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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었던 소련의 도시, 그리고 방사능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7.10 09:02
  • 호수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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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해체된 소비에트 연방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와는 달리 냉전이라는 거대한 폭풍 안에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많은 도시들을 개방하지 않고, 비밀도시로 지정해 운영했다. 그리고 특히 방사능 폐기물이 지구상에서 제일 축적된 곳이 바로 오조르스크이고, 당시 비밀 우편번호는 영화의 제목인 폐쇄도시 첼랴빈스크 40(원제)이기도 하다.

 

세상의 지옥, 마야크 재처리 공장이 위치했던 그곳

우리가 지금 오조르스크라고 부르는 지역에 악명 높은 마야크 재처리 공장이 세워져 있다는 사실은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호수의 바로 근처에 서 있으면 1시간도 안 돼 사망에 이르렀다는 죽음의 호수인 카라차이 호수도 근방에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도 이 지역에서 일어난 것만큼 방사능이 많지는 않으며, 비밀도시라는 특성상 어떤 사고가 벌어지고 누가 죽고 실종됐는지는 관계자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무대가 되는 첼랴빈스크 40에서 벌어진 제일 큰 방사능 사고라면 키시팀 사고를 들 수 있을 것이다. 1946년에서 1950년 사이에 핵물질 생산 시설이 건설된 이 지역에는 처음에는 작업 중에 생긴 방사능 폐기물을 강에 버렸지만 곧 인근의 카라차이 호수에 폐기물을 모으게 됐고 1953년에는 폐기물 저장시설과 폐기물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장치도 건설된 상태에서 70톤이 넘는 방사능 폐기물이 보관됐다.

이 같은 시설이 들어서고 4년 후 이 근방의 사람들은 평생에 잊을 수 없는 사고를 겪게 된다. 1957년 9월 29일 마야크 재처리 공장에서 레벨6의 원자력 사고가 일어나 최소 74경 베크렐에서 최대 185경 베크렐의 방사능 물질이 누출됐다. 바람을 통해 이 물질들이 주변으로 번져나가 800km²가 넘는 지역이 모두 오염됐다. 폭발사고로만 200명이 숨졌으며, 기밀시설에서 일어난 사고라 대피명령은 이미 퍼질 대로 퍼진 10월 6일에야 내려졌다. 당시 피폭자에 대한 수치는 정확하지 않지만 최고 47만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물론 이중에 얼마나 암이 발병하고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재처리 공장가에 자리잡은 생물들은 물론 살아가던 사람들까지 모두 방사능에 오염됐다. 당연히 현재까지 이곳의 방사능 수치는 일반적인 가이거계수기로 재기가 힘들 정도이고, 이 지역에 위치한 카라차이 호수는 무려 444경 베크렐의 방사능이 존재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발전소에서 나온 양이 37경 베크렐이다.

 

방사능과 함께 사라진 사람들의 삶 그리고 자연

이 다큐멘터리는 첼랴빈스크 40에 살던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 과거에 존재한 자료들 그리고 지금의 모습을 통틀어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힘을 권력을 통해 통제하게 되면 어떤 참사가 나고,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과 동물들의 삶이 어떻게 어그러지고 사라지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유령도시를 연상케 하는 황폐한 모습은 바로 체르노빌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사라져버린 우크라이나의 프리피야트와 판박이임을 알 수 있다. 사건이 일어나고 시간이 지나 사람들은 다시 쳴랴빈스크 40이라고 불렀던 오조르스크에 다시 살고 있다. 당시 소련의 철권통치로 사람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도 없었고, 이는 러시아와 분리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나왔던 사람들 중 반항적이었던 사람들은 피해자임에도 프랑스로 망명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철권통치 아래 어떤 환경재난이 일어날지 모르며, 국제사회는 미래의 오조르스크가 다시 생겨나지 않도록 면밀하게 환경재난을 감시해야 할 것이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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