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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가 된 야생조류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7.10 09:10
  • 호수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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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조에서 유해조류로 전락한 까치

길한 기운을 가지고 오는 새라며 길조(吉鳥)로 불리던 까치는 현재 유해 야생동물로 전락했으며,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골칫거리가 돼버렸다. 천덕꾸러기가 돼 버린 야생조류들, 그 이유는 무엇이며 해결책은 없을까?

 

농작물 피해에 정전까지, 사고뭉치 유해조류

까마귀는 천대를 받고 까치는 대접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한 때 까치가 울면 ‘좋은 소식이나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말을 하곤 했다. 까치는 대표적인 길조였다. 그러나 이러한 까치는 현재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를 받고 있다.

가축이나 농작물 피해 등 인간에게 위해를 끼치는 동물을 유해야생동물이라고 한다. 길조라고 불렸던 까치가 유해야생동물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농작물 피해이다. 잡식성인 까치는 식성이 좋아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뿐만 아니라 채익지 않은 과일에 상처를 내거나 땅에 덮어둔 비닐 속의 밭작물까지 파헤쳐 먹는 까치는 농사를 어렵게 만드는 원흉이기도 하다.

이에 까치는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리를 지어 농작물 또는 과수에 피해를 주는 유해조류로 지정됐다. 유해조류는 까치를 비롯해 까마귀, 집비둘기, 직박구리, 어치 등 11종에 해당한다.

이러한 유해조류로 인한 피해는 농작물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도심지역에 출몰하고 있는 까치와 까마귀는 이미 지역의 새로운 문젯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높은 전신주에 집을 짓는 까치 때문에 정전 발생이 우려된다. 정전은 짧은 순간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

또한 유해조류는 떼를 지어 생활해 배설물로 인한 건물과 차량 부식, 도시미관 저해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수원시를 비롯한 경기도 일부 도시와 대구광역시 등은 부쩍 늘어난 까치와 떼까마귀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농번기나 수확철에 총기류 사용면허증을 취득한 엽사들을 통해 유해조수포획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전봇대나 배선에 집을 지은 까치를 대상으로 엽사가 포획할 경우 마리당 6000원의 포상금을 주고 있다.

 

뛰어난 도시적응력과 번식력으로 도심의 골치거리가 된 비둘기

소음과 위생문제로 이웃 간 갈등 야기하는 집비둘기

까치와 까마귀들 뿐만 아니라 도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비둘기 역시 문제의 야생조류로 천대 받고 있다.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던 비둘기는 최근 사람들이 기피하는 동물로 바뀌었다. 뛰어난 도시적응력과 강한 번식력으로 새로운 도시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1년에 1~2번 번식하는 비둘기는 먹이와 숨을 곳이 풍부한 도시에 적응해 1년에 4~5번 번식을 하면서 생태계에 교란을 주고 있다. 특히 도시의 적응을 마친 비둘기는 최근 아파트의 실외기나 베란다 등에 둥지를 짓고 있는데, 이로 인한 소음문제와 위생문제가 발생해 이웃 간의 갈등까지 야기하고 있다.

생태계 교란과 도시 미관 저해, 소음 및 위생 문제 등으로 2009년 비둘기는 유해조류로 등록됐다. 그러나 아직 지자체 차원에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어 비둘기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은 갖가지 자구책을 마련해 퇴치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류의 탓만 할 수 없는 상황, 공생의 방안은 없을까?

이처럼 길조로 불리던 까치와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는 천덕꾸러기로 손가락질을 받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그들이 유해조류가 된 이유에 인간도 자유롭지 못하다. 도심으로 날아들고 있는 까치와 까마귀를 비롯한 야생조류들은 환경파괴로 인해 터전을 잃고 살기 위해 날아든 새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해조류가 도심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이유를 재선충 방제사업과 무분별한 숲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조류들이 도시에 적응하면서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번식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 가장 주된 원인이다.

결국 이대로 유해조류라는 이름을 붙이고 쫓아내거나 포획하는 것만으로 달라질 것은 크게 없다. 잔혹한 포획과 그것에 대한 수당을 주는 행위는 끔찍한 폭력일 뿐이다. 과거 중국과 프랑스에서 참새를 유해조류로 모두 몰살시킨 결과 병해충이 늘어나 인간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 과오를 반복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해조류가 늘어난 이유와 해결책을 연구하고 공생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겨울나기를 하는 조류들을 위해 까치밥을 남겨둔 미덕처럼 자연에 대한 개입과 폭력보다는 함께 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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