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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는 대기오염, 해외는 어떻게 해결했나?
  • 임호동 기자
  • 승인 2019.07.10 09:23
  • 호수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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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나드는 대기 오염은 과거부터 국가간 분쟁거리가 돼 왔다. 이는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례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를 발족하고 미세먼지 해결을 국가의 최고 사안으로 뽑는 현재 과거의 선례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강력한 외교로, 혹은 협약으로 해결해 온 대기오염 갈등

기압의 변화로 이동하는 대기에는 국경이 없다. 대기는 자유로이 국경과 국경을 오간다. 오염된 대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월경(越警)성 대기오염은 국가간 갈등이나 분쟁을 야기해 왔다.

그 가운데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분쟁이 미국과 캐나다 사이 발생한 ‘트레일 제련소(Trail Smelter)’ 사건이다. 실제로 대기오염 물질 피해를 배상한 사건으로 유명한 이 사건은 당시 이유 모를 과수농장의 수목 괴사, 강수량 및 기후변화, 건물 노화 등의 문제를 겪어오던 미국 워싱턴주 주민들이 문제의 원인으로 인접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트레일 지역의 한 제련소를 지목하면서 시작됐다. 지목된 제련소는 납과 아연이 포함된 종석을 연소시켜 금속을 추출하던 곳으로 1920년대부터 북미 최대 제련소로 성장한 뒤 매일 300톤 이상의 이황가스를 배출하던 업체였다.

이에 주민들은 “제련소가 아황산가스를 뿜어내 과수 농장 등이 피해를 봤다”며 양국의 법정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에 양국은 1928년 해당 문제를 조사하는 ‘국제공동위원회’를 결성해 연구와 조사를 위임했다. 문제 조사에 착수한 국제공동위원회는 1931년 트레일 제련소에 의한 문제를 밝혀냈으며 피해액을 산출했고, 캐나다는 이를 부인하지 않고 받아 들였다. 결국 1932년 두 차례 국제 중재재판까지 진행된 끝에 캐나다 정부는 미국 주민들에게 총 42만 8000달러를 배상했으며, 트레일 제련소의 환경오염 예방조치 역시 완료했다.

이러한 월경성 대기오염에 대한 분쟁은 유럽에서도 발생했다. 1960년대 산업화를 본격화했던 영국과 독일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다량으로 북유럽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스위스, 스웨덴 등은 영국과 독일의 대기오염물질이 산성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당시 영국과 독일은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북유럽의 대기오염과 자신들은 관계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에 북유럽 정부와 과학자들은 두 강대국을 압박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스웨덴은 1972년 스톡홀름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에서 산성비 및 월경성 대기오염에 대한 국제 이슈를 제기했고, 북유럽 정부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 북미 국가를 설득해 34개국을 설득해 국제협의체를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 국제협의체는 10여년 논의 끝에 ‘모든 협약 가입국은 1993년까지 황산화물 등의 오염 물질을 30% 감축한다’는 내용의 ‘월경성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협약(CLRTAP)’ 체결로 이어졌다. 모든 가입국이 최초 목표를 달성한 CLRTAP는 현재까지 이어져 독일과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과 미국 등 51개국이 가입돼 있으며, 1999년까지 8차에 걸쳐 의정서를 채택하며 각국이 준수해야 할 ‘자발적 사항’과 ‘의무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서울의 미세먼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항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괴롭히던 미세먼지가 6월 눈에 띄게 줄었다. 모든 국민들이 이러한 대기 상태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이를 위해 국가기후환경회의를 발족하는 등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 6월 10일 44인의 위원 구성 이후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중국발 미세먼지는 중요 의제였다.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는 국내 요인 해결과 함께 해결해야 할 요인 중 하나로 보는 입장이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국민들의 경우 국내 미세먼지 발생요인 중 중국발 미세먼지를 82% 정도로 예측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20~50%로 측정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발생 원인 등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국민의 불신이 높은 상황이다.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앞으로 경유차 퇴출, 경유세 인상, 차량 2부제 등 저감정책을 시행할 때는 국민적 공론화를 거쳐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한편, 중국 등 동북아 국제 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어떻든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는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국내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서 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감축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례를 살펴봐야 한다. 강력한 외교와 캐나다와의 공조로 문제를 해결한 미국의 트레일 제련소 사건과 국제간 협약을 통해 ‘CLRTAP’를 이끈 북유럽의 사례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현재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를 트레일 제련소 사건처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미국과 캐나다는 트레일 제련소 사건이 있기 전부터 공유하천 공동관리를 통해 다져온 환경협력이 존재했으며, 이를 토대로 양국은 국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었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크게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강대국인 영국과 독일을 상대로 대기오염을 국제 이슈로 만들고, 국가간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한 북유럽의 사례는 우리나라와 많이 닮아있다. 국제적인 강대국인 중국을 상대로 어떻게 외교력을 구사해야 하는지 가장 잘 보여준 선례이다.

이에 지난해 10월 한국·중국·일본·러시아·북한·몽골 등 6개 국이 참여해 출범한 ‘동북아청정대기파트너십(NEACAP)’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NEACAP를 아시아발 CLRTAP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의견대로 국내 미세먼지발전 저감을 위한 노력과 함께 강한 외교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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