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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환경분쟁, 일방적으로 억울해하는 사람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나정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
  • 조중혁 기자
  • 승인 2019.07.10 09:27
  • 호수 118

사람들의 환경권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커지면서 업체와 개인, 국가 간의 환경분쟁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바른 친환경사회가 사람들 간에 갈등없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환경분쟁을 조절해주는 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 환경분쟁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나정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우선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공사장이나 공장, 영업장 등에서 발생되는 소음·진동, 악취,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해양오염, 일조 방해, 통풍 방해, 조망 저해, 빛공해 등으로 입은 건강상, 재산상, 정신상의 피해 등 다양한 환경피해로 인한 분쟁을 조정, 해결하기 위해 설치된 준사법적인 합의제 행정기관입니다.

통상 분쟁이 생겨서 당사자 간에 해결이 되지 않으면 법적 소송으로 가지만, 환경분쟁은 피해원인과 이해당사자가 다양하고 복잡해 인과관계를 입증하고 위법·유책성을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 시작부터 해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결국 분쟁피해자가 환경오염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의 복잡한 민사소송 절차를 통하지 않고, 행정기관이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제3자적 입장으로 개입해 환경분쟁을 조정하는 기관이 바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입니다.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받는 국민은 누구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위원회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고 공정하게 분쟁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2. 현재 환경권에 대한 인식이 커지며, 환경분쟁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위원회에서 보시는 국내 환경분쟁 현황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3년간 (2016~2018) 환경분쟁사건은 연평균 27% 증가했고, 2018년 접수사건은 전년대비 31% 증가하는 등 최근 들어 환경분쟁사건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재정비사업의 활성화 등으로 도심지 인구밀집주거지역에서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 오피스텔 등의 건립이 용이해짐에 따라 공사로 인한 소음·진동, 먼지, 일조방해에 관한 분쟁건수가 많아지고 있는 요인이 그 중 하나로 판단됩니다.

또한, 환경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높아져 환경피해에 대해서는 단순 민원제기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배상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환경분쟁조정 신청이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환경 분쟁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초기에는 ‘공사장 소음 및 진동으로 인한 가축피해 및 정신적 피해’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신축건물의 일조방해로 인한 인근 주거건물의 재산가치 하락, 도로 및 철도의 교량건설에 따른 일조방해로 인한 농작물피해, 대규모 가축사육시설에서의 악취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 피해원인과 피해내용이 다양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이웃 간 층간소음 시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서로 간 합의점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기도 하고, 피해사실 증명도 까다로워 위원회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사건 유형이기도 합니다.

 

3. 해외 선진국에서는 환경분쟁 사례 조정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제도나 조직 인프라가 잘 구비돼 있는지요?

현재 우리나라 환경분쟁조정제도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은 1968년 ‘공해대책기본법(1968년)’과 ‘공해분쟁처리법(1970년)’을 제정해 분쟁조정 제도로서 알선, 조정, 중재, 재정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해등조정위원회설치법(1972년)’에 의해 공해 등 조정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미나마타병에 관한 사건, 오사카 국제공항 소음 사건 등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환경오염분쟁 사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경우에는 대안적 분쟁해결 제도가 활성화 돼 있는데 이는 행정분쟁해결법(Administrative Dispute Resolution Act 1996)’, ‘협상에 의한 규칙제정법(Negotiated Rule-making Act of 1996)’을 통해 구체화 돼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는 환경분쟁에 대한 당사자 간의 협상, 조정촉진, 조정, 재정, 사실 규명 등을 위해 각 기관의 장이 기관의 고위 관료를 분쟁해결전문가로 지정하고 이들 및 관련자에게 정기적으로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등 환경분쟁의 체계적이고 원활한 조정을 위해 각종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4. 향후 환경분쟁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그리고 이에 대해 앞으로 조정위원회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분쟁의 유형은 수질오염, 대기오염, 소음·진동 등 전통적인 환경오염분쟁뿐만 아니라 일조방해, 빛 공해, 악취, 지하수 등 다양한 환경피해 유형이 증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환경피해 분야별로 피해의 인과관계 규명을 위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 위원회에서는 환경피해의 인과관계 판단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법률, 소음·진동, 일조, 농작물, 가축 등 분야별 전문가 29명의 재정위원과 함께 개별 환경분쟁사건의 환경피해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135명의 분야별 현장 전문가풀(pool)을 구성해 환경분쟁사건 해결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환경피해는 분쟁이 발생하기 전에 사전예방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므로 우리 위원회에서는 ‘사전환경피해예방교육’을 분기마다 시행하고 있습니다. 참여 대상자는 환경분쟁 관련 공무원, 공사 관련 기업 관계자, 일반 시민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내용은 각 환경분쟁 분야별로 전문가를 초빙해 분쟁사례, 환경피해 예방 및 저감방법에 대한 강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환경피해 인과관계 규명의 전문성 확보, 환경분쟁 당사자 간의 자율적 합의 및 조정을 위한 제도적 정비, 사전예방 교육을 통해 환경피해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공정하고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5.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퓨쳐에코 독자들에게 한 말씀바랍니다.

1991년 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분쟁조정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했고, 환경분쟁의 종류별 배상액 산정기준도 구체화 됐습니다. 그간 4700여건의 분쟁사건을 처리하는 등 환경분쟁을 해결하는 데 소기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환경피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새로운 유형의 환경분쟁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환경분쟁에 대응하고 국민들의 분쟁해결 방법에 대한 선택권을 높이고자 금년 10월부터 원인재정 제도가 시행될 예정입니다. 환경분쟁 사건에서 인과관계의 존재여부를 결정해주는 원인재정을 통해 신청인이 인과관계가 확인된 시점에서 직접교섭이나 분쟁조정, 소송 등 분쟁해결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분쟁조정(재정)회의를 개최해 어느 한쪽의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 간 대화와 합의, 조정을 통해 양측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느 한쪽이 억울해 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중혁 기자  megnumfi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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