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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관리정책,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해야" / 기후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댐관리정책 방향 토론회
  • 박희정 기자
  • 승인 2019.08.10 09:08
  • 호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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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의원이 주최하고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주관한 국회토론회

올해도 마른장마를 피해가지 못했다. 7월 중순 본격적으로 농업용수가 필요한 시기였지만, 좀처럼 시원한 장맛비는 내리지 않았다. 습한 기운과 이따금씩 내리는 소나기는 있었어도 농업용수를 메워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댐을 통해 수자원을 관리 해온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하며 댐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시기를 맞았다. 지난 7월 3일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수자원의 불확실성,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댐을 통한 가뭄과 홍수 관리는 쉽지 않은 문제다. 이날 토론회의 키워드인 기후변화는 댐을 통한 수자원 관리의 한계를 보여주며 기존 수자원 관리에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김정욱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개화사에서, “가뭄을 대비하려면 댐을 채워야 하고, 홍수에 대비하려면 댐을 비워나야 하는데 그 중간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댐 자체의 불안전성도 언급했다. 최근 일어난 댐 붕괴사고에서 드러난 바대로 댐은 한 번 무너지면 엄청난 재난으로 이어진다. 불완전한 시설물을 통해 관리해왔던 수자원의 운영에 다시금 검토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클린워터법을 만들어 해마다 50개 댐을 허물고 3만 2000개 이상의 하천을 원래대로 복원시키고 있는데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김정욱 위원장은 전했다.

기후변화와 댐관리정책의 전환을 주제로 첫 발제를 맡은 이승호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역시 “기존의 많은 댐은 건설시 관리의 확실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댐관리정책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댐 관리는 홍수에 집중돼 있는데, 앞으로는 가뭄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이상기후에 대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기존의 확실성 기반에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기반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역물관리를 기반으로 한 댐 관리를 통해 사람과 환경에 어떤 혜택을 가져갈 것인지, 물-에너지-식량의 연계성을 고려한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지혜를 맞대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끊이지 않는 수리권 갈등 분쟁 

수리권 분쟁은 환경쟁점 가운데서도 해결이 난해한 문제 중 하나다. 환경부에서 지난 2월 8일,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4대강 16개 보 중 11개 보를 열어서 관측한 결과,강의 자연성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 개방에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댐 해제 지역 중 한 곳인 경남 합천군 청덕면 농업인들이 댐 해제 후 농사를 위한 취수가 어려워졌다며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고, 현재는 절충된 상태다. 사회자본연구원 전재경 원장은 이 사례를 들며, 댐 관련한 갈등의 해결 방향에 대해 짚었다. 그는 4대강 보의 옳고 그름을 말할 때 수리권을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인 힘 대결로 맞서고 있다고 꼬집었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발표(2019.5.15.)에 따르면, “관계 당국이 농작물 피해 발생을 우려한 농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보를 개방한 책임이 있다”고 밝히고 있는 한편, “제때에 수막재배를 실시했더라도 일부 냉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었고, 관정 관리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피해액을 60% 정도(8억원)만 인정, 절충했다. 전재경 원장은 이것이 과연 법리상 정의로운 결정인가, 되물으며,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농업인들에게 보 개방으로 인한 피해배상 결정을 내리면서 농업 수리권에 관한 성찰에 소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업인들은 당초 없었던 보가 건설되자 지하수위가 높아져 취수가 쉬워진 것일 뿐으로, 과도기적으로 누린 이익은 수리권이 아니라 반사적 이익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무리 보 개방으로 인해서 농업에 손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보존을 해야지, 댐 해제로 인해 바로 배상을 한 것은 법률에 기반을 둔 판단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상주보와 승촌보 인근 농민들이 2018년 말과 2019년 초 제기한 17억 원대의 피해배상액 산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농작물 피해를 처음 인정한 이번 결정으로 말미암아 4대강의 다른 보 주변 지역 농민들의 피해배상 요구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 수리권에 대한 체계가 제대로 잡혀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다목적댐의 공공성, 이해관계가 상충되면서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물은 관행수리권까지 겹쳐 해결이 안 되는 것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국내 댐시설물은 2018년 다목적댐 20개, 수력발전댐 15개, 농업용댐 1만 7401개, 생공용수댐 54개 등 약 1만 7000개가 존재하는데, 유효저수량 기준 20개의 다목적댐이 66.9%를 차지하며, 한국의 경제성장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진표 변호사는 공공성과 효율성, 기후변화에 따른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모델을 가져올 것을 제안했는데, 그 예로 배출권거래제를 응용한 모델을 들며, 일정부분 무상할당과 유상할당을 부여해 잉여 부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제 방식을 제안했다.

 

통합 거버넌스 체제를 위한 실질적 대책들 만들어나가야

2019년 6월 새로운 물관리 체제로 전환되며 국가물관리위원회기반 물 거버넌스가 구현됐다. 이날 패널 토론에서는 그 실질적인 기능을 위해서는 별도 실행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창삼 인덕대 교수는 “물관리위원회 산하에 어느 기관에도 치우치지 않고 조정할 수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한다”면서, “수리권 조정을 위한 객관적 데이터 생산, 분쟁 조정, 댐 관리 후 평가하는 국가단위의 주체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물 문제는 이해관계가 복잡해 상향식 방식이 꼭 맞지는 않다고 본다면서 상향식이 제대로 되기 위한 하향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댐 건설법을 중심으로 두 가지 개선 방안에 대해 말했다. 댐과 관련해 최상위 법정계획이 건설에 맞춰져 있는데 댐 관리에 얼마나 역량이 발휘할지 의문이라면서, “우리나라 30년 이상 된 댐이 전체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서 안전관리도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는 댐 건설이 아니라 유지관리에 초점을 맞춘 개정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 개선방안은 기존 댐 재평가와 관련된 법으로, 기존 댐의 효율성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 댐 건설시 기대했던 것만큼 용수용량 등 효율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현재 댐의 정량적 상황, 적절한 수준의 이·치수용량이 적절히 배분하고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댐이 건설될 때는 고도성장기이고 건설 위주로 지어졌는데, 지금은 기후변화와 같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어떤 방향으로 관리할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이상헌 한신대 교수는 “하천이 인간만이 아니라 생태계와 함께 하는 것이기에 그 생태계를 제대로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자연유량이 확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공병단의 경우 지속가능한 하천프로젝트라고 해서 댐 운영 방향을 바꾸고 있으며, 지역마다 달리 구체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화를 이뤄서 하천의 유량이 유지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물관리 체계는 유역중심으로 가게 돼 있고, 유역이라는 말은 쉽게 사용하지만 유역물관리위원회의 단위를 무엇으로 할 것이냐를 보면 지역 간 갈등이 부딪힐 것”이라면서, 유역의 범위 설정은 중요한 논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한 “현재 유역물관리위원회에 너무 많은 인원이 들어가 있어 실제적 운영이 어려울 것 같다”며,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과학적 데이터 생산하고 이를 통해 거버넌스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관리 일원화로 통합수자원관리의 기틀이 마련되고 있는 지금 댐관리정책이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자원관리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서 기능해야 하고,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제대로 된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공통된 의견이 나왔다. 이를 통해 반복되는 물 갈등 사례들도 명확한 법적기준에 의해서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다.

박희정 기자  doban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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