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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해 변해가는 바다생태계, 사람도 어종도 혼란해진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6.10 09:59
  • 호수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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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온도가 올라가며 어종의 서식처가 변해가는 것은 이제 우리 밥상에 오르는 생선들의 가격변화를 통해서도 체감할 수 있다. 한류성 물고기는 점점 사라져 가격이 올라가고, 난류성 어종들이 늘어나 우리의 밥상에 오르고 있다.

 

근 80여년간 변한 수온 1도, 작아 보이지만 큰 변화 불러

극동아시아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기후는 점점 아열대성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바다의 온도 또한 상승하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해수온도는 최근 80년간 0.6~0.9도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어장이 북상하고 있다. 해양은 그 엄청난 흡열성으로 인해 지구의 기온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 중의 하나이다. 대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비열로 말미암아 해수온도의 미미한 상승만으로도 해수면 상승 등 대대적인 현상이 초래된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 지구적인 규모 이전에 우리생활과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한반도 연안의 수온도 향후 100년 동안 2도가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소한 수온의 차이가 해양생물의 종 조성에 큰 영향 미쳐

수온은 해양생태계의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 중의 하나다. 수온상승은 해양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영국해협에서 이뤄진 장기관측 결과에 따르면 물리적 환경요인의 변화는 해양생물의 종 조성의 변화를 수반한다. 이 같은 종의 변화는 단순히 분포도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먹이사슬을 중심으로 한 해양생물들의 숫자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 주요 어장 중 하나인 베링해의 가자미류가 주종이었던 1960/70년대 어장이 1980년대 중반 이후 대구류가 주종으로 부상되고 있는 변화상이 보고된 바 있다.

대구류는 1950/60년대에는 바다의 해양생물계에서 미치는 영향이 10% 미만으로 그 비중이 낮았지만 1980년대에 접어 들면서 50%까지 증대됐다. 국제고래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에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 동물플랑크톤을 먹이로 취하는 크릴이 감소해 고래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해양생물이 감소했다고 보고하

고 있다. 극지방의 해빙은 생물의 일차생산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해양생태계의 첫 번째 먹이 단계인 식물플랑크톤이 감소하게 된다. 식물플랑크톤의 감소는 먹이사슬의 기초적인 부분의 취약성으로 동물플랑크톤을 위협한다. 상대적인 균형이 무너지면서 초기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가 크릴을 감소하게 하고 크릴을 먹이로 먹는 어류 사이에 생물학적인 경쟁이 심각하게 일어나게 된다.

 

예상치 못한 신종의 등장, 각종 독성 생물 등 늘어나

수온변화로 인한 물고기들의 서식지 변화는 이제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물고기 종류를 나오게 하는데, 특히 복어와 같이 치명적인 독이 있으면서도 인기가 많은 식재료에 있어 예상치 못한 위협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일본의 홋카이도지역에서는 복어를 요리하기가 쉽지가 않다. 원래 난류성 어종인 복어가 수온상승으로 점차 북쪽까지 올라오며 홋카이도 지역에서 많이 잡히게 됐는데, 복어의 종류별로도 사는 곳이 섞이면서 잡종이 등장했다. 문제는 이 잡종들은 독이 든 부위가 기존의 종들과 다르거나 알기 힘들다는 것이다. 복어의 독은 종류에 따라 간과 내장에 있기도 하고 근육과 껍질에 있기도 하다.

하지만 자주복과 검복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 신종복어는 독이 강한지 약한지, 그리고 어느 부위에 독이 있는지도 아직은 데이터 부족이다. 그리고 문제는 이들 잡종복이 다시 다른 복어종류 사이에서 신종이 등장하면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부터 알기 힘든 것이다. 문제는 요리사가 직접 요리를 하지 않고 유통되는 복어살제품을 이용해 만드는 경우, 제품에 잡종복어가 들어갈 경우, 자칫하면 큰 일이 날 수 있다.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난류성 생물이 위도를 올라오며, 우리 바다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성생물과 접촉할 가능성도 늘어났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대형 아열대성 독성 해파리떼의 출현은 현재 어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해파리의 급증은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심각한 현상으로, 베링해, 흑해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주 앞바다에서 맹독으로 유명한 테트로톡신을 품고 있는 파란고리문어가 잡혔다. 크기는 10cm 정도로 매우 작으면서도 독이 강해 이들이 뿜는 먹물에 노출되거나 물리기만 해도 호흡곤란과 마비증세를 보일 수 있는데,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이들 문어가 제주도 인근 해상까지 올라와 정착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또한 맹독을 지닌 열대성 바다뱀 또한 수년 전부터 목격이 자주 되고 있는데, 강원대학교 박대식 교수는 제주도에 몇 년 전부터 살아있는 바다뱀 또는 사체를 사비를 들여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온난화가 진행돼 바다뱀이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근해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지만, 실제 바다뱀에 대한 연구는 기록만 돼있을 뿐 실제 60-70년간 연구가 이뤄진 것이 많지 않아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 바다뱀은 코브라과에 속하는 뱀으로서 물릴 경우 치사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동해안의 정치망에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초대형 가오리와 문어가 많이 잡히고 있다. 초대형가오리는 희귀종인 색가오리과에 속하는 것으로, 폭 1.5~3m, 길이 2.5~5m, 무게만 300kg 이상이다. 문어는 보라문어과, 보라문어속의 문어로 인도양이나 태평양의 온대에서 아열대지방에 분포하는 종이다. 이 같은 대형종들은 독은 없더라도 우리나라의 황소개구리가 다양한 토착생물을 잡아먹거나 다른 동물들이 먹을 먹이의 씨를 말려버리며 과거 생태계를 어지럽혔듯이,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의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주도 인근 바다에서 목격되는 푸른고리문어, 이들이 지닌 독은 복어독과 같은 성질이다

해양생태계의 변화에 대처하려면?

오늘날 자연계에서 대대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생태계의 본질적 변화를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는 2018년 기후분석보고서 최종판에서 온실가스 배출 등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서 작년 해수 온도가 관측 사상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작년 해수 상층부 700m 구간의 ‘대양 열량’(바닷물에 흡수돼 축적된 열량)은 1955년 이래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 해수 상층부 2km 구간의 대양 열량 역시 2005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대양 열량의 상승은 온실가스 배출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해양 생태계에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의 과학저널인 ‘사이언스’는 올해 초 보고서에서 대양 온난화가 대기 온도 상승과 비슷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예측 모델을 토대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대양 상층부 2km 구간의 수온이 금세기 말까지 거의 섭씨 0.8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경고했다.

현재 우리의 해양생태계는 아수라장이 일어나기 일보직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바다가 우리가 알던 생태계에서 완전히 변해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험한 바다로 바뀌기 전에 우리는 온난화의 영향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대처 또한 확실하게 하도록 다양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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