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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수돗물 사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다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7.10 09:15
  • 호수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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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붉은 수돗물 사태는 망가진 수돗물 관리 시스템과 지자체의 안일한 관리제도, 노후화된 수도관문제가 어우러져서 보여주는 총체적 국가적 망신사태라고 할 수 있다. 대구의 과불화합물 수돗물 사태나 페놀 사건 등을 볼 때, 식수에 대한 신뢰성 문제는 국민적인 정부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

 

수도관에서 나온 붉은 물, 처음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다

처음 관련 사건이 시작됐을 때, 사태가 지금까지 올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이른바 ‘붉은 수돗물 사태’로 불리고 있는 이 사건은 지난 5월 30일부터 인천광역시 서구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수돗물에 녹물이 섞여 나오는 것 자체는 여러 가지 이유로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이 녹물은 일반 일회용 마스크로도 녹을 거를 수 있을 만큼 입자가 굵고, 붉은색만이 아니라 검은색 입자도 나오는 등 여러 가지가 많이 섞였다고 한다. 지금은 그 규모가 커져 중구 영종동, 영종1동 및 강화군까지 번지고 있으며, 지금도 한창 사건은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인천과 같은 대규모 인구가 살고 있는 도시에 수자원에 문제가 생길 시 어떻게 대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이고, 또 하나는 지자체의 지속적인 입장번복으로 시민의 신뢰가 떨어진 한편, 총체적인 급수시스템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이 같은 신뢰하락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수돗물 사태 당시 인천시는 처음에는 별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로 결론을 지으려 했지만 지속적인 녹물 발생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해결이 되지 않자 본격적으로 이슈에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사람들은 수돗물 대신 생수를 쓰기 시작했는데, 생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시민들 대부분은 서울에서 수돗물을 공수해 식수로 썼으며,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 지역의 학교는 급식을 인스턴트 급식으로 전환하는 사태까지 야기했다.

 

지난 6월 17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수돗물 피해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해 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환경부와 인천시는 국민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까?

특히 인천시의 대응과 더불어 여론이 커지자 환경부가 나서기 시작했는데, 지난 6월 18일 환경부는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인천시가 수돗물 공급 방향을 바꾸면서 유속이 2배 이상 증가했고, 이 때문에 침전물이 떠올라 혼탁한 물이 공급됐으며, 사고 이후에도 정수장 탁도계 고장을 파악하지 못하는 동안, 정수장에서 계속 이물질이 나오면서 사태가 장기화된 것이라고 사건의 개요를 밝혔다. 특히 이번 사태는 아무 생각없이 수계 전환을 한 담당 공무원의 매너리즘이 일차적 원인이며, 인천시가 환경부 전문가와 현장에 가기까지 10일이나 걸리는 등 인천시의 초동 대처도 미흡했으며, 현장조사에서도 담당자들이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숨기는 등 전반적인 인재의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향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며, 매뉴얼 보완 및 관리 지침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번 사태에 대한 보상을 위해 인천시는 특별조정교부금 20억원 지원을 지원하고, 행정안전부는 재난안전 특별 교부세로 15억원 확보했다. 또한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 특별교부금 지원확인을 통해 보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외에 행정상으로는 상·하수도요금을 수질피해발생 이후부터 종료 시까지 전액 면제하고, 저수조 청소를 위해 실태조사를 거쳐 실비 지원하며, 녹물로 생긴 질병 및 환자들에게는 사실관계 확인 후 약제비를 포함한 진료비 실비 지원에 힘쓰기로 했다. 그 외에 필터 교체비나 생수 구입 후, 영수증 제출을 통해 생수 구입 등 실비 지원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의 중요한 점은 우리가 마시는 수자원에 문제가 생겼을 때, 지자체에서 신뢰할 수 없는 행정을 보일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서울 한복판 한강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모든 사람들이 이런 사태를 겪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수자원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의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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