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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유발한 해양오염, 우리 목을 조른다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6.10 09:58
  • 호수 117

우리는 때때로 소중한 것들에 대해 고마움을 잊고 살아간다. 특히 공기, 물, 햇빛 등 공유재의 경우 쉽게 그 가치를 잊어버리곤 한다. 바다도 그렇다. 바다는 우리에게 양질의 수자원을 공급하고, 지구 기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산소를 공급하는 귀중한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가치를 쉽게 잊고 훼손해왔다. 그 결과 그동안 바다를 오염시켜온 책임이 천천히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생명의 원천이자 자원의 보고 바다, 죽음으로 물들다

지구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물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중 대부분은 바다로, 바다는 지구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태양계에서 지구가 유일하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바다가 현재 존재하는 생물들을 만들었고, 아직도 많은 생물종이 그 바다 속에서 살고 있다.

생명의 원천인 바다는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존재였다. 먼저 풍부한 수자원을 공급해 주는 터전으로서 4만 5000년 전부터 인간은 바다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했고, 현재에도 26억명의 인구가 바다에 의존해 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다는 해수와 갯벌, 잘피, 염생식물 등 블루카본으로 인간이 만든 이산화탄소의 1/4을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한다. 태양에서 오는 열에너지를 저장하고 지구 곳곳에 분산시켜 지구의 온도를 유지하고 기후를 조절해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만든다.

즉 바다는 생명을 탄생시켰고, 그들을 살아가게 만들었다. 이처럼 다양한 역할을 해온 바다를 인간은 그동안 무책임하게 사용했다. 욕심으로 수자원을 착취했고, 바다의 정화력을 믿고 쓰레기를 버려왔다. 그 결과 바다는 현재 한계에 다다랐다. 바다는 인간이 만든 해양오염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해양오염은 서서히 인간의 무책임을 탓하듯 목을 죄어오고 있다.

 

해양오염, 인간과 육지에서 시작된다

해양오염은 바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해양오염은 인간이 생활하는 육지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다. 물론 해양오염이 주목받은 것은 바다에서 발생한 선박사고 등으로 인한 기름유출 등 대형사고 때문이지만 실제 해양오염은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만들어내는 오염원으로 인해 오염되는 부분이 크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배출하는 생활하수를 비롯해 농약, 비료, 분뇨 등 농축산업 오염물과 산업 폐수는 궁극적으로 바다로 흘러가 수질을 악화시킨다. 육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폐기물 역시 끊임없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다행히 현재 대부분 사람들이 바다의 자정능력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생활하수나 공장·축산폐수처럼 특정한 지점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점오염원의 경우 일정한 지점에서 일정한 양이 계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 지점은 물론 오염경로나 오염물질량의 측정이 가능해 지속적인 관리와 감시로 오염원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점오염원과 달리 정확한 유출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비점오염원의 경우는 여전히 바다로 유입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간이 만들고 사용한 쓰레기는 해양오염의 심각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해양오염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바다 쓰레기

바다 쓰레기, 바다를 점령하다

과거부터 거북이는 장수를 의미하는 동물이었다. 실제로도 바다 거북이는 2억년 전인 중생대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바다 거북이들이 현재에는 멸종위기를 겪고 있다. 대부분의 생명체가 사라지는 대멸종을 겪어낸 거북이가 멸종이라는 최악의 위기에 놓인 이유는 다름 아닌 인간 때문이다.

바다 거북이들은 오랜 시간 식용·관상용 등의 다양한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남획돼 왔고, 인간이 유발한 자연파괴와 각종오염으로 서식지를 잃고 떼죽음을 당해왔다. 문제는 거북이의 남획을 막고 자연을 파괴시키지 않더라도 거북이가 처해있는 현실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로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 연구진이 호주 해변에서 발견된 1000여 마리의 바다거북 사체를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바다거북이의 내장에서 쓰레기가 검출됐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국립생태원이 인공증식해 바다로 보낸 바다거북 가운데 한 마리가 불과 열흘 만에 우리 근해에서 죽은 채 발견됐는데, 이 거북을 뱃속에도 플라스틱, 비닐, 어망 등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들을 해초류 등 먹이로 착각해 섭취한 것이다. 이 쓰레기들이 배출되지 못하고 장기를 막거나 출혈을 일으켜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바다에는 약 5조개가 넘는 해양 쓰레기들이 부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쓰레기들이 바다거북만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버려진 폐어구들은 수거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어류들을 죽이는 유령어업을 하고 있으며, 바다를 근간으로 존재하는 해양생물들은 계속해서 쓰레기를 섭취하고 죽어가고 있다. 바다에 떠있는 해양쓰레기들은 수질을 오염시키고 해안의 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사는 모든 해양생물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해양플라스틱,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

수많은 해양 쓰레기들 중 가장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플라스틱이다. 그린피스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1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2050년 바다에는 약 120억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떠다닐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생물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은 수치다. 특히 플라스틱의 경우 자연에서 생분해되지 않는다. 아주 오랜 시간 원래 형태를 유지하는 플라스틱은 풍화작용에 의해 잘게 부서질 뿐이다. 부서진 플라스틱은 바다의 모든 곳을 떠돌고 있다. 심지어 극지방의 해빙과 소금에서도 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으며, 물속에서 유독물질을 만들어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미세하게 분해된 미세플라스틱의 경우는 플랑크톤이나 게, 작은 물고기 등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생물들의 먹이가 되고, 먹이사슬을 통해 순환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영국의 엑시터대와 플리머스 해양연구소는 영국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된 돌고래, 물개, 고래 등 포유류 10종류, 총 50마리의 해양동물 사체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함유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는 참담했다. 모든 동물의 소화기관에서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해양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인 포유류 전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이다.

이는 해양 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증명하고 있으며, 지구상의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이 유발한 해양오염,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오염시킨 바다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우리가 오염시킨 바다를 우리 손으로 정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가와 기업 그리고 개인이 모두 해양정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이미 국제사회는 해양오염의 위험성을 예견하고 해양오염 방지를 위해 움직여왔다. 1972년 폐기물의 해양투기로 인한 해양오염을 막기 위한 ‘런던협약’을 체결했고, 1994년 11월에는 유엔해양법협약을 발효해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특히 UN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캠페인 ‘Clean seas’를 펼치고 있다. UN은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의 8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에 주목해 각 국가 정부가 플라스틱 감소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촉구하며,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플라스틱 포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품들을 디자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많은 국가와 기업, 그리고 환경단체들이 동참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기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으며, 2016년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지원을 받아 ‘APEC 역내 해양쓰레기 예방 및 관리 교육훈련 사업’을 추진하는 등 아시아 지역 해양쓰레기를 줄이는 데 몰두하고 있다.

오랜 해양오염으로 시름하는 바다를 단시간에 정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정화를 위한 노력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계속돼야 한다. 이제는 개개인도 힘을 보태야 한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해양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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