경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철저한 환경영향평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주요국의 해상풍력 사례를 보면, 주민수용성 문제가 건설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해상풍력 건설장애 극복을 위해서 계획입지제도 도입으로 주민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환경평가 사전 시행, 계통 연계공사 최소화, 지역경제와 적극적 협력, 주민 및 지자체와의 이익 공유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계획입지제도는 해상풍력이 가능한 최적 지구를 지정한 후에 사업자를 선정해 단지를 건설 운영하는 제도로서, 해상풍력 선진국에서 대부분 시행 중이다. 우리 역시 이를 참조해 주민과 상생하며 사업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부분도 보완해야 한다. 해상풍력은 해양에 설치되는 까닭에 구조물에 걸리는 하중이 크다. 염분에 의한 부식과 과대한 설치비용, 그리고 유지보수의 어려움도 있어 최소 20년 간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지관리보수가 용이하고 신뢰성 있는 설계 제작이 요구된다.

따라서 해상풍력은 고난도의 기술과 고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순히 시장논리에 맡기기보다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의 지원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 해상풍력은 수익성이 현재로서는 낮기 때문에 공공 의존도가 높은 국내 에너지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 또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풍력발전에 있어 후발주자이지만 후발국으로서 다른 나라에서 실패한 정책과 성공한 정책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해상풍력은 이제 닻을 올렸고 순항할 수 있을지는 산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느냐에 달렸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에너지 전환정책이라는 차원에서 정부, 에너지 산업계, 지역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협력을 통해 최적의 접점과 해법을 찾는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세계 조선대국의 위상을 해상풍력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고 그 가능성도 실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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