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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보호구역, 건강한 바다를 지키는 시작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6.10 10:00
  • 호수 117

지구가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물 때문이다. 물론 그것이 건강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을 때 인류의 생존도 담보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 바다를 인류 역사상 가장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우리의 삶의 최전선에도 영향을 미친다. 6월 8일 세계해양의 날을 맞아 건강한 바다를 지키는 것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이 지도는 식량, 경제, 연안 보호의 3가지 사항에 대한 국가별 평균 해양의존도를 보여준다. 진한 빨간색으로 표시된 국가들은 가장 큰 해양의존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Liz Selig

우리는 바다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어떤 것에 대한 인식은 그에 대한 가치를 드러내기도, 혹은 무지를 드러내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그 가치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는 것에서 그 다음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가 일상생활과 삶에 주는 가치와 영향을 인식하지 못한다. 환경은 점점 더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분리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은 식량, 생계, 전체 경제의 공급자로서, 세계 인구의 10%에 달하는 7억 7500만 명이 해양생태계에 의존하는 지역에 살고 있다.

최근 40년간 어류 개체 수의 50% 이상이 감소하는 등 해양생태계는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점점 위험에 빠져들고 있다. 이제라도 우리가 향유하는 바다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해양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정치적·사회적 통치체제가 복잡하고 쉽게 재설계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행동만으로는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 국제보전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는 우리가 바다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방법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빨리 해양을 보호하기 위해 장소에 기반을 둔 보전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 소매업자 및 어촌 공동체와 협력해 어업솔루션을 확장하고 공급망 전반에서 사회적 책임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파트너십과 동맹관계를 심화시켜 보전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바다를 지키는 해양보호구역

바다는 한 자리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치열한 생명의 터로서 방해하지 않으면 엄청난 생산력을 가지고 그 혜택을 인간에게 돌려준다. 우리는 이러한 바다를 보존하고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해양보호구역은 인간과 해양생물에 가장 절실한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지정한 지역을 일컫는다. 해양생태계, 서식지, 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관리하는 지역으로,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소중한 해양자원을 다시 살려낸다. 꼭 필요한 곳이 지정되고 효과적으로 관리된다면, 특히 각 보호구역이 연계된다면 최고의 보전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까지 보호되고 있는 해양보호구역은 전 세계 1만 5600여 곳이며, 보호수준에 따라 가능한 활동과 금지하는 활동의 범위가 다르게 적용된다. 그러나 이렇게 관리되고 있는 바다는 전 세계 바다의 고작 4%에 불과하다. 바다는 지정학적으로 연안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해와 연안에서 200해리까지의 해역인 배타적경제수역과 공해로 나뉘는데, 영해는 전체 바다의 3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16%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반면, 61%의 공해 중 약 1%만 보호받고 있다.

국제적으로 공해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자 하는 논의가 있지만, 법적문제로 인해 국가가 관리하는 바다보다 공해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가 훨씬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해양공원이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다일지라도 다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깨끗한 바다로 복구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바다의 가치를 높이다

해양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한 혜택은 다양하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멸종위기종과 어족자원의 피난처를 제공하며, 파괴적인 어업 등 인간활동으로부터 주요 서식지를 보호하고 회복하도록 한다. 또한 기후변화 같은 외부자극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며, 지역의 해양과 관련된 문화,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킨다.

세계자연기금의 연구에 따르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다에서는 물고기 크기 13%, 생물다양성 19%, 생물밀도 121%, 그리고 전체 생물량은 251%가 증가했다. 구역 내 알과 치어의 양이 15배 증가했고 랍스터의 산란은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어의 개체수가 증가해 보다 많은 알을 낳았다. 특히 농어는 인근 바다 약 100km까지 이동하므로 주변 바다의 어획량이 2배로 상승하는 등 생산성 또한 확연히 높아진다. 전 세계적으로 해양보호구역을 30%까지 확대할 경우 2050년까지 4900~9200달러의 순이익, 15만~18만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5조와 습지보전법 제8조에 따라, 28개소의 해양보호구역이 지정돼 있다. 서울시 2배 규모의 신안갯벌 습지보호지역, 가로림만 해역, 순천만갯벌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턱없이 낮은 인식으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다는 국내 바다의 고작 1.6%이며 UN의 생물다양성협약에서 약속한 2020년까지 10%라는 목표에 한참 모자란다. 현재 지정된 지역마저도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 해양수산부에서는 해양보호구역의 필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다양한 혜택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다를 기념해야 하는 이유

바다가 없다면 우리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 바다는 우리가 먹는 다양한 수산물의 공급원이자, 산소를 만들어내고, 지구 기후의 균형을 유지시켜 준다. 지구상의 80%가 넘는 생물이 바다 속에 살고 있다. 우리 인간은 바다 없이 살 수 없으면서도, 파괴적 어업으로 바다 속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 남획과 혼획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전 세계 바다의 해양보존구역 지정을 늘리는 것이다.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고 해도 지역 주민들은 삶의 방식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의 경우에는 보호구역을 규제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제 해양보호구역은 지역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관리하는 곳으로 해양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함과 동시에 현명한 이용을 도모하는 것이다.

6월 8일은 세계해양의 날이다.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해양을 보호하기 위한 기념일이다. 이렇게 매년 날을 정해 바다를 기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바다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의 삶과 건강에 필요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미래세대를 위해 해양환경을 회복하고 보호해 장기적으로 생태계 건강과 생산성을 보전할 의무가 있다. 생태학적 윤리적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 이득을 보더라도 각국 정부, 국제기구, 시민사회, 공동체, 기업들은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고 그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요즘 이른 더위로 이미 여름휴가철이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휴가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다다. 아름다운 바다의 풍광을 즐기기 위해 올 여름은 해양보호구역으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보호구역의 아름다운 환경을 즐기되, 그곳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환경피해를 주지 않는 데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해양보호의 가치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세계해양의 날에는 전 세계 여러 정부와 관련 단체 등이 바다환경을 건강하게 만들고 수산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진행한다. 이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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