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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구지뽕나무에게 / 양 성 우
  • 시인 양성우
  • 승인 2019.07.10 09:03
  • 호수 118

늙은 구지뽕나무에게


개나리 진달래꽃잎 흐드러지게 필 무렵에는
긴 잠에서 영영 못 깨어나는 줄로만 나는 알았거니
그렇지만 그것은 오직 나의 염려였을 뿐,
오늘 보는 너의 푸르른 잎들은 남보다 더 오히려
무성하구나
어쩌면 마치 버릇인 것처럼 해마다 한 번씩은
죽었다가 다시 사는 너
서리도 내리기 전에 옷을 벗고 봄이 되면 맨 나중에
잎을 피우는,
그 일마저도 참 곱게 잘 늙은 너의 지혜인가
절대로 가볍거나 날카롭지 않은, 품이 넓고 무던한
등 굽은 굵은 나무
그저 무심히 바라보기만 해도 정이 가는 너
차라리 너의 싱그러운 여름 잎들이
눈 시린 햇살들과 어울리는 동안만이라도 나는 잠시
너의 오래된 침묵 속에 가만히 스며들고 싶구나

시인 양성우  eco@ecofu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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